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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달에 다가가는 소녀의 작법 2 ~두 명의 코쿠라 아사히~

4월 말 23

by Horriblaze 2019. 9. 9.

 작가의 말



 드디어 피아노 선배가 등장했습니다.

 4월 종료까지 얼마 안 남았습니다.



 4월 말 23



 side 사이카



 "자 점심 먹으러 가요."

 "어라? 오늘은 식당이 아니구나?"

 식당으로 가기 위해 옆을 지나가던 참인 우메미야 이세야 일행이, 내가 준비한 도시락통을 흘끗 보면서 물어왔다.

 3주간 가까이나 지나면 점심 시간을 보내는 법도 굳어지기 시작해, 대체의 학생들은 특별편성반의 식당에 가게 됐다. 고급 레스토랑급의 식사를 무료로 먹고 싶은만큼 먹을 수 있는거니까, 그쪽이 나은게 당연하다.

 처음 에스트가 특별편성반의 식당에 갔을 때는 감동했었다. 뷔페라 해서 필요 이상으로 뭐든 담아가려고 했기에, 당연하게도 내가 손목을 쳐서 못하게 했다. 남들 앞에서 더러운 짓을 하게 할 수는 없다.

 에스트가 마음에 들어했기에, 우리들 주종도 식당에서 식사를 했었다. 오늘까지는.

 "별일이네. 코쿠라 씨가 도시락을 가져온건 본 적이 있지만, 에스트 씨들도 도시락이라니."

 이 반에서 도시락을 가지고 온건, 어제까지는 코쿠라 씨와 카린뿐이었다. 그 두사람은 지금은 교실에는 없다.

 아마도 살롱같은 곳에서, 조사에 관해 대화를 나누고 있겠지.

 "오늘 아침에, 제가 아사히가 만든 도시락을 먹고 싶다고 말했거든요. 예전부터 코쿠라 씨의 도시락을 보면서, 우리도 해보고 싶은걸 하고 생각했었기에."

 "그랬구나. 예쁜 도시락이니까 말야."

 특별히 기합을 넣어 오세치 도시락과 같은 거대한 상자를 보고, 우메미야 이세야는 호오 하고 한숨을 내뱉었다. 대단히 기분이 좋다.

 "진짜, 완전 맛있어보여. 식당 것보다도 호화스럽게 보일지도. 한번 코쿠라 씨가 보여준 도시락에 지지 않을 정도일지도."

 "진짜. 그래도, 그 도시락은 분명 집의 셰프같은 사람이 만들고 있는게 아닐까."

 "앗, 그건 아니에요. 저도 신경쓰여서 물어봤는데요, 그 도시락은 코쿠라 씨가 취미로 만들고 있는 모양이에요."

 "거짓말! 그 맛있어보이는 도시락, 코쿠라 씨가 만들었었던거야!?"

 "아사히 씨의 도시락도 조리부문의 애들에 견줄 정도인데, 코쿠라 씨의 도시락도 지지 않을 정도로 맛있어보였는데! ……어느 쪽이 제일 요리를 잘하는걸까?"

 에스트의 이야기에, 우리들의 주위에 모여있던 클래스메이트들이 놀라고 있었다.

 뭐어, 놀라는 것도 어쩔 수가 없다. 일반적인 아가씨들 입장에서 보면, 취미나 요리를 좋아하는 정도가 아닌 한, 요리를 만들거나 하는 일은 거의 없을게 틀림없다.

 그리고 나와 코쿠라 씨. 어느 쪽의 요리가 맛있냐고 묻는다면……. 분한 마음은 있지만 코쿠라 씨다. 함께 벚꽃 저택에서 지냈었던 이요가 맛을 봐줬었기에 틀림없다.

 그래도, 지금은 그것보다도.

 "감사해요, 상냥한 여러분. 그러나 조리부문은 둘째치고, 저는 교실 안에서 제일 갈 정도는 아니에요. 예를 들면 이 다시마말이는, 미키 씨한테서 레시피를 배운거예요. 제 레시피보다도, 이쪽이 에스트 아가씨의 입에는 맞았었어요."

 "엥, 우리 츠나코가 아사히 씨에게 레시피를?"

 "네, 네에."

 "미키 씨는 이야기를 들은 것만으로도, 요리가 능숙하다는게 전해져왔어요. 저만이 아니라, 코쿠라 씨의 종자인 크론메린 씨도 레시피를 받아가셨어요. 기회가 있다면 모여서 요리 공부라도 하고 싶어요."

 "흐~응, 츠나코가……. 그렇구나. 헤헤헤, 꽤 하잖아."

 "감사해요."

 "아. 슬슬 식당에 가야지, 점심 시간이 없어져버리겠네요. 여러분, 다녀오세요."

 우메미야 이세야를 중심으로 그녀들이 따라 교실을 나가는 순간, 다시마말이를 만드는 법을 알려준 미키 씨가, 내게 꾸벅하고 머리를 숙이고 갔다.

 "저걸로 된걸까?"

 "잘된거 아닐까요. 협력해주셔서, 감사해요."

 "으응. 코쿠라 씨의 도시락을 보고, 아사히의 도시락을 먹고 싶었던건 정말이야."

 에스트는 기다릴 수 없었던 것처럼 예의 다시마말이를 입에 던져넣고 『맛있다』고 얼굴을 풀고 미소를 지었다.

 "냠냠, 그러고보니, 이 다시마말이의 레시피, 크론메린 씨도 받아갔었지?"

