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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달에 다가가는 소녀의 작법 2 ~두 명의 코쿠라 아사히~

3월 말 (사이카 side) 8 (終)

by Horriblaze 2019. 7. 11.

 작가의 말



 이번화로 드디어 3월 종료.

 드디어 다음화부터 합류할 4월이 되겠습니다. 과연 사이카는 이 난관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인가?



 3월 말 (사이카 side) 8 (終)



 side 사이카



 "여러분들께 교복은 도착했나요?"


 지금, 내 눈앞에는 메이드인 코노치요를 제외하고, 4명의 여성이 제각각 자리에 앉아있다.

 푸른 빛이 도는 보라색 머리가 특징인 여성은, 필리아 학원 연극 부문 여배우과 일반반에 진학하는 요우카도 사쿠리.

 제일 키가 크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흑발의 여성은, 필리아 학원 음악 부문 피아노과 일반반에 진학하는 오오쿠라 루미네.

 똑같이 흑발에 화풍 고스로리의 의상을 몸에 두른 나의 여동생이고, 필리아 학원 조리 부문 파티시에과 특별편성반 사쿠라코우지 아트레.

 그리고 나의 주인이면서, 아일랜드 공화국의 아놋츠 자작가의 4녀인 블론드의 머리카락을 가진 여성은, 나와 똑같이 필리아 학원 복식 부문 디자이너과 특별편성반에 진학한다.

 전원 진학하는 과가 다른 네명이 나란히 있는 곳에서, 내가 고른 다과회의 화제는 이것이었다.

 어째서 이런 종자로서 모범적인 질문을 입에 담았는가.

 이 자리에서는 각 분야의 실력자들이 모여있으니까, 서로의 기술에 발전을 주는 듯한 전문적인 대화를 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루미 누나와 요우카도 사쿠리의 상성은,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어 나빴다.

 사교적인 인사를 교환하고, 서로의 가문의 일도 가볍게 이야기한 곳까지는 괜찮았다. 달리 풍파도 일어나지 않고, 요우카도 사쿠리도 변태성을 보이지 않았다.

 그렇지만, 요우카도 사쿠리가 내게 얽혀오는 시점에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그 분위기가 바뀐건, 나와 요우카도 사쿠리의 별 볼일 없는 대화였다.

 "오늘은 어떤 찻잎을 넣을까요. 사쿠리 아가씨는 어떤 찻잎이 취향이신가요?"

 "우후후 당신의 머리카락으로 내린 차."

 "상대가 사용인이라고는 해도, 타인의 신체적 특징을 포함한 농담은 악취미라고 생각해요."

 루미 누나가 요우카도 사쿠리를 진지한 얼굴로 쳐다보면서, 표정을 움찔하고 움직이지도 않고 말했다.

 그 주의를 듣고, 미소짓고 있던 요우카도 사쿠리도 진지한 얼굴이 되었다.

 "미안해, 나, 지적대로 악취미니까."

 "불쾌하니까 그만둬주세요."

 "그래. 그런데 나, 이 다과회에 아사히 씨한테 초대받았는데, 그건 내가 악취미인 인간이라 알고 있으면서도 그런거라 생각해. 그래서, 당신은 어째서 이 자리에 있어?"

 "저도 아사히 씨한테 초대받았기에."

 "흐응. 그렇다면 아사히 씨는, 당신이 나의 악취미함을 받아들여줄거라고 생각해 초대한게 아닐까? 그렇다고 한다면, 내가 평소대로 발언해도 문제없다는거지. 기대에 응하지 못한건 당신이니까, 내 발언이 불쾌하다면, 이 자리를 떠나면 되지 않겠어?"

 루미 누나의 미간에, 빠직하고 혈관이 튀어나는 소리가 들렸다.

 이건 위험할지도 모른다. 요우카도 사쿠리의 발언 속에, 내 몸에 관한 일이 포함되어있었기에 진심으로 화가 난 모양이다. 이건 위험할지도 모른다.

