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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달에 다가가는 소녀의 작법 2 ~두 명의 코쿠라 아사히~

4월 말 (사이카 side) 24

by Horriblaze 2019. 9. 11.

 작가의 말



 4월의 사이카 side는 이번화로 끝입니다.

 남은건 유세이 side뿐!

 

 선택지


 『저번과 같이 사쿠리에게 물어본다.』

 『에스트도 뭔가 눈치챈 모양이다. 물어보자.』←결정!



 4월 말 (사이카 side) 24



 side 사이카



 "후우우……. 오우……. 오우예스! 오예스! 마이가앗~!"

 "왓!? 리얼리~!? 댓츠으우……. 쿠우우우울!"

 벚꽃의 정원의 옥상에서 나와 에스트는, 테이블에 펼처놓은 물건을 앞에 두고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영어로 소리지르고 있었다.

 "안녕……. 우와 뭐야 이 두사람, 애 만드는 연습? 그거라면 실기로 알려줄 수 있는데."

 "뷰티풀~! 원더풀~! AHAHAHA!"

 흥분이 낫질 않고, 나는 웃으면서 말을 걸어준 요우카도 사쿠리와, 같이 온 루미 누나, 아트레, 코노치요에게 몸을 돌렸다.

 "어쩐지 굉장히 짜증나. 판결, 유죄. 옥타브리스코이레볼류치 섬으로 유배야."

 "언니, 왜 그러시는건가요? 성자필쇠의 이치를 깨닫고, 속세를 내버리고 마신건가요?"

 "아, 죄송해요. 너무나도 멋진 패턴을 보고 말아서, 기분이 고양되어버리고 말았어요."

 "일반반의 아이건데요, 너무나 개성적인 디자인화를 그리는데다가, 잘 완성된 패턴을 짜는 아이가 있어요."

 나와 에스트가, 테이블에 펼쳐두었던 팔코 씨의 디자인화를 손에 들자, 제각각의 반응이 얼굴에 나타났다.

 요우카도 사쿠리는 흥미깊은 듯이. 아트레는 얼굴을 반짝이며. 그리고 루미 누나는 알기 쉽게 찌푸린 얼굴이 되어있었다.

 뭐어 루미 누나는 전위적인 디자인은 받아들이지 못하는건가. 그저. 그 표정은 총재 공에게는 보이지 않는 편이 좋을지도 모른다. 그 사람의 작품도 전위적인 부류에 들어가니 말야.

 "미안. 나, 복식 지식은 전혀 몰라서. 이 디자인은, 좋은거야?"

 "네, 멋져요. 만약 옷이 되면 제가 갖고싶을 정도예요."

 "나도 귀여운 옷이라고 생각해."

 "그, 그렇구나. 빨갛다가 파랗거나 신발이 노랗다가 컬러풀한……. 어째서 머리에 퀘스천 마크가 붙어있는거야? 디자인이야? 뭐야 이게?"

 "큐트하고 팝한 동화같은 옷이지 않나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올 것 같아요. 루미 언니도 이걸 입으면 바로 공주님이 될 수 있다구요."

 "안되어도 돼."

 "루미네 아가씨에게 있어서 하라주쿠 계열의 옷을 이해하는건 어려운 일일지도 모르겠어요."

 "귀여운데. 이쪽의 걸리팝한 노선이라면 루미 언니도 아시지 않나요?"

 아트레는 팔코 씨의 의상을 매우 칭찬했다. 어지간히 심금을 울린 모양이다. 그렇게까지 기분이 좋아진건 요 최근 본 적이 없다.

 ……그렇지만, 잊어서는 안된다. 오늘 아침에 생각에 빠진 듯이 코쿠라 씨를 보고 있던 아트레를.

 그저 지금은 정말로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그에 반해 루미 누나는 정말로 아트레가 말하는 좋은 점을 모르겠는지, 곤혹스러워하면서 아트레가 내민 디자인화를 보고 있다.

 "무리. 머리에 딸기가 2개 달려있는 시점에서 이해 못하겠어."

 "어렸을 적에, 이런 옷을 입은 인형으로 놀거나 하지 않으셨나요?"

 "아아 뭐어……. 그래도 그건 인형이니까 그렇지, 자기가 그렇게 되려고는 생각 안 해."

 "인형이 되고 싶은 여자애는 잔뜩 있다구요."