 "받아둔 것뿐일지도 몰라요. 그걸 코쿠라 씨에게 보여줬는지 어떤지까지는, 몰라요."

 "그래도, 조금 의외였어. 크론메린 씨는, 그다지 반의 종자 씨들과 이야기하는 모습이 안 보였으니까."

 본래의 역할도 있을테니까, 카린은 필요 이상으로 종자들과 이야기하거나 하지 않는다.

 유일하게 카트린느 씨와는, 다른 종자들보다도 이야기하거나 하지만, 그것도 아주 조금의 차이다.

 뭐어, 실제 연령을 생각하면 어쩔 수가 없겠지.

 ……맛있다는 듯이 도시락을 먹고 있는 에스트를 보며, 조금 장난끼가 발동했다. 아침의 답례를 할거라면 지금이다.

 "카리……. 크론메린 씨에 관해서는 어쩔 수가 없는 부분도 있어요, 아가씨."

 "헷? 어쩔 수가 없는 부분?"

 "네. 그도 그럴게 그 사람, 저렇게 보여도 40대니까요. 젊은 저희들과 이야기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구요."

 다음 순간, 에스트의 손에서 젓가락이 떨어져 책상 위를 구르며,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을 들은 듯한 경악한 표정으로 굳어지고는, 이윽고.

 "오마이가아아아아아앗! 잇츠어! 미라크으으으을!"

 교실 안에서 에스트의 비명이 울려퍼졌다.

 그 모습을 미소를 띄우며 귀를 막으며 보고 있던 나는, 아까 전의 대화를 한 경위를 떠올렷다.

 일의 발단은 이번주 초였다.



 "외식만 계속하고 있다구요?"

 "네."

 새로운 교재를 받으러, 메이드들이서만 창고로 이동한 수업 중에. 메이드 동료 중 한명이, 툭하고 내게 상담을 내뱉었다.

 "저도 자주 상담을 받는데요, 해결 방법이 떠오르질 않아서요. 아사히 씨라면 좋은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어요."

 "저의 가문의 아가씨는, 점심은 식당에서 하시니까 둘째치고, 아침도 저녁도 외식만 하셔서……. 한번에 쓰는 금액도 크셔서, 관리 부족으로서, 다음달에 친가 분들에게 혼날 것만 같아졌어요. 몇번 제 요리를 먹어주세요고 부탁드려봤지만, 전혀 흥미를 갖지 않으셔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곤란해하고 있어요. 거기다, 좋아하는 것만 드시는, 아가씨의 건강도 걱정이 돼서……."

 "어째서 제게 상담을?"

 "저와, 그녀의 고용주인 아가씨도, 아사히 씨와 코쿠라 아가씨를 동경하고 있으시거든요. 그렇지만, 뭣보다 가문의 사정도 얽혀드는 이야기이기에, 코쿠라 아가씨에게 상담따윌 할 수 있을리가 없으니까요, 그래서……."

 종자의 입장에 있는 내 쪽에 상담하러 왔다라는건가.

 과연. 확실히 내가 말하면 효과는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렇지만 저도 다른 분을 모시고 있는 사용인의 입장이기에, 타 가문의 아가씨께 생활 면의 어드바이스를 하는 일은 할 수 없어요."

 "역시 그렇겠죠. 죄송해요."

 아직,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직접적으로는 무리지만, 간접적이라면.

 "그러니까, 이런 방법은 어떨까요. 미키 씨의 요리에 흥미를 갖도록 하면 되겠죠?"

 "어?"

 "여기싸지 하는건 도가 넘친 것 같은 느낌도 들기에, 두분이 찬성해주신다고 하면……."

 그 제안이, 코쿠라 씨의 도시락을 힌트로 삼은 이번의 도시락이었다. 상담을 해온 두사람에게서는 꼭 부탁한다고 의뢰받아, 에스트에게도 협력을 부탁하고……. 그리고 코쿠라 씨와 카린에게도 협력을 부탁했다.

 작전으로서는 언제나 살롱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도시락을 몇번, 교실에서 코쿠라 씨와 카린에게 먹도록 부탁해, 교실의 클래스메이트들에게 흥미를 갖도록 한다. 그 후 타이밍을 재서, 나와 에스트도 도시락으로 식사를 해 더더욱 흥미를 갖도록 한다. 사전에 미키 씨한테서 레시피를 받았던 것도 사실이며, 카린도 받아갔었다.

 코쿠라 씨는 둘째치고, 카린은 협력해주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교실 안의 메이드들과 어느 정도 친하게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는지, 내 제안을 받아들여줬다.

 점심 시간이라면 디자인을 그리는 것에 대한 방해는 되지 않으니, 이 정도라면 힘이 되어주고 싶다.

 주인의 건강을 걱정하는 마음도, 예전은 어쨌던 간에 지금이라면 공감할 수 있다. 자신의 일만을 생각하고 있는 상대라면, 그렇게까지 했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미키 씨는 내 생각으로는 좋은 사람이다.

 그러니까, 코쿠라 씨도 지금의 자신의 입장에서 가능한 일을 해준 것이겠지.

 "무, 문제가 해결되면 좋겠네."

 어지간히 카린의 실제 연령이 쇼크였는지, 에스트는 몸을 떨고 있다. 나도 들었을 때는 쇼크였으니까 굉장히 마음을 알겠어.

 "이번이 안된다면, 또 다른 방법을 생각해봐요. 가능성은 여러가지 있어요."