 평소라면 이런 발언이 나온 시점에서, 루미 누나는 자리를 떠, 두번 다시 요우카도 사쿠리와 관련되지 않으려 하겠지. 그렇지만, 지금 루미 누나는 요우카도 사쿠리를 위험 인물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이상, 이 자리에 내가 있는 이상 떠나거나 하지 않는다.

 "언니께서 직접 내려주신 홍차를 입에 댈 수 있다니……. 어쩜 멋진 다과회일까요. 저, 언제까지나 이 공간에 있고 싶어."

 여장 모습의 내게 동경하고 있는 아트레는, 지금이라도 폭발할 것만 같은 기색을 눈치채지 못했고 말야.

 "여러분, 기다려주세요! 이 타르트는 저와 아사히 씨가 여러분들을 위해서 골라온건데요, 고구마 타르트만은 저 이외의 누구에게도 양보할 수가 없어요. 괜찮죠?"

 내 주인인 에스트는 귀족에게 있을 수 없는 아욕을 내비치고 있고.

 ……이 나쁜 공기를 떨쳐내면, 역시 3일간 달달한 것 없음 형을 내리자. 그녀에게는 아무래도 반성이 필요한 모양이다.

 "이 자리에 계속 참가한다는건, 오오쿠라 씨는 내 악취미함을 받아들여준다는 소리? 아사히 씨, 홍차말인데, 아삼 밀크티는 어때? 오오쿠라 씨의 가슴에서 우유를 짜서."

 "지금 한번은 못 본 체하겠지만, 다음에 저를 대상으로 성적인 농담을 입에 담았을 경우, 제가 가진 재력을 총동원해서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법적으로 고소할건데 괜찮으시죠?"

 이대로 방치해두면 점점 더 험악하게 두사람이 될 뿐이다. 화해따윈 절대로 할 수 없다.

 코노치요는 지금이라도 울어버릴 것만 같은 얼굴을 하고 있고. 다른 두사람도 무리.

 역시, 이 자리는 초대한 내게 할 수 밖에 없다.

 "사쿠리 아가씨."

 "내 사랑스러운 아사히 씨. 뭐어야?"

 "만지시겠어요."

 그녀가 뭣보다도 원하고 있는 내 아름다운 하얀 머리카락을 약간 움켜쥐어, 내밀었다.

 요우카도 사쿠리의 눈이 충혈돼, 한번에 붉게 물들었다.

 "지인웁, 진, 지인……. 진, 진, 지이……응호오오오옷! 으극!? 그그극, 무, 물! 으극, 으그그극! 푸핫……. 지, 진진진진지인! 진심이야!?"

 "『루미네 아가씨와 사이좋게』 지내주신다면."

 "『이제 섹드립 그만할게요……. 내가 맹세한건 이 순간이었습니다』. 자전을 쓸 때를 위해 메모해둬야지."

 "아사히 씨? 몸을 써서 설득하다니, 부위가 다른 것뿐이지 매춘이랑 똑같아. 그건 내가 용서 못해."

 "그렇지만, 이 다과회에 두사람을 초대한건 저예요. 제게 있어서 소중한 두분이 다투실 바에, 자신의 몸을 내던지는 편이 나아요. 부디 이해해주세요, 루미네 아가씨. 『부탁』드릴게요."

 "웃."

 나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루미 누나에게는 미안하지만, 나는 요우카도 사쿠리와 루미 누나 둘과 사이좋게 지내고 싶다.

 약점에 파고드는 것 같아서 너무하지만, 부디 내 바람을 들어줬음 좋겠다.

 "부디 부탁드릴게요."

 "우, 우으읏……."

 정면에서 보이는 나의 진지한 얼굴에, 루미 누나는 약해진 목소리를 냈다.

 그대로 포기한 듯이 루미 누나는 축 늘어졌다.

 "아, 알았어……. 그렇다면 내가 요우카도 사쿠리 씨의 악취미성을 받아들이면, 아사히 씨가 몸을 바치지 않아도 괜찮은거지."

 "네. 그렇게 되겠네요."

