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가의 말
이번화도 역시 이요와 모미지가 함께 등장하는 화이기에 별명으로 인한 말장난은 직역했음을 밝힙니다.
3월 중순 (사이카 side) 6
side 사이카
너무나도 놀라운 사실에 나는 소리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행방을 알 수 없었던 코쿠라 씨가, 설마 아메리카의 내 친가에 있었고, 게다가 그 보고를 귀국할 때까지 어머님이 보고하는걸 잊어버렸다는 사실.
엥? 진짜 어떻게 된거야?
『정말로 미안해, 사이카. 뭣보다 나도 다수의 방해를 받아서, 달리 신경 쓸 여유가 없었어.』
"방해!? 대체 누구인가요!?"
그 사람들 탓에 코쿠라 씨의 보고가 늦었던 것에 나는 분노를 느꼈다.
외국인 부대에게 의뢰를 부탁해, 그 놈들을 심한 꼴을 당하게 해주고 싶다고조차 생각할 정도다.
『남편에 야치요, 거기다 오오쿠라 스루가야.』
아주 자알 알고 있는 분들이다!
거기다 더해, 어떻게 해도 내가 손을 댈 수 없는 사람들이고.
게다가 그 어머님을 언제나 따르고 있던 아버님마저 적이 되었었다니, 무슨 상황이야!?
『방해마저 없었다면, 아사히를 사쿠라코우지 가에 남겨둘 수 있었어! 게다가 내가 소중히 하던 사진까지 카피당하고 말았지. 나, 나만의 보물이었는데…….』
……언제나의 완벽한 어머님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약한 목소리가 전화 너머로 들려왔다.
『만찬회』 때도 생각했지만, 역시 어머님은 코쿠라 씨가 관련되면 냉정함을 유지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정말로 그 사람은 뭐하는 사람일까?
『그래서 이야기를 되돌리겠다만, 아사히는 일본에 귀국했어. 그쪽 점심 즈음에는 도착했을테지.』
"그, 그런가요. 그래서 지금 일본 어디에 있는지 아시나요?"
아무리 그래도 오늘은 이미 늦었으니 만나러 갈 순 없지만, 나중에 만나러가자.
『이요를 만나러 간다고 말했었으니, 혹시나 오늘 중이라도, 너희들이 오오쿠라 이온에게서 받은 맨션을 방문할지도 모르겠어.』
기쁜 보고다! 코쿠라 씨가 여기에 와줄지도 모른다니, 꿈만 같다!
……나를 만나러 오는게 아니라, 이요를 만나러 오는게 조금 아쉽지만.
『아아, 그렇지. 이요한테 전해줘. 아사히는 기운을 되찾았어. 복식에 돌아갈 결의도 굳혔다고.』
……응?
지금, 뭐라 어머님은 말하신걸까?
복식에 돌아가? 코쿠라 씨가?
"저, 저기 어머님. 코쿠라 씨가 복식에 돌아갈 결의라는건 무슨 이야기인가요?"
『응? ……아아, 그런가. 너희들이 만났을 때의 아사히는 복식을 그만뒀었지. 그러면 어쩔 수가 없나……. 사이카, 아사히는 복식을 하고 있다고.』
"엥?"
『게다가 그 재능은, 옛날, 네게도 이야기했던 나를 따르고 있던 『코쿠라 아사히』와 동질한 것을 숨기고 있지. 성장하면 남편에 필적하겠지.』
"아버님에 필적!?"
그 코쿠라 씨가 복식에 있어 아버님에 필적할 정도의 재능을!?
세계적인 디자이너인 어머님을 그림자 너머로 지탱하고 있는 아버님. 그것과 동질이라는 것은, 코쿠라 씨는 복식에 있어서 굉장한 재능을 숨기고 있다는 것이 된다.
『그렇다고는 해도, 그 재능을 받쳐주는 정신 쪽이 아직껏 불안정하지. 지금의 아사히는 평소 너희들이 알고 있는 아사히, 아니 우울한 모습으로 돌아갈 위험성이 있지……. 그다지 주위에 알려지기는 싫지만, 또 네가 아사히를 화나게 만들어 몰리게 만드는건 위험해. 내가 허가할테니, 이요에게 어째서 아사히가 복식을 버릴 정도로 몰려있었는지, 그 경위를 들어.』
"네, 네에."