 "아, 아사히는, 치, 친절하고, 요, 요리도 잘 하고, 최, 최고의 메이드야."

 "감사해요, 긍지높은 에스트. 그런데 이제 적당히 진정해주세요. 자, 차 한잔 하세요."

 받아들은 차를 에스트는 한번에 다 마셔버렸다.

 주의해야하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쇼크받은 내용이 나도 쇼크를 받았던 일이니까 여기서는 못 본 체 해주자.

 덧붙여서 책상에 놓은 컵에 차를 다시 부어줄게.

 "후우~, 조금 쇼크가 너무 강해서 도시락 맛을 잊어버렸어. 그러니까, 입맛 돌리게 조금 더 먹고 싶어."

 하마터면 차를 너무 부어버려서 넘쳐버릴 뻔했다. 커다란 상자를 다 먹은 후에 넌 무슨 소릴하는거야?

 "아가씨, 진심인가요?"

 "아니, 요 근래 말이지, 점심은 먹고 싶은만큼 먹었던 탓에, 오늘 양이라도 부족해서 말이지?"

 "에스트 뚱땡이 아놋츠……."

 "조금만 먹어도 되니까 식당에 가지 않을래?"

 "아가씨, 그만두시는 편이. 오늘은 꽤나 진지하게 걱정하고 있다구요."

 "그래도 말이지, 못 참을 단계인걸. 수업 중에 배가 울어대는 귀족 중에 어느 쪽이 나을거라 생각해?"

 "큭, 생리 현상을 방패로 삼는다면, 데려가지 않을 수가 없어……. 그렇지만, 특별 식당은 그만두죠. 아까 전 커다란 상자를 보신 모두들께서 깜짝 놀라실거예요."

 뭣보다 내가 지금 깜짝 놀라고 있다. 카린이나 모미지의 실제 연령과 나란히 하는 불가사의한 현상이다.

 정말로 괜찮은걸까, 이 돼블린 출신 귀족. 아니지. 데블린 출신 귀족.

 분함과 한심함을 느끼면서, 에스트와 함께 일반 식당으로 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 그 전에."

 "응?"

 "카트린느 씨, 저희들은 지금 일반 식당에 갈건데요, 함께 어떠신가요?"

 "엑."

 그녀는 언제나 혼자서 가져온 샌드위치를 먹고 있었다.

 코쿠라 씨가 걱정스러운 듯이 봤었던게 기억난다. 사실은 어떻게든 하고 싶은 마음이 있겠지만, 지금의 그 사람의 입장에서 종자인 카트린느 씨에게 간섭할 수 없다.

 저스틴 양에 관한 일이라면 도움도 줄 수 있겠지만, 점심 식사를 권유하는 것까지는 할 수 없다.

 서투른 일본어 공부를 하고 있었는지, 카트린느 씨는 눈을 휘둥그레 뜨면서 얼굴을 돌렸다.

 "아, 어, 괜찮요. 일본어, 공부하고 있었요."

 "알겠어요. 공부, 힘내주세요."

 도와주고 싶어도 무리하게 강요할 순 없다. 카트린느 씨에게는 그녀가 하던 방식이 있을테니까, 에스트 곁으로 돌아갔다.

 "역시 나는, 최고의 메이드를 얻었다고 생각해."

 "아뇨, 그런 식으로 자기를 드높일 셈은 없어요."

 진짜 나는 최고의 메이드를 가장한 최저의 메이드니까 말야.

 "명령, 거짓말은 안돼."

 "그 명령에는 따르지 않을거예요. 진짜 최고의 메이드라는건, 코쿠라 씨의 어머니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아쉽다."

 역시나 이길 수 없다고 알았는지, 에스트는 분한 듯했다.

 그대로 우리들은 교실에 카트린느 씨를 남겨두고 일반 식당이 있는 2층으로 향했다. 또 나중에 기회가 있다면 권유해보자.



 "이쪽 식당에 오는건 두번째네."

 "네. 입학식날 이래가 되겠네요."

 그 날은 혼잡했고, 식권을 사는 법조차 몰라 단념했었다.

 그렇지만 그 이후로 나도 여러가지로 배웟다. 먼저 메뉴를 고르고 판매기로 사면 될 뿐이다. 평범하다.

 조금 시간이 늦은 것도 있어서, 혼잡함도 완화되기 시작했다. 두사람분의 자리는 확보할 수 있겠지.

 "저는 식권을 사서, 받아올게요. 아가씨는 먼저 앉아있어주세요."

 "고마워. 그럼 그게 말야. 이 A 정식이라는걸 부탁해."

 "엑, 가볍게 먹으신다며요?"

 "돈까스래. 먹어본 적이 없는데, 정말로 맛있어보여 우후후."

 "고기……. 그리고 튀김? 가볍게 먹는거? 엥? 제가 이상한걸까요?"

 "곱빼기로 부탁해!"

 저 체형은 어떻게 유지하고 있는걸까.

 의문점이 떠올랐지만, 그러고보니, 내가 없을 때에 수영하거나 했었지 하고 떠올렸다. 적당히 운동은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싶다.

 주인이 돼지가 되지 않기를 빌면서, A 정식을 손에 들고 에스트를 찾아다녔다. 덧붙여서 나는 아무것도 주문하지 않았다.

 이번 스트레스로 인한 식욕의 감퇴가 원인이 아니다. 에스트가 이상한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응, 그럴게 틀림없다.

 그런데 예상과는 다르게, 식당 안에서 보이는 머리카락은 금, 적, 화려하게도 핑크와 여러 색들이 있었다.