 너무나도 알기 쉬운 설명이었다고 생각하지만, 루미 누나는 그럼에도 이해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생각해보면, 귀국하고나서부터 만난 루미 누나는 심플한 옷만 입고 있었던 기분이 든다. 피아노의 연주회같은거라면 단장하거나 하겠지만, 모처럼 미인인데 아까운걸.

 그렇기에야말로, 필리아 크리스마스 콜렉션 때에는 최고의 의상을 제작해주자.

 "패션은 수년을 주기로 트렌드가 돌고 돌아요. 저희들의 부모님 세대도, 이런 종류의 디자인이 유행한 시기가 있었던 모양이에요."

 "그래도 이 정도로 뛰어난 재능이, 같은 디자이너과에 존재한다고 하면, 위기감이 느껴지거나 하지 않아?"

 ……아픈 곳을 찔렸다. 에스트는 둘째치고, 나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만약 팔코 씨가 필리아 크리스마스 콜렉션의 복식부문에 참가한다고 하면, 강력한 라이벌이 된다.

 요우카도 사쿠리의 말에 루미 누나와 아트레, 코노치요도 핫하고 정신이 든 얼굴을 하며, 이어서 걱정스러운 듯이 나를 쳐다봐왔다. 그만해.

 솔직히 말해서 나도 꽤나 위기감을 품고 있으니까.

 그래도, 나의 사정을 모르는 에스트는 요우카도 사쿠리의 의문에 자연스럽게 대답했다.

 "제가 목표로 하는 방향성과는 너무나도 다르기에, 신선한 눈으로 볼 수 있어요."

 "……아가씨도 저도, 콜렉션 라인업으로서 나열될만한 옷의 디자인을 목표로 두고 있기 때문에, 이런 스트리트……. 흔히 말하는 갈라파고스 패션이라고 부르는건 비교대상이 되질 않아요. 그저 좋은건 좋은거기에, 서로에게 없는 자극과 영향을 교환해서, 더욱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 될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구나. 그래도, 지금의 의견을 듣자하니, 연말에 오는 유명한 디자이너분들도 좋은건 좋은거로서 본다는거지. 그거에 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니?"

 으극! 아픈 곳을 찔렸다.

 에스트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내게 있어서 지금의 요우카도 사쿠리의 질문은 꽤나 아프다.

 그녀가 말한대로, 팔코 씨의 디자인이나 패턴은, 나와 에스트가 흥분을 감추지 못할 정도로 멋진 것이다. 계통이 다르다고 안심하지 못할 정도로, 팔코 씨의 작품에 나는 위기감을 품고 있다.

 "제 개인적으로는 좋은 라이벌이 될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저, 저도 그래요. 연말의 필리아 크리스마스 콜렉션에서 이분과 경쟁하는게 기대돼서 어쩔 수가 없어요."

 루미 누나와 아트레가 정말로 괜찮은거냐며, 시선으로 내게 말하고 있다.

 괘, 괜찮을거라 생각해. 응, 좀 더 공부를 힘내자. 그도 그럴게.

 "저기, 아사히 씨. 신경쓰였던건데요 이분, 패턴도 혼자서 짜신건가요?"

 "그건 말야."

 코노치요의 지적에, 온화했던 에스트도 역시나 침울해져, 나와 같이 고개를 숙였다.

 "저기 아사히. 그녀는 어릴적부터 패턴 공부를 했었던거야?"

 "그렇다고 믿고 싶네요. 그렇지 않다면, 이 완성도가 높은건 이해할 수가 없어요."

 복식 지식이 필요한 이야기가 되면, 역시나 요우카도 사쿠리와 루미 누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게 된다.

 아트레와 코노치요는, 자신의 전문분야가 아니라도, 프로인 아버님과 어머님과 지냈었기에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

 『패턴은 실적과 연구할뿐』. 이건 내가 평소에 마음에 새겨두고 있는 일로 『긴 시간 동안 작업을 반복하는 것 이외에 능숙해질 길은 없다』고 에스트도 말했었다.

 천재형의 인간에게는 이건 어렵다. 어째서냐면, 천재는 노력하지 않아도 멋진 것을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 천재이며, 사소한 단순 작업을 껄끄러워하는 사람이 많다. 무엇보다도, 그 노력의 방법조차 모른다.

 예를 들자면 어머님은 프로 디자이너이면서도, 패턴을 거의 짜지 않는다. 그 길로 세계 몇 없는 실력을 가진 아버님과 비교한다면, 솔직히 말해 쓰레기다. 뭐어, 반대로 아버님은 디자인이 평범하지만.