 "엑!?"

 "알았어, 참을게. 참는다고 말하기보다는, 그 정도는 흘러넘길 수 있도록 할게."

 "잠, 기, 기다려! 그러면 아사히 씨의 머리카락을 만질 수 없단 소리야? 오오쿠라 씨, 포기하지마! 섹드립 따위에 져서는 안돼! 아까처럼, 나한테 불쾌하다던가 기분 나쁘다던가 가슴은 못 주무른다던가 말해줘!?"

 "이제 됐어. 신경 안 써. 멋대로 말하시던가."

 "아사히 씨, 홍차가 아니라 다 같이 주스를 마시자! 오오쿠라 씨의 비밀스런 곳에서 흘러나오는 러브 주스. 그걸 당신의 황금의 물에 타는거야!"

 "러브 주스? 그리고, 황금의 물이란게 뭐야?"

 "싫다 이 사람, 상상 이상으로 순수 배양! 진심, 진심이야? 내가 연기를 꿰뚫어보지 못한다는건 진심이야? ……그렇다면 가슴의 우유를 짜게 해달라고 하면 어떻게 할거야? 참을 수 있어?"

 "큭……. 터무니없이 불쾌하지만……. 참으면 되잖아. 내 소중한 아사히 씨를 위해서인걸!"

 "핫! 혼란을 틈타 루미 언니도 참, 언니를 소중한 것 발언!? 설령 신세를 진 사람이라도, 지고 싶지 않아! 아트레는 지지 않아요! 나우막 산만다 보다난! 아비라 운켄!" (주. 천공전기 슈라토)

 위험해. 루미 누나의 발언으로, 아트레의 적개심이 루미 누나한테까지 향하고 있다.

 시선으로 코노치요에게 지시를 내렸다. 코노치요는 고개를 끄덕이고, 아트레의 등 뒤로 이동해 무언가를 하려고 한다면, 그만두게 할 자세를 취했다.

 ……응. 최근, 아트레에게로의 대처가 스무스해지기 시작했네.

 내가 조금 한탄하고 있는 사이에, 루미 누나와 요우카도 사쿠리의 이야기도 진행되고 있었다.

 "그만해! 오오쿠라 씨! 참지 않아도 돼! 그렇지 않으면, 모처럼 아사히 씨의 백발을 원하는만큼 만질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말아……. 그런거 시러어어! 싫다구! 오오쿠라 루미네의 가슴에 착유기 붙여서 오오쿠라 루미밀크 푸슉!! 자 화내렴!?"

 "으그그극! ……짜, 짜면 되잖아! 어차피 짜더라도 우유따윈 나오지 않으니까! 그래, 좋을대로 만지던가!? 좋을대로 짜던가!? 있는 힘껏 열심히 문지르던가!? 특별히 당신에게 허가해줄테니까! 자 하라구!?"

 "……죄송해요."

 자신의 가슴을 양손으로 들어올려, 지금이라도 수치심으로 도망치고 싶은 표정을 한 루미 누나에게 압도되면서, 힘이 다한 요우카도 사쿠리는 슬픈 듯이 눈을 내리깔았다.

 "이판사판이 된 당신을 보고 있자니, 울려보고 싶은 S끼가 움찔대지만……. 아무리 동성애자인 나라도, 흑발이 눈에 비치는 것만으로도 완전 시들어버렸어. 성욕이 전혀 솟아오르질 않아……. 거울이라도 보고 자위라도 하는 편이 나아."

 "자위란게 뭐야?"

 "싫어라, 진심으로 이 사람 너무 순수 배양이잖아……. 됐어, 오늘 밤에 아사히 씨의 이름을 떠올리면서 할테니까."

 그만해. 진심으로 그것만은 그만둬줘.

 "뭔지는 모르겠지만……. 불쾌한 일을 하려고 하는건 알겠어. 그러니까, 그런 당신에게 아쉬운 공지를 해줄게."

 "뭘까? 이 내게 아쉬운 공지라니."