 아무래도 미용부문의 학생이 자기들끼리 컬러링의 연습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디자이너과에도, 일반 학생 중에는 화려한 머리인 학생이 있다고 들었다. 이렇게 봐 보니, 다채로운 취향이 보여서 재미있다.

 물론 그 중에서도, 나의 머리카락은 한층 눈에 띄지만 말야. 시선이 기분좋다.

 "아사히, 여기, 여기. 배고파지기 시작했어."

 그리고 에스트도 시선을 모으고 있었다. 우리들 주종은 교실 이외라도 존재감 발군이다.

 어, 어라, 에스트의 옆에 본 적이 있는 두사람의 모습이.

 "오래 기다리셨어요 아가씨. 거기다 팔코 씨, 마루큐 씨와 함께이셨군요."

 "응, 같이 앉겠다고 말을 걸었거든. 잘 먹겠습니다."

 "이야아 에스트갤럿하 씨 눈에 띄어서요."

 "안녕하세요. 그리고, 아가씨의 성함은 『에스트』라구요, 팔코 씨."

 "그치만 갤럿하라는거 발음하기 쉽잖아요. 갤럿핫핫하. 갤럿핫핫하."

 "너 진짜 실례구만. 뭣하면, 그 사람에게 또 주의해달라고 할까?"

 "그것만큼은 봐달라구우!"

 진심으로 울상이 더해져있었다. 아무래도 팔코 씨에게 있어서, 코쿠라 씨의 주의는 마루큐 씨의 일격보다도 아득히 더 듣는 모양이다.

 "여기서 갤럿하 씨와 메이드 씨 보는건 처음이네요."

 "결국 갤럿하 씨로 한건가. 것보다 말야, 특별편성반의 애들은, 따로 학식있다고 들었는데."

 "아~ 들어본 적 있어. 무료로 그냥 먹을 수 있는 곳이야. 뭐어 반대로 말하믄, 여기에 있는 250엔의 우동은 저쪽에 없다는거지. 후하하하하하."

 "우동은 있다구요."

 "있는거냐~."

 이긴 것처럼 자랑스러워했던 팔코 씨는, 금방 침울해졌다.

 "그 대신, 저쪽에는 돈까스가 없어요. 맛있어요."

 "갤럿하 씨, 의외로 촌스러워보이시네요."

 갤럿하 씨라 부르는건 둘째치고, 에스트의 정체가 간파되어가고 있는 것에 나는 공포를 느꼈다.

 큭, 설마 여기에 와서 이런 식으로 본성이 들켜버리다니.

 "이 소스의 맛이라던가 정말 취향이에요. 잔뜩 뿌려야지, 얍. 무호호호 맛있어보여. 아, 차를 마셔도 될까요. 아까 전 한번에 전부 마셔버려서."

 이 주인은, 더 이상 말하지 말아줘. 볼때기에 쌀을 붙인 블론드 미인을, 팔코 씨와 마루큐 씨가 멍한 얼굴로 쳐다보고 있었다.

 그래도, 지금은 그것보다도.

 "죄송해요, 아가씨는 아직 일본의 식사에 익숙하지 않으셔서. 자, 볼을 닦을테니 이쪽을 봐주세요."

 "무~!"

 "아, 아아, 그렇지. 해외 분이니까, 아직 일본식에 익숙하지 않은거죠."

 "그렇지, 제 튀김 부스러기 드릴게요."

 "꺄아, 좋았어!"

 이제 좀 닥쳐줘 이 주인아. 아무리 그래도 두사람 눈앞에서 주의할 수도 없어서, 나는 혼자서 머리를 감싸쥐었다.

 "밥은 맛있게 먹어야지!"

 그렇지만 팔코 씨나 마루큐 씨와 이야기하는 에스트는, 특별편성반에서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즐거워보인다.

 런던이나 뉴욕의 학교에서는, 귀족의 몸짓따윈 거의 하지 않았다고 하니까. 혹시나지만, 에스트는 일반반 쪽이 성격에 맞는걸까나.

 "아, 그러고보니. 아사히가 올 때까지, 두사람이 가게를 열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

 "아, 아가씨께는, 가게 일을 멋대로 이야기해버렸어요. 죄송해요."

 "어, 괜찮다구요 딱히. 숨기고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결국, 그 옷의 완성은 시간에 맞췄었나요?"

 이건 신경쓰였다. 그 때는 코쿠라 씨한테서 큰아버님한테서 전화가 온다고 들어서, 물러났었지만 팔코 씨의 의상 일은 줄곧 신경이 쓰였었다. 과연 의상은 시간에 맞췄을까?

 "맞췄어요!"

 "맞췄다고나 할까, 정말, 정말로 아슬아슬했어요. 둘이서 밤샘해서, 당일 아침 배송으로 보내, 그 날 오후에 드리고 난 뒤, 그 발로 학교 왔어요."

 맞췄던건가. 그건 다행이다.

 "그 때는 죄송했어요. 큐타로에게는 진짜 민폐 끼쳤어. 이제 그런 짓은 안 해요."

 "응. 뭐어, 이번에는 조금 믿을게. 지금껏 늦지 않고 있고. 이번 주말의 마감에는 끝날 것 같아."

 "이야 다행이다아. 큐타로가 늦으면, 또 그 사람에게 주의해달라고 말할테니까, 늦을 수는 없다고 생각해서."