 만약의 이야기지만, 학생 시절에 『코쿠라 아사히』 씨가 아닌, 어머님이 패턴을 짠 작품을 필리아 크리스마스 콜렉션에 냈었다면, 최우수상은 받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애초에 어머님의 경우는, 그만큼의 시간을 디자인에 할애하고 있다는 사정이 있다. 그걸 봐왔기에, 양립을 목표로 한 나는 게으름피우지 않고, 여실히 노력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문제의 팔코 씨의 패턴은…….

 "아사히 씨의 패턴의 실력도 멋지다고 생각하지만요, 적어도, 같은 나이대 중에서, 비교될 정도의 학생은 거의 없죠?"

 응.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어.

 유일하게 코쿠라 씨에 대해서만큼은 어머님의 이야기를 듣고 흥미가 생겼었지만, 정말로 실력이 떨어졌는지, 수업 중의 모습을 보는 한, 지금 상황으로는 내 쪽이 위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이분이 패턴 전문이라면, 납득할 수 있었겠지만요."

 팔코 씨의 본업은 패턴이 아니라 디자인.

 만약 팔코 씨가 나와 같은만큼의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지금까지 자기가 해온 일은 뭐였을까 하는 낙담이 생긴다.

 물론 입학 시험을 수석으로 합격한걸로 생각해봐서. 팔코 씨가 노력을 하지 않았을리는 없겠지만, 나는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노력 면에서는 관대해져있었던걸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진심으로 침울해져있다.

 "하아."

 "에스트 씨는? 패턴의 실력은 어느 정도인가요?"

 "그럭저럭 짤 수 있다고 자부하지만요, 아사히나 이분에 비교하면 쓰레기예요."

 "그, 그런가요."

 "하아."

 우리들은 주종이 함께 침울해했다. 그걸 보고 역시 불쌍하다고 생각했는지, 루미 누나가 다른 화제로 바꾸어주었다.

 "그러고보니, 오늘 오후에 음악부문동에 왔었어?"

 "아, 실례했었어요. 오오쿠라 씨와 만나지 못해서 아쉬웠어요."

 "1학년은 그 시간은 개인 레슨 시간이었으니까. 교실에서 다른 학생이 수근대던게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계속 눈치채지 못한 채였을지도."

 ……직접 들은게 아니라, 타인의 대화로 알았나. 루미 누나다울지도 모르겠지만, 요우카도 사쿠리의 의견을 들은 후라 불안감이 강하다. 역시 그녀가 말한대로, 루미 누나는 거리를 두게 되어버린걸까?

 "아사히는 피아노과의 남자가 마음에 들어했었지 우후후."

 "거짓말!?"

 "누구야!?"

 요우카도 사쿠리가 눈을 번쩍 뜨며, 아트레가 가지고 있지 않는 에어 식칼을 거머쥐었기에,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그만둬줘, 에스트. 최근의 아트레는 진심으로 뭘 할지 모르겠어서 무서우니까.

 "마음에 들어한게 아니에요. 조금, 대화를 한 것뿐이에요."

 "그래도 천사라고 했었지?"

 "어, 그건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인지 신경쓰여. 뭐라 하는 학생이야?"

 "뭐였더라? 야마가타……. 선배?"

 아트레와 코노치요와 루미 누나는 침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어째서 관련된 사람과 연결점을 가졌냐고 말하고 싶어하는 듯 했다.

 오히려, 내 쪽이 묻고 싶다구! 어째서 적극적으로 나를 만나러 온 주니어 씨만이 아니라, 다른 부문동의 야마가타 선배까지 만나게 된걸까? 우연이 거듭해 일어났다고 말하면 그렇긴 하지만.

 "이번에 있는 5월 연휴 중에 리사이틀을 하는 모양이었지. 분명 4일이라고 했었나? 권유받았는데, 아사히는 갈거야?"

 "제게는 아가씨의 시중이 있기에. 거기다 3일에 휴가를 받았으니까요, 아무리 그래도 연속으로 쉴 수는 없어요."

 "아, 나 말이지, 그 날에는 볼일이 있어."

 "동행하도록 할게요."

 "밖을 이동할거니까, 아사히는 휴가야. 그러니까 자유롭게 행동해도 돼."

 이건 간보고 있는거다. 그럼 어쩌지. 리사이틀에 가고 싶다고 묻는다면 가고 싶은데. 그래도, 가면 에스트가 놀릴 것 같다.