 "내 아는 사이 중에, 흑발의 『코쿠라 아사히』 씨라는 사람이 있어."

 "하아앗!?"

 요우카도 사쿠리는 입을 크게 벌리고 눈을 번쩍 떴다.

 루미 누나, 대체 뭘?

 "그 사람은 아사히 씨와 똑같은 이름이고 긴 흑발을 하고 있어."

 "그만해그만해! 내 안의 아사히 씨의 이미지에 다른 사람이 덮어씌워져버려! 헛소리를 해도!"

 "앗, 헛소리가 아니에요. 저도 만났으니까요."

 "거짓말!?"

 에스트의 자각 없는 추가타에, 요우카도 사쿠리는 이 세상의 종말이 왔다고 말하는 것처럼 얼굴이 축 늘어졌다.

 "우으읏……. 흑발의 코쿠라 아사히……. 어째서 아사히 씨랑 같은 성에다 같은 이름인 사람이, 이렇게 가까이에 있는거야? 내 즐거움이."

 그건 그 사람의 이름을 교훈 삼아 쓰고 있으니까.

 ……교훈이 되기는 커녕 내가 한바탕 저질러버렸기에, 이 이름을 쓰고 있는 것이 코쿠라 씨만이 아니라 어머님에게 알려지면 꽤나 위험하다.

 아무래도 어머님은, 『코쿠라 아사히』 씨를 진심으로 소중히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딸인 코쿠라 씨도 꽤나 마음에 들어하고 있고. 그 이름에 굴욕을 맛보게 하는 것과 같은 일이 알려지면……. 무섭다. 그 어머님이 정말로 화가 나면, 아버님으로는 막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어쩐지, 점점 나는 무사히 난관을 넘어서도 필리아 크리스마스 콜렉션 후에 무사히 있을 수 있을지 모르게 되기 시작했다.

 "죄송해요, 참지 못하고 타르트를 두개 먹어버리고 말았어요……. 이래서는 한사람은 먹을 수 없게 된다는 계산이니, 다툼의 불씨가 타오를 수 있어지게 됐어요."

 그리고 에스트. 너는 대체 뭘하고 있는거야.

 이요에게 연락해, 추가 타르트를 사와달라고 부탁하자. 물론 한사람에 두개씩 되도록 해서, 에스트는 우리들이 먹는걸 손가락이나 빨면서 보면 된다. 그리고, 역시 너는 과자 3일 없음 형에 처하겠어.

 

 그런 일이 있고 조용한 공간이 되었다.

 역시나 아까 전의 일이 있으니, 화제를 낼 공기가 아니다.

 그러니까, 나는 생각한 끝에 떠오른 공통의 화제를 냈다.

 "여러분들께 교복은 도착했나요?"

 무난한 화제지만, 이 정도밖에 싸움이 일어나지 않을 것같은 화제가 떠오르질 않았다.

 "저와 에스트 아가씨의 교복은 도착했어요."

 특별편성반에 아가씨와 함께 들어가는 종자는, 교복과 사용인복 어느 쪽도 입을 수 있다.

 내가 고른건 교복 쪽이다. 어머님이 예전에 입고 있던 교복으로, 나도 필리아 학원에 다니고 싶은거다.

 "1주일 후에 시작할 입학식을 상상하면서, 교복을 입고 거울 앞에 서면 몸이 긴장돼요."

 거울 앞에서 교복을 입은 자신을 봤을 때는, 그 아름다움에 넋을 잃었다. 학생 시대의 어머님은, 이 멋진 교복을 입고 면학에 임했다고 생각하니 몸이 떨렸을 정도였다.

 "에스트 씨와 아사히 씨가 나란히 서면, 입학식에서도 한층 눈에 뜨일건 잘 알고 있어. 식을 하는 홀이 부문마다 다르다니 아쉬워."

 표정에서 슬픔이 빠져나가지 않았지만, 요우카도 사쿠리는 내 화제 전환에 응해주었다.

 "지명도로 말하자면."