 "지금도 그 마음은 있으니까. 그 때는 거부했지만, 다음번에 같은 일이 있어서, 그 사람이 똑같은 제안을 해오면, 이번엔 받아들일 셈."

 "으히이."

 "저기, 아사히? 그 사람이라니 누구야?"

 "코쿠라 씨를 말하는거예요. 아무래도 팔코 씨는 코쿠라 씨의 주의가 껄끄러운 모양이라서요."

 실제로, 코쿠라 씨의 주의는 꽤나 잘 듣는다. 나도 혼나봤으니까, 팔코 씨의 마음을 잘 안다.

 그 사람이 혼내는건, 일방적으로 소리치며 혼내는게 아닌, 정말로 상대를 생각해서 혼내는거니까 그런게 틀림없다. 실제로 그 사람에게 혼나지 않았다면, 나는 대체 어떻게 됐을런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무섭다구.

 "뭐, 그래도, 이번 녀석도 사이즈를 고친다거나 보풀도 없었으니, 손님한테서 감사 메일도 왔으니까 괜찮아. 평소와 다르게 장문이었고."

 "아, 그런 메일이 왔었었군요."

 "안에는 사진까지 보내주는 애도 있었고. 그게 없으면 못 해먹는다니까요. 특히 팔코는. 그치!"

 "네! 긴죠, 기뻐요! 긴죠, 의욕 받았어요! 그 때는!"

 나는 『상품』이라 불리는건 만든 적이 없으니까 받은 적이 없다.

 자신의 옷 밖에 만들지 않았다. 잡지에 응모할 때는, 돈으로 고용한 모델에게 입히게 했다. 생각해보면, 코쿠라 씨에게 만들어줄 예정인 의상이 처음인걸지도 모르겠다. 누군가에게 주는 의상은.

 지금까지는 명예를 목적으로 하는 것 이외의 이유로, 옷을 만든다는 경험이 없었다. 부모님이 판매하고 있는건 보아왔지만, 그 두사람도, 한 개인한테서 온 감사 메일같은건 보지 않겠지.

 상상해봤다. 코쿠라 씨에게 의상을 선물했을 때에, 미소를 띄우며 감사의 말을 받는 순간을.

 

 『고마워요, 사이카 님! 이 의상! 소중히 다룰게요!』


 "아, 아사히? 갑자기 왜 그래?"

 "어쩐지 얼굴이 붉어져있는데요, 메이드 씨 왜 그래? 감기야?"

 "눈도 빙글빙글 돌아가는 것 같은데. 괜찮아요?"

 이, 이 이상 상상하는건 그만두자! 

 또, 부끄러움과 기쁨으로 기절할 것만 같다!

 어떻게든 내가 진정하자, 에스트가 팔코 씨에게 말을 걸었다.

 "만약 기회가 있다면, 디자인이나 패턴을 보여주시지 않겠어요. 제가 그린 것도 보여드릴게요."

 "아, 괜찮아요! 마침 코쿠라 씨에게 줄 예정이었던 디자인과 패턴이 있으니까요!"

 "앗, 그러고보니 아직 나도 제대로 답례로서의 디자인을 주지 않았었어. 뭣하면, 같이 줄까요?"

 "감사해요. 방과 후에 디자인화랑 패턴을 가져올테니까요."

 ……에스트와 팔코 씨의 대화에 들어가고 싶은데 나는 들어갈 수 없다. 괜찮아. 나는 코쿠라 씨에게 의상을 선물해서, 감사의 말을 들을테니까.

 거기다 생각치도 못한 식으로 신입생 대표의 실력을 볼 수 있다. 예전 카린이 휴대폰의 화면을 써서 보여준 팔코 씨의 의상의 완성도는 꽤나 좋았었다. 그래도 완성 전의 디자인과 패턴도 봐두질 않으면, 진짜 실력을 알 수 없다……. 일본의 학생, 그리고, 일반반의 실력을 볼 수 있는건 기쁘다.

 그 후는 팔코 씨의 스냅 사진이 실린 잡지를 보게 됐다.

 정말로 실려있다. 그것도 꽤나 좋은 대우였다. 팔코 씨는 익숙해진 모양이라, 꽤 득의양양한 얼굴을 하지도 않고 『사진 좋은걸 이번거』하며 기뻐보였다.



 side 유세이



 "오늘 오후는 다른 부문의 견학을 하러 갈거예요."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웠다. 이게 필리아 여학원 때와 같이, 디자인을 위해서 의상의 유행을 조사하기 위한 것같은거였다면 지금의 내게는 대환영이엇지만, 정말로 다른 부문의 견학이어서는 유행을 조사하는 일따윈 무리다.

 그래도, 나의 심정과 다르게, 주위에서의 기대의 속삭임이 들려왔다.

 "미용부문에 미남이 완전 많은 모양이야."

 "연극부문도 꽤나 좋다고 들었어. 아마도 배우과."

 역시 여자는 남자에 흥미가 있는 모양이다. 그저 복식부문은 올해부터는 남자가 상급생 밖에 없다. 나와 사이카 님을 빼고 말이지만.

 그리고, 들은 이야기로는 원래부터 남자 수가 적은 것도 있기에 전원 여자친구가 있는 모양이다. 개인적으로는 다행이다.

 그렇지 않아도 밖에 나가면 헌팅당해서 곤란한데, 학원에서도 헌팅당하거나 하면 버틸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덧붙여서 견학하는 것뿐이기에, 다른 과의 학생과 이야기하는 것같은건 안돼요."