 즐거운 일이 정말 좋은 나도, 남자와 연애가 얽힌 눈으로 보여지는건 싫다. 그렇다면 리사이틀에 가지 않고, 코쿠라 씨에게 선물할 의상의 제작을 해두는 것도 좋을지도 모르겠다.

 "야마가타 선배의 리사이틀이란게 있었구나. 나, 보러갈까나."

 의외의 인물이 손을 들었다. 루미 누나도 야마가타 선배에게 흥미가 있는걸까?

 "루미 언니가 보러 갈 정도의 분인건가요?"

 "작년의 필리아 크리스마스 콜렉션의 우승 그룹 중 한사람이었다고 들었어."

 "굉장해!"

 "주위 소문을 들어봐도, 2학년 중에서는 제일이라고 해."

 ……또 소문인가. 요우카도 사쿠리에게 시선을 돌려봤으나, 그녀는 냉정한 얼굴로 루미 누나를 보고 있었다.

 그렇지만, 내가 시선을 보내고 있는걸 눈치채자,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내가 생각하고 있는 불안은 맞는 모양일지도 모르겠다.

 그 일을 모르는 루미 누나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렇지만 선생님들 쪽의 평판은 그다지 높지 않은 모양이야."

 "그런가요?"

 "지금 선생님한테 물어보니까, 해외에서 공부한걸 학생들이 과장되게 칭찬하고 있는 것뿐이고, 연주 자체는 별거 없다고 들었어."

 응? 뭔가 위화감이 느껴졌다. 대체 뭘까?

 "실제로, 작년은 일본에 있었어도 실적을 남기지 못했고 말야. 가정교사 선생님한테 물어봐도 몰랐었어. 그래도 너무나도 교실에서 모두가 칭찬하니까, 한번 연주를 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해서."

 지금의 이야기를 듣고 점점 흥미가 늘어났다. 학생들이 칭찬하고 있는데도, 선생님들의 평판은 높지 않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야마가타 선배의 진짜 실력에, 나는 대단히 흥미가 느껴진다.

 ……응?

 "……."

 루미 누나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에스트가, 뭔가 생각에 빠진 듯한 표정을 하고 있다.

 혹시나 에스트도 뭔가 눈치챈걸까? 나중에 물어보는 것도 좋을지도 모르겠다.

 "뭐, 실적이 없다는건, 선생님 측의 이야기를 믿겠지만. 4일이었던가? 갔다올게."

 "그럼 루미네 씨는 3일날, 비어있어?"

 "하?"

 갑자기 말을 걸어온 요우카도 사쿠리의 말에, 루미 누나의 눈이 점이 되었다.

 "실은 말이지. 3일에 영화 촬영이 있어. 만약 괜찮다면 루미네 씨, 같이 와줄 수 있을까? 나, 이번달부터 시작한 영화 촬영에 참가하고 있어서."

 "그러고보니 말투가 원래걸로 돌아가있네요. 시대극은 이제 끝난건가요?"

 "그래. 내 분량은 끝. 그래서 지금은 다음 일."

 "영화는 안 나간다고 하지 않았어? 그도 그럴게 무대에 서기 위해서 필리아 학원에 들어간거잖아?"

 "딱히 영화에 나가는걸 그만둔게 아니라, 일본에 왔으니까 아메리카의 영화에 나갈 수 없는 것뿐이야. 연극 연습이랑 양립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말이지. 나, 현장의 배우들에게 미움받고 있는 모양이야. 스탭과는 사이좋게 지내고 있지만."

 "뭘한거야?"

 "뭘했다고나 할까, 권유를 전부 거절한 것뿐이야. 그랬더니 노골적으로 다른 배우들로만 뭉치기 시작해서. 결국에는, 나는 사생활에서도 친구들이 한명도 없다, 라는 험담까지 들려오기 시작했어. 맞기는 해서, 분하진 않아. 이 마음, 루미네 씨라면 알잖아."

 "하? 어째서 나라면 알거라 생각한거야?"

 "어, 그치만 루미네 씨한테 친구들따윈 없잖아. 사쿠라코우지 씨와 코쿠라 씨는 친척이잖아?"

 ……이건. 혹시나 요우카도 사쿠리는, 자신의 이야기를 사용해 루미 누나에게 위기를 전해주려고 하고 있는걸까?

 그렇다고 한다면, 그녀의 평판은 내 안에서 크게 올라간다. 직접 말하면 틀림없이 루미 누나는 반발할테니까, 간접적으로 전해주려고 하고 있는걸지도 모른다!