 초췌해졌음에도, 루미 누나도 응해줬는지 요우카도 사쿠리에게 시선을 향하면서 화제를 이어주었다.

 아직 어색함은 있지만, 두사람이 사이좋게 지내줘서, 대단히 기분이 좋다.

 "지명도라면, 재학생을 포함해도, 학원 중에서 사쿠리 씨가 제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주에 한번은 TV에서 보이니까, 입학식 날부터, 출연하는 드라마가 시작하잖아?"

 "루미네 씨가 TV 드라마를 체크하고 있다니 의외야."

 "내 회사의 관련 기업에 프로그램 제작 회사도 있는걸. 그러니까 다음 분기에 어떤 방송이 있는지 정도의 정보는 말이지."

 루미 누나만이 아니라 요우카도 사쿠리도, 이름으로 사람을 부르게 됐다.

 거기다 루미 누나도 불쾌한 얼굴을 보이지 않고 대화하고 있다. 이대로 다투는 일 없이 이야기가 진행되면 좋겠다.

 "재산으로 말하자면 루미 언니의 친가가 학원 제일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과라도, 특별편성반에 들어가는 학생이라면, 루미 언니를 모르는 인간은 없을거예요. 만약 있다고 하면, 반대로 그 정도의 가문은 아니라는 거겠죠. 그렇지만, 학년 제일의 미인은 언니가 틀림없어요! 아아, 언니에게 몰려드는 여자들의 모습이 눈에 훤해요! 저도 복식 부문의 입학식에 참가할 수 없는게 분해! 첫 등교하는 언니의 모습을 보고 싶어!"

 ……반대로 말하자면, 입학식 때부터 이미 내 주위에는 아군이 없다는 소리다.

 도중까지는 함께 갈 수 있지만, 그렇게까지 어리광부리는건 안된다. 루미 누나나 아트레는 상관없다고 말해주지만. 이건 나의 고집이다.

 입학식에 나타날 터인 총재 공이 보낸 조사원을 찾아내, 나는 설득한다. 이것만은 자신의 힘으로 해낼 수 밖에 없으니까.

 "학년 제일의 미인과 재산가의 모임이라니 멋진걸."

 "아가씨는 학년 제일의 성적을 따도록 해요. 필리아 크리스마스 콜렉션에서 최우수상을 빛내면, 누구나가 인정할 그 해의 학년에서 제일이에요."

 정확하게는 학년에서 제일 가는 그룹이 되도록 하자. 나와 조를 짜서 영광을 서로 나누자.

 ……그 영광의 기쁨 후에 기다리고 있는 내게 있어서의 운명을 생각하니, 꽤나 풀이 죽고 만다. 솔직히 말해서 이미 에스트에게 용서받을 자신이 없으니까. 적어도 그녀에게는 필리아 크리스마스 콜렉션의 최우수상의 영광을 바치고 싶다.

 아니, 어머님을 뛰어넘는게 목표인 나도 노리겠지만 말야.

 "뭐, 그렇지. 입학식에 얼굴이 알려지고, 졸업식에서 이름을 잊어버리게 되면, 뭘 위해서 학원에 들어갔는지 모르니까 말야."

 "그 점에서, 실력도 분명하고 주위한테 인정받고 있는 요우카도 씨는 낙승?"

 "언젠가 이야기했었지만, 영화와 무대는 별개야. 그런데도 똑같이 생각하는 사람도 있으니까, 이토 사쿠리로서 유명한건 오히려 성가셔. 나는 처음부터 배울 셈으로 왔어. 연습과 연구와 무대가 필요해. 그리고 본업도 소홀히 할 수 없어. 자기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큰일일지도. 그렇지만, 무대 여배우로서, 영화 여배우의 자신과 똑같을 정도의 실력을 붙여보이겠어. 그리고 누구나한테서 인정받아 최상급생으로 진급한 해의 콜렉션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극을 할거야. 첫사랑의 응어리를 지우고, 나는 미련없이 영화계에 복귀할거야."