놀라울만한 사실을 알게 됐지만, 다소라도 이요에게 코쿠라 씨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섣불리 그 사람의 마음의 상처를 자극하는 일의 위험성은 싫을 정도로 맛보았다.
같은 미스를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요에게서 이야기를 듣자. 전할 것을 다 전한 어머님은 전화를 끝고, 그대로 나는 전화의 내용을 모두에게 알렸다.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다행이다! 정말로 다행이다!! 코쿠라 씨가! 아아아아아! 복식에 돌아와주신다니! 아아아아아아아아앗!"
어머님의 전언을 들은 이요는, 왕왕 울었다.
언제나 나를 도와줘 의지했던 이요. 그런 그녀가, 왕왕 우는 모습에, 그녀도 또한 가슴 속에 썩혀두던게 있었구나하고 나는 알았다.
눈물을 흘리는 이요가 진정할 때까지 우리들은 기다렸다.
"……죄송해요. 꼴보기 싫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말았네요."
"꼴보기 싫다니 그렇지 않아."
그렇다. 이요의 체격 탓에 남성으로 착각당하는 경우가 많지만, 여성이다.
가슴 속에 숨겨두던게 있는 일을, 생각해야만 했을지도 모른다.
"사모님에게서 허가가 내려왔기에, 제가 아는 일을 조금 이야기할게요. 그러나, 그 전에, 어째서 제가 도련님의 계획에 반대하지 않았는지 이야기하겠어요……. 저도 도련님과 똑같았어요."
"엥? 나랑 똑같았다니?"
"저도 도련님과 같이 코쿠라 씨의 마음의 상처를 부주의하게 건드려버리고 만거예요. 그 탓에 코쿠라 씨는……. 복식을 자신의 손으로 버리고 만거예요. 뭣보다도…… 인생의 모든 것을 바쳐도……. 상, 상관없다던……. 코쿠라 씨가……. 생각했었던 복식을……. 제, 제가 버리게 만들었어요."
이요는 눈물을 흘리며, 마치 참회하는 듯이 우리들에게 이야기했다.
코쿠라 씨가 그만큼 복식을 좋아했다는 일도 놀랐지만, 그 정도로 인생을 걸고 있었던 복식을 버렸던 일도 놀랐다.
나는 어떨까? 확실히 이 길을 나아가고 싶다고 줄곧 바라고 있다. 그걸 걸어볼 결의는 했지만, 버리는 결의는 할 수 없다. 거기에 있는 고뇌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몸이 부들거리고 만다.
눈물을 닦고, 이요는 이야기를 다시 시작해주었다.
"처음에 그 분이 벚꽃 저택에 찾아왔을 때, 저는 제가 알고 있는 코쿠라 선배와는 다른, 너무나도 약한 그 분의 모습을 보고, 뭔가 기운을 차리게 만들 수단은 없을까하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떠오른 것이, 코쿠라 선배가 만든 의상의 사진을 보여주는 것이었어요."
『코쿠라 아사히』 씨가 만든 의상의 사진.
그건 분명, 내가 동경한 그 어머님을 빛나게 해준 의상의 사진인게 틀림없다.
나는 그 사진을 보고, 디자이너의 길을 목표로 했다. 이요가 보여주려고 생각한 것도 이상하진 않다.
그도 그럴게, 그 의상을 입은 어머님은 대단하니까!
그렇지만, 이요의 얼굴은 어둡게 가라앉아있다. 어째서 그런 얼굴을?
……기다려봐. 우리들이 만났을 때의 코쿠라 씨는, 어땠지? 그 슬퍼보이는 표정밖에 보이지 않았었다.
설마하는 생각이 뇌리에 스침과 동시에, 이요가 입을 열었다.
"도련님은 그 사진을 보고 동경을 품었다고 말하셨었죠……. 그렇지만, 코쿠라 씨가 품은건 정반대예요."
"정반대? 그게 뭔데?"
"……절망이에요."
"""""……."""""
모두, 말을 잃었다.
그 정도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을 알게 됐다.
그 의상을 보고 절망을 품었다? 말도 안돼. 있어서는 안된다. 그도 그럴게, 그 의상을 아는 사람들 모두가 대단한 의상이라고 평가했었다.'
쓸데없는 말이 무엇 하나 붙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고 대단한 의상이었지 않은가.
나의 원점이라고 할 수 있는 그 의상의 사진을 보고, 코쿠라 씨는 절망했다. 대체 뭐에?