 감사해요, 사쿠리 아가씨! 이 답례는 반드시 해드릴게요!

 변태 행위를 제외하고 말이지만.

 "아니, 한명정도는……. 있는데."

 ……루미 누나. 허세를 부리는건 그만두자.

 "거짓말, 정말로? 허세부리지 않아도 돼. 공상 속의 인물 이외에, 있어? 친구들?"

 "이, 있다니까!"

 루미 누나는 한순간 망설인 후에 에스트를 봤다.

 ……아아, 그러고보니 에스트가 있었지.

 생각에 빠져있던 그녀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지 몰랐던 모양이지만, 루미 누나의 박력에 느껴지는게 있었는지, 끄덕하고 한번뿐이지만 호응했다.

 그리고 그 직후에, 이런걸로 억지를 부린 자신이 부끄러웠는지, 루미 누나는 추욱하고 침울해졌다. 그 모습에 요우카도 사쿠리는 아쉬운 듯한 얼굴을 한순간이지만 띄우고, 나를 보며 살짝이만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실패인가. 지금걸로 눈치채주었면 했지만, 이 이상 하는건 수상쩍게 생각될거다.

 요우카도 사쿠리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지 기분을 전환하듯이 이야기를 재개했다.

 "뭐어 그런고로, 나의 얼마 없는 친구인 루미네 씨를 현장에 데려가서, 배우들한테 보여주려고 생각해서."

 루미 누나는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면서 붕붕하고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요우카도 사쿠리한테서 친구라 들은게 기뻐서 어쩔 수가 없는 반면, 그런 이유로 기뻐하는걸 인정하면 패배라 생각하고 있는거구나.

 "루미네 씨는 미인이고, 입고 있는 옷 센스도 좋고, 자신의 친구로서 자랑할 수 있는 사람이니 말야. 그러니까 하루만 따라와줬으면 했어. 리사이틀이 있는 4일이 아니라 3일이니까 올 수 없어?"

 "……으, 응. 뭐, 뭐어 3일이라면 비어있으니까, 가, 가도 괜찮을까나."

 "영화 촬영이 있다면 저도 가고 싶어요!"

 "저도 그 날이라면 비어있기에, 보러 가도록 할게요."

 "고마워. 모두 상냥하고 멋져. 할머니가 돼서, 머리가 하얘지면, 핥아줄게. 아, 물론 아사히 씨도 오는거지?"

 "시간에 따라서 말이죠. 실은 3일에는 머리를 정돈하기 위해서 어떤 분에게 잘라달라고 할 예정이 있어서요."

 "정말로오오오옷!? 아사히 씨, 영화 찰영 날에 머리카락을 자르는거야! 어디서!?"

 머리를 자른다고 하니, 욕망에 가득 찬 눈을 내게 돌리며 절규했다.

 잘만 된다면, 갖고 싶은 나의 머리카락을 손에 넣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거겠지. 그렇지만.

 "영화 촬영 준비가 있으실테니까, 사쿠리 아가씨는 오지 못하시겠네요."

 "그럴수가아아아앗!?"

 이 세상의 종말을 들은 것마냥 변태는, 손과 무릎을 바닥에 찧었다.

 "하지만 시간대에 따라서는 갈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제 예정은 오전 중이지만, 사쿠리 아가씨가 출연하시는 영화 촬영은 몇시부터인가요?"

 "장소는 이 맨션 지하. 시간은 정오부터 1시간 정도."

 내가 올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알아서인지. 요우카도 사쿠리는 별탈없이 일어나 부활했다.

 변태는 면역력이 강하다고들 하지만, 아무래도 진짜인 모양이다.

 그저, 요우카도 사쿠리가 지정한 시간이 신경쓰였는지, 루미 누나가 끼어들어왔다.

 "이런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곳에서 정오? 그런 촬영은 아침 일찍하는거 아니야?"

 "경찰한테 신청서를 냈더니, 지하 설비 측이 그 시간을 지정해온 모양이라."

 촬영 장소는 지하인가. 나라도 갈 수 있는 장소고, 모두들도 보러 갈 모양이니까, 견학하러 가는 것도 좋을지도 모르겠다.

 그 후에는 언제나와 같이 가벼운 잡담을 나누고 우리들은 헤어졌다.

 ……그래도, 역시 신경쓰인다. 아까 전의 대화로 내가 느낀 위화감의 답이 나오질 않았다.