 산뜻하기는 했지만, 어느 틈인가 요우카도 사쿠리가 말하는 말은, 입학의 결의만이 아닌 필리아 학원에 대한 마음도 담겨있었다.

 그 목소리에 불이 붙은건 아니겠지만, 계속해 루미 누나가 입을 열었다.

 "영화 여배우로서 사쿠리 씨와 같이, 학원생의 자신에게 다른 직함이 방해가 되는 마음은 조금이지만 알겠어. 내 경우에는 기업가로서의 얼굴. 아버님도 지금은 하고 싶은대로 놔두고 있지만, 분명 진심으로 바라는건, 연주가가 아닌 기업가인 나. 졸업까지 결과를 내지 못하면, 피아노를 칠 수 있는 건, 이 학원에 있는 사이가 마지막일지도 몰라. 그러니까 『오오쿠라 가의 나』에게 지지 않을 정도의 연주를 하고 싶어. 필리코레  (주. 필리아 크리스마스 콜렉션의 줄임말) 의 무대에서 솔로 연주가 가능한 피아노과의 학생은 두사람. 외부 연주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지만, 일단 올해의 목표는 학원 내에서 선택받는 세사람 안에 드는 것."

 평소에는 나를 응원만 계속 해줬으니까, 루미 누나 자신이 목표를 목소리로 내는건 신선하게 느껴졌다.

 그런가. 루미 누나의 목표는, 피아노과의 필리아 크리스마스 콜렉션에서 솔로 연주에 선택받는 세명 안에 들어가는거였구나. 루미 누나의 피아노 실력이라면 괜찮을거라 생각하지만, 재학생 중에도 실력자가 있을 터다.

 특히 야마가타 다이에이.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오오쿠라 가의 피를 잇는 그 사람은 분명 피아노의 재능을 갖고 있을게 틀림없다. 그 외에도 재학생 중에 실력자들은 있을테니까, 루미 누나의 목표는 나보다도 난관일지도 모른다.

 뭣보다 솔로 연주에 참가할 수 있는건 겨우 세명이다. 의상을 만들어 개인이라도 참가할 수 있는 복식 부문의 패션쇼보다도, 난이도는 루미 누나 쪽이 위인건 당연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꿈을 내게 이야기해주지 않았다는건, 나는 꿈을 이야기할 상대로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던걸까? 조금 슬프다. 훌쩍.

 "지쳤을 때에는 제게 말을 걸어주세요. 운이 좋다면, 수업에서 만든 과자를 대접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제 파티시에과는 연말의 쇼와 관련이 없기에, 여러분들과 다툴 일 없이 이 분야에서 탑을 노려보겠어요."

 누구도 약한 마음을 갖지 않고, 자신이 가장 빛날 것을 믿으며 미래를 부정하지 않는다.

 명성이나 입학 시의 스타트 지점보다도, 자신의 재능을 믿고 있다. 오만이라고도 불손하다고도 볼 수 있는 자신감을 전원이 품고 있는게, 이 자리의 기적이다.

 에스트와 요우카도 사쿠리가 있으니까 목표 이야기하기에 참가할 순 없지만, 내가 목표로 하고 있는건 말할 것도 없이 자신이 잃어버리고 말았던 반짝임을 되찾는 것. 그것도 올해의 필리아 크리스마스 콜렉션 한번뿐인 찬스.

 아마도, 내년 나는 이 자리에는 없다. 아니, 일본에도 없을거라 생각한다.

 설령 반짝임을 되찾는다고 해도, 그 결과만큼은 분명 변하지 않는다. 나는 이미 그럴만큼의 일을 해버렸다.

 그렇지만, 어떻게 해서라도 필리아 크리스마스 콜렉션만큼에는 참가하고 싶은거다.

 자신이 상상하는 가장 빛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필리아 크리스마스 콜렉션에서 실현시켜, 나의 디자인에 빠져있는걸 손에 넣는다. 그건 분명 어릴 적의 열등감을 지워줘,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터다.

 아, 그래도 에스트는?