 여기저기서 아쉬운 듯한 한숨이 들려왔다. 남자와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모양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게 그대로 공학화로 이어진다고는 말할 수 없다.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은 있어도, 같은 반에서 배우고 싶다는건 다르니까. 실제로 아쉬워하는 듯한 한숨 이외에도, 명백히 안도하고 있는 클래스메이트도 몇명인가 있다.

 거기다, 상급생이나 다른 과의 학생에게 인기인 남자와의 연결점을 가지면, 요 전의 사이카 님과 같이 노려봐져 호출당할지도 모른다.

 그 때 이래로 호출할 기색이 없는걸 보아하니, 라포레 씨의 경고가 잘 듣고 있는 모양이다. 이 점은 정말로 감사하지만, 이번엔 그 라포레 씨에게 관심을 받을 것 같아졌으니까, 머리가 조금 아프다.

 "모두가 남자에게 흥미가 있는 연령인건 알아."

 아뇨, 전혀 흥미없어요.

 "저는 모두의 기대를 부숴버리고 싶은게 아니에요. 우연한 만남을 꿈꾸면 안된다고 말하고 싶은거야. 예를 들어 받아들인다는 태도로만 일관해서, 거기에 찾아오는 남자애가, 모두가 어릴 적 꿈꾸었던 이상대로의 사람일거라 생각하니?"

 ……어째서 연애 회담이 시작하고 있는걸까?

 모미야마 씨. 그만두는 편이 좋다구요. 이것 봐요, 카린 씨가 옆에서 뭔가 평가같은걸 쓰고 있으니까요.

 "그런 행운 아래에서 태어나는건, 세계에서 정말 드물어요. 정말로 갖고 싶은건, 자기가 가지러 가야죠."

 ……죄송해요, 모미야마 씨.

 나, 남자인데도 어떤 남성분이 가지러 오셔서, 하마터면 큰일날 사태가 될 뻔했는데요, 이 경우는 어떡하면 좋을까요?

 덧붙여서 그 남성분은 아직 포기하지 않으신 모양이라, 주위에서 경계받고 있어요.

 "수업 시간이 아깝네요. 감점이에요."

 아아, 카린 씨가 엄한 평가를 쓴 모양이다.

 일부의 학생에게서는 반짝반짝하고 존경하는 듯한 눈으로 보여지고 있지만, 그것과 이것은 다르다는거겠죠.

 죄송해요, 모미야마 씨. 아무리 그래도 이건 도와드리는건 무리기에, 이 건은 포기해주세요.

 "그럼 시끄럽지 않게 제 뒤로 따라와주렴. 일단은 음악부문동부터야."

 모미야마 씨가 알려준 행선지를 클래스메이트가 들은 순간, 조금이지만 기색이 변한게 느껴졌다.

 아주 조금이지만, 확실히 기색이 변한 것만큼은 나는 느껴서, 카린 씨에게 동의를 구하는 듯이 시선을 돌렸다. 카린 씨도 느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의미하는 것을 생각해, 조금 어두운 기분이 되면서도 클래스메이트들과 함께 모미야마 씨의 뒤를 쫒아갔다.



 "어라?"

 그런데, 막상 안내받은 음악부문동의 교실에 들어가보니,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내 옆에서 따라오던 카린 씨는, 조금이지만 어이없어함을 담은 시선을 모미야마 씨에게 보내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이상한거얼, 오늘은 강의인 수업이라고 들었는데. 모두, 잠깐 여기서 기다려줘. 교무실에 가볼게."

 뭔가 예상 외의 일이 일어난 모양이다. 모미야마 씨는 우리들을 놓고, 혼자서 교실을 나가버렸다.

 모르는 교실에서 할 수 있는 것도 없어, 우리들은 이 자리에 서 있는 것 밖에 할 수 있는게 없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하고 생각하고 있자.

 "장소를 틀렸어요. 강의 장소는 제1스튜디오가 아니라, 제2스튜디오예요."

 카린 씨가 이유를 알려주었다.

 조사원인 카린 씨는, 다른 부문의 수업 시간을 파악하고 있다.

 오늘 예정도 이미 파악을 끝내둔 모양이다. 그렇다면, 모미야마 씨에게 알려줘도 될텐데 하고 생각하지만, 조사원의 정체는 비밀이다.

 모미야마 씨에게 알려준다는건, 조사원이라는걸 밝히는 것과 같다.

 이것도 감점 대상이 되겠구나 하고, 무심코 먼눈을 하고 있자, 사이카 님과 에스트 씨의 대화가 들려왔다.

 "피아노가 있네."

 "네."

 "나, 피아노라면 조금이지만 칠 수 있어. 놀이 정도지만 말야."

 "아가씨도 말인가요? 저도 그래요. 어릴 적에 배워서, 지금도 때때로 쳐요. 아가씨와 같이, 놀이 정도지만요."

 "나는 미뉴에트나 슈베르트의 자장가 정도라면 연주할 수 있어. 아사히는 어떤 곡을 칠 수 있어?"

 "저말인가요……."

 사이카 님도 에스트 씨도 피아노를 칠 수 있구나.

 덧붙여서 나는 못 친다. 어릴 적에 했었던건, 오오쿠라 가를 위해서 해야하는 공부뿐이었고, 형님과 일본에 오고나서부터는 복식에 몰두하고 있었으니까, 음악 관계로 연주하거나 하는 것에는 초보다.

 패션쇼같은 곳에서 음악을 BGM으로 쓰기 위해서, 어떤 곡이 어울리는지 조사해보기는 했지만, 정말로 연주에 관해서는 초보다.