 아무래도 루미 누나에 관련된 일이니까, 나는 객관적으로 볼 수 없다.

 낮에도 야마가타 선배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역시 교사 측에 문제가 있었던게 아닐까하고 생각했다.

 그래도, 이 건에서 필요한건 객관적인 의견이다. 저번 때와 같이 누군가한테 의견을 물어보면, 눈치채지 못한 일도 눈치챌 수 있을지도 모른다.

 누구한테 물어봐야 할까? 저번과 똑같이 요우카도 사쿠리에게 물어봐야 하나?

 아니면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도 좋을지도 모른다.



 에스트에게 물어보자.

 요우카도 사쿠리 이외에도 이야기를 물어보면, 좀 더 많은게 보이게 될지도 모른다.

 거기다 에스트도 루미 누나의 이야기를 듣고, 무언가 생각에 빠진 듯 했다. 그녀한테서 이야기를 듣자.

 에스트의 방에 돌아가, 나와 에스트는 일과인 디자인화를 그리고 있었다. 슬슬 취침 시간이 가까워졌다. 물어보려면 지금이다.

 "아가씨?"

 "응? 왜, 아사히?"

 "……아까 전 옥상에서 루미네 아가씨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을 때, 뭔가 생각에 빠진 듯하셨는데, 무슨 일 있으셨나요?"

 "아아, 그거 말이구나…… 딱히 신경쓰지 않아도 돼."

 "그 때의 아가씨의 모습을 봐서는 그렇게는 생각할 수 없어요. 만약 뭔가 신경쓰이는 일이 있다면 말씀해주셔도 상관없어요."

 "으~음……. 그래도, 아사히. 루미네 씨와 친하잖아? 내 이야기를 듣고 기분이 나빠질지도 모르니까."

 ……역시 에스트도 루미 누나에 관련된 일에, 뭔가 눈치를 챈건가.

 평소의 나라면 확실히 에스트가 말한대로 루미 누나를 나쁘게 말하는 듯한 이야기를 들으면, 기분이 나빠질 것이다. 루미 누나를 정말 좋아하니까.

 그렇지만, 요우카도 사쿠리의 이야기를 듣고 루미 누나 편만 들어서는 안된다는걸 알았다.

 "확실히 저는 루미네 아가씨와 친해요. 사쿠라코우지 가에서 사용인으로서 일하고 있었던 떄부터 알고 있던 사이고, 아가씨를 소개해주신 은혜가 있는 분이시니까요. 그렇지만, 그거랑 이거는 달라요. 저도 아까 전의 옥상에서 대화는, 뭔가 위화감과 같은걸 느꼈었어요."

 "아사히도?"

 "네. 그렇지만, 그 위화감의 정체를 알지 못해서 곤란해하고 있어요. 아가씨의 모습으로 봐서는, 혹시나 저와 똑같이 위화감을 느끼신게 아닐까 하고 생각해, 이야기를 해봤어요. 그러니까, 이 건으로 불쾌해하지 않는다고 약속할게요. 질문한건, 저니까요."

 "……응. 알았어. 그럼 말할건데, 내가 신경쓰였던건……. 아까 전 옥상에서 이야기한 야마가타 선배 일이야."

 "야마가타 선배말인가요?"

 "맞아……. 그 사람의 이야기를 루미네 씨가 했었을 때에, 어라? 하고 생각했어. 아사히는 기억하지? 입학식 다음날에 루미네 씨가 옥상해서 말했던거."

 "네, 잘 기억하고 있어요."

 그 일도 꽤나 고민하고 있으니까 잊을 수 있을리가 없다.

 "그 때도 생각했었는데, 나, 그 때에 루미네 씨한테 질문했었지? 『그럼 학원 측에 항의할거야?』라고."

 "……확실히 말씀하셨었죠. 그리고 루미네 아가씨는 학원 측에는 항의하지 않았을텐데요."

 "아사히가 말한대로 루미네 씨는 항의하지 않았던 모양이지만……. 이사장인 오오쿠라 리소나 씨한테 연락한다는건, 항의보다도 굉장한 일이지?"

 "……네. 그 말대로예요."

 응. 에스트가 말한대로, 학원에 항의하는 것보다도 총재 공한테 항의하면 효과는 있다.

 그렇지만, 보통은 그런 일은 못한다. 과정을 뛰어넘어, 제일 위의 톱에게 항의한다니 꽤나 무리수다.