 제각각이 목표를 이야기하는 와중에, 에스트만이 주위에 맞춰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그녀만 자신의 목표를 말하지 않는다.

 『쇼에서 최우수상을 받는다』고는 말했었지만, 그 이외에 그녀의 학원에서의 목표는 들은 적이 없다.

 쇼에 기준을 맞춰, 올해는 거기서 전력을 쏟아부을 셈인걸까?

 가능한 일이라면 에스트의 이야기도, 루미 누나와 같이 이 틈에 들어두고 싶다. 언젠가……. 그래, 그녀가 무사히 학원에 적응해 물을 수 있는 타이밍이 있다면, 그녀의 꿈같은걸 알려줬으면 좋겠다.

 아, 그렇다기보다는, 여기에 있는 인간이 힘을 하나로 모으면, 총합 부문에서의 최우수상이 현실로 다가오는게 아닐까?

 "루미네 씨만 좋다면, 내 무대의 음악에 쓸 피아노 음으로서 참가시켜줄게."

 "나는 피아노과의 대표로 선택받아 솔로 연주를 할테니, 다른 그룹은 협력할 수 없어. 미안해, 달리 유력한 학생이 있으면 소개해줄게."

 아니 안된다. 여기에 있는 인간들은 상성이 너무나 나쁘다.

 만약 협력한다고 하면, 이 중에 한사람. 협력하는 일만 가능하다면 1년 째부터 총합 부문에서의 최우수상을 노려볼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러니까, 엄청나게 아쉽다.

 

 다과회가 끝나 방에 돌아온 나는, 혼자만의 공간 속에 불도 키지 않고 얼굴을 덮었다.

 누군가와 있으면 속이고 있는지에 대한 긴장과 불안. 입학식이 끝나면, 이 『벚꽃의 정원』이라는 아군이 잔뜩 있는 안전한 원에서 벗어나, 좀 더 많은 사람들과 접촉하게 된다.

 만약 내 정체가 들키면, 모든게 끝이다. 큰아버님이 가짜 진단서로 얼버무려주겠지만, 어디까지나 그 진단서는 사쿠라코우지 가와 오오쿠라 가를 지키는 것에 불과하다.

 나의 안전은 고려되어있지 않다고 봐도 틀림없다. 무엇보다도 에스트다.

 남자인 나를 고용했던게 클래스메이트에게 들키면, 반 안에서의 그녀의 평가나 인상은 땅에 떨어진다. 그녀에게는 부디 반짝이는 나날을 보내줬으면 한다.

 그걸 위해서라도 일단은 조사원의 설득. 이것만큼은 반드시 이루어내야만 한다.

 ……그렇지, 메일.

 줄곧 에스트한테서 온 메일에 답장을 하고 있지 않았던 것을 떠올렸다.

 컴퓨터를 기동시켜, 에스트한테서 온 메일의 내용을 다시금 읽어봤다.

 ……다시 읽어봐도 너무한 내용이다. 매도하는 내용 몇몇은, 그녀의 입에서 음성으로 내보낼 수가 없다.

 그래도, 이만큼의 매도 내요이 써있는건 당연하기에, 아무것도 받아칠 수가 없다.

 에스트가 말한대로, 사쿠라코우지 사이카는 최저인 짓을 하고 말았으니까.

 그렇지만, 계속 답장을 하지 않는건 성실치 못한 일이다.

 『안녕, 에스트 갤럿하 아놋츠 씨. 네가 말하는건 지당해. 뭘 말해도 내 말은 닿지 않겠지만, 사죄만큼은 하게 해줬으면 해. 정말로 미안해. 네 성의를 배신한 일에 대해 변명할 여지도 없어. 나는 최저인 행위를 했었어. 그저 부디……. 그녀를……. 아사히를 부탁하고 싶어. 네게서 보면 제멋대로인 말이라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아사히는 열등감을 내심에 품고 있어. 그 열등감을 나는 없애주지 못했어. 그녀가 찾고 있는 사람도 찾지 못했지. 나는 최저야. 설령 내가 새로 그린 디자인을 봐도, 네가 평가해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그렇지만, 만약……. 사쿠라코우지 사이카의 작품을 보고 평가해준다면, 그 때는 라이벌로서 볼 수 있기를 빌어.』

 이게 지금, 내가 에스트에게 쓰는 메일이다.