 "어라?"

 할 일이 없기에 생각에 빠져있자, 본 적이 있는 사람이 찾아왔다.

 스루가 씨의 동생인 야마가타 다이에이 씨다. 찬스가 있다면 인사하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설마, 이런 곳에서 만나다니.

 지금의 나의 관계로는 『당숙』에 해당하는 사람이다. 본래의 나라고나 할까, 오오쿠라 유세이의 입장에서는 『사촌동생』에 해당한다.

 어째서 그 혼자서 이 교실에 온걸까?

 "음악부문동의 학생은 아닌 것 같은데, 너희들은?"

 "복식부문, 디자이너과의 1학년이에요. 다른 부문의 견학을 한다고 해서 여기에 왔어요. 선생님은 지금, 교무실에 가고 계셔요."

 "그렇구나. 어서와 음악부문동에. 나는 피아노과 2학년의 야마가타야."

 우메미야 씨가 야마가타 씨에게 사정을 설명해, 그는 납득한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자기소개를 했다.

 그렇다기보다도, 사이카 님이나 에스트 씨, 나와 카린 씨를 제외한 동급생들은, 야마가타 씨를 보고 움직이지 못하게 되어있었다.

 "미남……. 완전 미남……. 아와와와와와와 분명 입학식에서 본……. 미용부문이나 배우부문과는 다르게 전혀 건들건들하지 않고, 너무 멋져!"

 "2학년에서 제일 인기가 있으니까 말야, 야마가타 다이에이 선배……. 그래도 설마 이런 곳에서 만나다니! 모미야마 선생님도 말했었고, 자기가 먼저 공격해보는 편이! 그래도 선배들이 무서워!"

 "그에게는 비공식 팬클럽이 있어요. 오오쿠라 관련에 있어서는 피아노과에 있어서 영향이 강하기에, 접촉에는 조심하세요."

 "알고 있어요. 고마워요, 카린 씨."

 "저는 당신의 종자이기에."

 작은 목소리지만 주의해주는 카린 씨의 상냥함이 느껴져서, 기뻐서 가슴이 찌잉해졌다.

 그래도, 역시 공학화는 어렵다는게 느껴졌다. 야마가타 씨가 나타나고나서부터, 일부를 제외하고 클래스메이드 대부분이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이 상태를 본 적이 있다. 미즈호 님이 확하고 우연히 남자와 만나고 말앗을 때에 일어난 일과 닮았다.

 역시 기본적으로 그녀들은 아가씨기에 모르는 상대, 특히 남자에게는 겁먹고 마는 모양이다.

 "모처럼이니, 선생님이 돌아오실 때까지, 피아노과를 설명하도록 할까나. 모두가 있는 여기는 제1스튜디오, 통칭 1스튜."

 두려움을 받고 있는걸 느꼈는지, 안심시키기 위해서인지, 야마가타 씨는 미소를 띄우면서 설명했다.

 "여기에는 피아노가 있지만, 보통, 우리들은 거의 쓸 기회가 없을까나. 강의나 보통 수업은 교실에서 하거든."

 "피아노과인데 연주할 기회가 그다지 없는건가요?"

 반장이라는 것도 있는건지 대표로서 우메미야 씨가 맞장구를 쳐준 모양이다.

 감사해요, 우메미야 씨.

 "남들 앞에서는 말이야. 여기에 오는 도중에 복도에 몇몇 문이 있었을텐데, 거기가 『연습실』이라 불리는 개인실이야. 그러니까 평소 연습은 개별로 해. 학생 앞에서 학생이 연주하는건 드물어."

 "한사람당 피아노 1대가 있는건가요?"

 "으응, 하나의 연습실에 2대. 1대면, 아무래도 손이나 어깨가 닿은 장면이 많거든. 선생님이라고는 해도, 성별이 다르면 이쪽도 신경쓰이니까."

 "카린 씨. 어떤가요?"

 "확실히 그 말대로예요. 그렇지만, 들여다봤었던 예의 교사는, 그 때에는 음흉한 기색은 없었어요. 보기에는, 다른 학생에게 해버렸던 일을 무심코 하고 만 모습이었기에. 뭐어, 그것도 문제라 말하자면 문제이지만, 그 건의 때는 적어도 사고의 부류에 가까울지도 모르겠어요."

 알려준 일에 나는 생각에 빠졌다.

 역시, 루미네 씨는 예의 교사와 이야기를 나누어봤어야했다고 나는 생각했다. 정말로 고의였었다면, 좀 더 다른 식으로 어떻게든 했어야 했다.

 루미네 씨는 방식을 잘못하고 말았다. 야마가타 씨의 이야기를 듣고, 나는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그건 그렇다쳐도……. 야마가타 씨는 꽤나 술술 말하는 사람인 모양이다.

 "다른 학교에서는, 개인실을 쓰는 레슨같은건 1주일에 1번 정도지만, 이 학원은 매일 개별 레슨을 받으면서 피아노를 칠 수 있어. 그 목적으로 필리아를 고르는 사람이 많을 정도야."

 이야기를 듣고 있던 모두가 호오, 하고 감탄의 목소리를 냈다. 나도 흥미깊은 이야기이기에, 진지하게 들었다. 개인으로서도……. 조사원으로서도.

 "그래서, 어째서 야마가타 군은 수업 중에 이런 곳에 왔니?"

 모미야마 씨가 어느 틈엔가, 돌아와있었다.