 루미 누나는 그게 가능한 사람이었지만, 주위가 그걸 보고 두려워하지 않을리가 없다. 가족이니까 어쩔 수가 없다고하는건, 주위 사람들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그렇다고나 할까, 나도 당한다면 꽤나 싫다.

 "그 일도 신경쓰였지만, 일본은 원래 그런걸까 하고 그 때는 생각했었어."

 루미 누나! 에스트가 일본이라는 나라를 착각하고 있다구!

 "아가씨. 그건 아니니까 안심해주세요."

 "그래?"

 "네. 그래요. 그 때는 특수한 예였다고 생각해주세요. 보통은 이사장한테 직접 연락할 수 있을리가 없어요."

 "응. 알았어. 그래서 이야기를 되돌리면, 지금의 루미네 씨의 선생님은, 새로 온 선생님이지?"

 "분명, 그랬을거예요."

 에스트에게는 이야기할 수 없지만, 아트레에게 조사를 부탁해보니, 총재 공이 권고사직한 교사 대신에 데려왔다고 하니 틀림없다.

 여자 피아노 교사로, 권고사직한 교사 대신에 루미 누나의 담임이 되었다는 모양이다. 뭐어, 권고사직한 교사 이외에도 피아노과에는 교사분들이 있지만, 오늘 야마가타 선배가 알려준 피아노과의 수업 내용으로 봐서는, 한명 교사가 없어진 것만으로도 큰일인건 틀림없다.

 다른 학생을 담당하던 교사를, 권고사직시킨 루미 누나를 맡게하는건 아무리 그래도 무리다.

 그러니까, 지금의 루미 누나의 교사는 새롭게 총재 공이 데려온 교사.

 "그럴텐데, 어째서 야마가타 선배 일을 알고 있는거야?"

 ……어라? 어째서일까?

 새롭게 데려온 교사일텐데, 필리아 학원에 재학하고 있는 야마가타 선배의 일을 알고 있는걸까?

 작년부터 필리아 학원에서 근무하고 있었다면, 야마가타 선배의 일을 알고 있어도 이상하지 않지만, 그 교사는 갑작스레 필리아 학원의 교사로서 고용된 인물이다.

 콩쿠르같은 곳에서 야마가타 선배의 피아노를 들어본 적이 있는걸까? 아니, 그에 비해서는 루미 누나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잘 알고 있는 듯한 말투로 들렸는데.

 하지만, 내가 느꼈던 위화감의 정체는 알았다. 지금 에스트가 지적한걸, 나도 위화감을 느꼈었던거다.

 대체 어째서 예의 새로운 교사는, 야마가타 선배의 일을 알고 있는걸까?

 의문스럽게 생각해 내가 생각에 빠져있자, 에스트가 더더욱 이야기를 계속했다.

 "거기다 야마가타 선배는, 작년의 필리아 크리스마스 콜렉션의 총합부문에서 우승한 그룹 중 한명이었지?"

 "네에, 모미야마 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하셨었어요."

 "1학년 때 총합부문에 참가해 우승할 수 있었다니, 나는 굉장하다고 생각해."

 응, 굉장한 일이다. 코쿠라 씨한테 혼나기 전의 나도, 총합부문의 우승을 노리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건 3학년 때였다. 1학년 때 총합부문의 우승을 노리는건, 꽤나 어렵다.

 총합이라는건 여러가지 작품이 출품된다. 음악이나 연기나 패션, 그 외에도 갖가지 요소를 합친 종목이 총합부문. 아름다운 의상을 입고 있는 것만으로는 안된다. 음악이 뛰어난 것뿐이어도 안된다. 연기가 뛰어난 것뿐이어도 안된다, 모든 요소를 겸비한 쇼를 여는게 총합부문에서는 높게 평가받는다.

 거기서 높게 평가받는건, 일부문에서 평가를 받는 것보다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야마가타 선배는 1학년 때 총합부문에 참가했으면서도, 선생님들한테서의 평가는 그다지 높지 않다고, 루미네 아가씨는 말씀하셨었죠."

 "응. 맞아. 필리아 크리스마스 콜렉션이란건, 선생님들 속에서는, 그렇게나 중요한 이벤트가 아닌걸까?"

 그런 일이 있을리가 없다!

 필리아 크리스마스 콜렉션은 학생 레벨 부류를 뛰어넘어서, 최우수상을 받으면 장래 성공이 약속될 정도까지라 하는 일대 이벤트다!