 답장의 버튼을 누르고, 메일을 에스트에게 보냈다. 두번 다시 우정은 회복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마음만큼은 보내고 싶었다.

 이제 자자. 이 이상 일어나있으면 불안과 긴장으로, 짓눌려버릴 것만 같다.

 침대 안으로 들어가, 눈을 감는다. 좋은 꿈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고보니, 그 사람은 지금, 어쩌고 있는걸까?

 입학식까지 앞으로 1주일간, 그 사이에 와줬으면 좋겠지만, 지금껏 그런 기색은 없다.

 ……솔직히, 나는 딱 하나 그 사람에게 부럽다는 감정을 품고 있다.

 내가 인정받고 싶다고 생각하는 어머님에게, 그 사람은, 코쿠라 씨는 인정받았다. 이요의 이야기로는 코쿠라 씨가 복식에서 떨어지고 1년 이상이 지났다는 모양이다. 그만큼 떨어져버려, 또한 진심으로 복식을 버릴 셈이었던 코쿠라 씨가 어머님에게 인정받았다.

 그게 『코쿠라 아사히』 씨의 딸이라 그런 것인지, 그렇지 않다면 코쿠라 씨 자신의 실력인지는 모른다. 그렇지만, 잘 생각해보면 코쿠라 씨를 양자로 들인 큰아버님은 『재능지상주의』다.

 그 큰아버님이 재능이 없는 상대를, 자신이 파멸할지도 모르는데도 양자로 들이려고 할 거라 생각할 수 없다. 풍파를 일으키지 않고 있으면, 큰아버님은 언젠가 오오쿠라 가의 총재 자리에 앉을 사람이니까.

 그런데도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코쿠라 씨를 양자로 들이려고 한 것은, 그만큼의 재능을 코쿠라 씨가 숨기고 있으니 그런게 틀림없다.

 그 사람에게 한 일을 생각하면 최저지만, 존경하는 어머님과 큰아버님에게 인정받은 것에 질투심을 느낀다.

 그러니까 만나고 싶다. 만나서 그 사람에게 사과하고 싶다. 그리고 어머님과 큰아버님이 인정하는 그 사람의 복식 재능을, 이 눈으로 보고 싶다. 성장하면, 아버님에 필적할 정도라고까지 들었던 그 사람의 실력을 알고 싶다.

 일본에는 확실히 있다. 그렇지만, 그 있는 곳을 모른다. 루미 누나에게 총재 공의 새로운 거주 장소를 물어봤지만, 총재 공은 나를 만나고 싶지 않은지, 새로운 거주 장소를 루미 누나에게도 알려주지 않았었다.

 진심으로 그 사람은 화내고 있다. 내 얼굴따위는 꼴보기도 싫다는 의사가 저릿저릿 전해져 왔다.

 ……확실히 처음 난관을 뛰어넘어도, 필리아 학원에서 뭔갈 해올거라고는 생각한다.

 그 일도 불안하지만, 지금은 눈앞에 다가온 입학식이다.

 코쿠라 씨의 일도 총재 공의 일도, 지금은 생각하지 말고 조사원 쪽에 집중하자.

 그리고 약속의 때까지, 소중한 주인인 에스트나, 협력해주고 있는 루미 누나들과 함께 반짝이는 나날을 걸어나가보이겠어.

 아버님, 어머님……. 부디 기다려주세요. 반드시 저는 최우수상의 영광을 붙잡아보이겠어요.

 ……안녕히 주무세요.



 작가의 말



 4월편에 다음화부터 돌입.

 사이카의 최초의 난관, 얼티밋 아사히의 매력을 뛰어넘어 무사히 입학식을 끝마칠 수 있을지 부디 기대해주세요.

 여기까지 응원해주신 여러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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