 "와아. 죄송해요, 개별 레슨 도중이었는데요, 화장실 갈까 하고 생각했더니 일스튜에 사람이 모여있길래, 뭘까 하고 생각해서요. 바로 돌아갈게요. 아아 아니지, 화장실 들렀다 돌아갈게요."

 야마가타 씨의 말에, 무심코라고 말할 정도로 클래스메이트들 사이에서 웃음이 흘러나왔다.

 능숙한 사람이다. 지금 것으로 모두의 긴장이 풀어졌다.

 "아, 그리고! GW 중 4일에, 이 일스튜에서, 현악과의 두사람과 미니 리사이틀해요! 남자 셋이라 색기는 없지만, 괜찮다면 와주세요! 무료예요!"

 좋은 이야기를 들었다. 잘만 하면 그에게 인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기보다도, 오히려 그는 이걸 위해서.

 "선생님 죄송해요, 실은 이 선전이 하고 싶었던 것뿐이에요. 그럼……."

 어라? 갑자기 야마가타 씨의 움직임이 멈췄다.

 대체 뭘까 하고 그의 시선의 끝을 쫒아가보니, 에스트 씨의 등뒤에 숨어있는 듯이 서 있던 사이카 님이 있었다.

 그러고보니……. 입학식 때에 야마가타 씨는 기절했던 사이카 님을 옮기는 것에 힘을 빌려주려고 했다. 정체가 들키는게 두려워 거절했던걸 떠올렸다.

 사이카 님의 머리카락은 루나님에게서 물려받아서 눈에 띄니까.

 "안녕하세요."

 사이카 님도 야마가타 씨가 발견한걸 눈치챈 모양이라, 인사를 했다.

 "아, 천사인……."

 엥? 천사?

 "네, 천사예요."

 ……오래간만에 쇼크를 가볍게 받았다.

 사이카 님. 어째서 일부러 스커트를 잡고 야마가타 씨에게 미소를 지은거예요?

 여성이라고 간주되기 위해서일까? 그래도, 야마가타 선배는 멍한 얼굴로 보고 있으니까, 통하고 있는 것처럼은 보이지 않는다.

 "괜찮다면 리사이틀에 와주세요."

 "네, 시간이 된다면."

 "그럼……. 앗."

 떠나려고 한 야마가타 씨는, 이번에는 나를 발견했다.

 여기서는 일단 목례만큼은 해두자.

 어라? 어쩐지 곤란해보이는 얼굴이었다. 어째서일까?

 의문스레 생각했지만, 야마가타 씨도 가볍게 목레를 하며, 교실에서 떠나갔다.

 "또 한 남자를 사랑에 빠뜨려버린거야?"

 "『또』 한사람이 누군지 짐작이 안 가네요."

 에스트 씨와 사이카 님이, 아까 전의 야마가타 씨의 대화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 모양이다.

 달리 몇명의 여자들도 한숨을 내뱉고 있다.

 ……조금 울 것 같다. 남자가 내게 반하다니 진심으로 상상하기도 싫다. 아니, 아직 야마가타 씨가 사이카 님에게 사랑에 빠졌다고는 단정지을 수 없다! 에스트 씨들의 착각이라 생각하고 싶은걸.

 "그런데 선생님은 그 분과 아는 사이이셨나요?"

 "그는 피아노과에서도 유명해. 작년의 필리코레의 동화 작품에 피아노 BGM으로 참가해서, 총합우승의 멤버 중 한명이니까."

 굉장한걸, 야마가타 씨. 리소나의 이야기로는, 할아버님의 방해가 있을텐데, 어떤 식으로든 최우수상을 얻었으니까.

 역시 나도 리사이틀에 가보자. 거기사라면 인사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니까.

 "그런데 이 스튜디오에 아무도 없었던건 어째서인가요?"

 "미안해요. 피아노과의 3학년이 모여있는건 제2스튜디오였어요."



 작가의 말



 다음화는 사이카 side며 이야기 도중에 선택지가 발생합니다.


 『저번과 같이 사쿠리에게 물어본다.』(사쿠리의 호감도 UP)

 『에스트도 뭔가 눈치챈 모양이다. 물어보자.』(에스트의 호감도 UP)


 이번화 야마가타 선배가 아사히를 보고 반응한건, 오오쿠라 가의 기색이 전혀 보이질 않았기 때문입니다. 비교 대상이 이 시점에서는 오오쿠라 가를 입고 걸어다니는, 루미네이기에 더더욱.

 그리고, 루나님은 모르겠지만, 유세이는 감사 메일 부류는 반드시 보고 기뻐하고 있을거예요.



 번역가의 말



 안녕하세요. 4월편도 앞으로 사이카 side, 유세이 side 1화씩 앞으로 2화 남았습니다. 5월편이 31편으로 9월 4일에 마무리가 되었기에 아직 갈 길이 참 머네요. 따라갈 수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힘내겠습니다.

 그 외에 이번화에서는 모미지의 말투가 반말과 존댓말을 왔다갔다하는데요, 지금 학창시절이신 분들은 지금 담임이신 분의 말투를, 사회인이신 분들은 옛날 학창시절 때의 선생님들의 말투를 떠올려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되도록 자연스럽게 하려고는 하지만 번역 초보이기에 문맥이 어색하거나 단어가 이상하거나 하는 부분도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원작자의 집필 속도를 따라잡으면 전체적으로 수정과 보완을 가할 생각입니다. 그럼 다음화에서 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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