 나는 그 필리아 크리스마스 콜렉션에 참가하기 위해서, 일본에 귀국해서 여장까지 해서 필리아 학원에 다니고 있다.

 그런데, 피아노과의 교사들이 그 이벤트의 결과를 중요시하지 않다니 이상하다.

 "어쩐지 이상한 느낌이 들지."

 "네. 저도 같은 기분이에요."

 아트레에게 부탁해 조사해야 할까?

 아니, 예의 중심에는 야마가타 선배가 있다. 주니어 씨와는 달리, 그 사람의 보호자는 스루가 씨다. 조사하거나 하면, 눈치채일 우려가 있다.

 혹은 모미지에게 물어보면 무언가가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다른 부문이지만, 필리아 학원이라는 범위 내에서는 같은 교사다.

 뭔가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루미 누나는 괜찮은걸까? 어쩐지 피아노과에는 수상한게 보이기 시작해싿.

 이 건은 아마도 코쿠라 씨와 카린은 알고 있을게 틀림없다. 그래도, 그 두사람이 알려줄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으니까, 차근차근 정보를 모아가자.



 디자인을 그리는 시간이 끝나, 나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그대로 방의 소파에 앉아, 힘없이 쓰러지고 말았다. 이제 곧 4월도 끝나가는데, 문제는 해결될 것같지 않다.

 루미 누나는 믿고 있지만, 불안해지는 일뿐이 많아서 걱정이다.

 "……약을 먹자."

 의사 선생님한테서 처방받은 약을 먹었다.

 그거랑 코쿠라 씨에게 선물할 의상 제작을 해야지.

 "그러기 위해서는……."

 나는 방의 전화를 들고, 번호를 누르고 전화를 했다.

 이 시간이라면 그쪽 측은 아침 즈음일테니까, 받아줄거라 생각한다.

 『네, 여긴 사쿠라코우지 가입니다.』

 "앗, 야치요. 난데."

 『사이카 님!?』

 "응. 오래간만이야. 그래서 미안한데, 아버님은 지금 있으셔?"

 『있으시긴 한데, 사이카 님. 대체 그쪽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건가요? 바로 얼마 전에도 아트레 님한테서 연락이 와서, 이쪽은 큰일이.』

 엥?

 "아트레가 연락했어? 그거 진짜야?"

 『핫? ……혹시 모르셨었나요?』

 "응. 지금, 처음 알았어. 그래서 아트레는 무슨 이야기를 했는데?"

 『그게 말이죠……. 앗, 조금 기다려주세요. 사모님. 실은 사이카 님한테서 전화가.』

 어머님이 옆에 있는건가. 그래도, 아트레가 아메리카의 친가에 연락을 했었다니 처음 알았다구.

 대체 뭐 때문에?

 싫은 예감을 내가 느낌과 동시에, 전화 너머로 야치요와 어머님이 대화하고 있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뭔가 말싸움을 하고 있는 듯한 대화가 들려온다고 생각하자, 어머님의 목소리가 전화에서 들려왔다.

 『사이카냐?』

 "네, 네에, 어머님! 오래간만이에요!"

 굉장히 불쾌함에 가득 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렇게까지 불쾌해보이는 어머님의 목소리를 듣는건 오래간만이다. 대체 뭐가?

 『나는 요 며칠간, 대단히 불쾌해. 어째서인지 알겠어?』

 "아, 아뇨, 어째서인가요?"

 『……그 모습을 보아하니 정말로 너는 아트레한테서 온 전화를 모르는 모양이군.』

 아트레! 대체 뭘한거야!?

 이렇게나 어머님을 화나게 하다니……. 아니, 설마, 아트레.

 『나는 지금, 속이 뒤집힐 정도로 화나있어. 너나 아트레한테 화난게 아니야. 너희들을 너무 어리광부리게 한 자신에게 대한 분노로 어떻게든 될 것만 같아.』

 "저, 저기……. 어머님. 혹시 아트레가 전화한 건의 내용은……."

 『아사히를 불성실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지, 아트레는…….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은 그 아사히한테, 나의 딸은 꽤나 불쾌한 생각을 품고 있는 모양이지 그래, 사이카.』

 압도적인 절망감이 나를 감싸안았다.

 진심으로 생각하는건 딱 하나뿐……. 끝났다.



 작가의 말



 이번화의 내용은 5월에 나옵니다.

 다음화는 유세이 side에서 첫번째 과제의 합격 여부와 가족의 대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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