"지금도 그 때 일은 잊지 못해요. 사진을 본 코쿠라 씨의 얼굴에서, 표정이 사라져 고개를 숙이고 힘을 잃은 때의 일을. 그리고 다음에 코쿠라 씨가 얼굴을 들었을 때에는, 이미 거기에 제가 알고 있는 코쿠라 씨의 미소는 없었어요. 모미모미를 빼고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아는, 쓸쓸한 미소밖에 띄우지 못하게 된거예요."
이요의 양손이 떨리고 있다.
그 때의 일을 후회하고 있는거겠지.
"저는 그 얼굴을 보고 잘못하고 말았다고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뭘 잘못하고 말았는지 당시의 제게는 알 수 없어 어찌 할 바를 몰라, 코쿠라 씨와 접촉하는게 두려워 일에 몰두하게 만들었어요……. 그 전환기가 찾아온건, 코쿠라 씨가 오고 나서 반년후에 이온 님이 방문하셨을 때였어요."
역시 큰아버님은, 미리 코쿠라 씨를 찾아냈었구나.
나와 아트레, 코노치요가 귀국했을 때, 코쿠라 씨가 벚꽃 저택에 찾아오고 나서 1년 지났었다고 말했었다. 그리고 총재 공이 코쿠라 씨를 찾기 시작한게 반년전.
수색을 개시하고 나서 바로 코쿠라 씨를 찾아냈는데도, 큰아버님은 총재 공에게 보고하지 않고 벚꽃 저택에 코쿠라 씨를 숨기고 찾아내지 못했다고 보고한게 틀림없다.
"지금 이야기를 했을 때, 이온 님은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보여줘야만할게 틀렸다.』고."
"그 어머님의 의상으론, 코쿠라 씨를 기운차리게 할 수 없었다는거야?"
"네. 코쿠라 씨에게 있어서, 코쿠라 선배는 복잡한 상대라고 저는 완전히 인식하지 못했었던거예요."
"코쿠라 씨의 어머님인데도 말인가요?"
"아트레 아가씨……. 코쿠라 씨가 벚꽃 저택에 온 경위를 떠올려주세요……. 비슷한 경위이면서도, 코쿠라 씨는 코쿠라 선배와 달리……. 따르고 있던 저택에서 쫒겨나고 말았어요."
"앗!"
아트레는 눈치챈 모양이다.
나도 눈치챘다. 코쿠라 씨와 『코쿠라 아사히』 씨는, 비슷한 경위의 길을 걸어나가면서도, 한쪽은 성공했어도 한쪽은 실패했다는 차이가 있다.
어머님을 위해 대단한 의상을 만든다는 행위를 이루어낸 『코쿠라 아사히』 씨.
그것에 비해 코쿠라 씨는, 따르고 있던 사람의 인생에 상처를 남길 행위를 하는 것만으로 끝나고 말았다.
……솔직히 말해, 내게는 코쿠라 씨가 그 때에 받은 충격을 상상도 할 수 없다.
그래도, 정말 좋아했다고 하는 복식을 버릴 정도의 결의를 품을 정도의 일이었다는건 안다.
그리고 그 코쿠라 씨가 복식을 돌아오기로 결의했다는건…….
"기운을 되찾은게 틀림없어요! 도련님들도 분명 놀라실거예요. 코쿠라 씨의 진짜 미소는, 보는 사람을 밝게 만드는 미소예요! 저도 드디어 만날 수 있는게 기대돼서 어쩔 수가 없어요!"
"……그래, 기운을 되찾았구나……. 코쿠라 씨."
루미 누나의 얼굴에 조금이지만 경계심이 떠올랐다.
어쩔 수 없다. 루미 누나는 코쿠라 씨가 오오쿠라 가를 미워하지 않을까하고 걱정하고 있으니까.
그건 그렇다치고 코쿠라 씨가 기운을 되찾은건가.
……아무리 떠올려보려해도, 내가 떠올릴 수 있는건 코쿠라 씨의 분노와 슬픔에 가득찬 우는 얼굴뿐.
한번 분명히 봤던 미소가 어떻게 해도 떠오르지 않는다. 거기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알게 된다면, 내게 좋은 감정을 품어줄까?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렇다기보다는, 이미 내 행동으로 인한 민폐 때문에, 총재 공을 설득해준 것일지도 모르고. 그걸 고려하고 생각해보면 역시 어떻게 해도 플러스의 이미지가 없다. 미움받으면 어쩌지?
"이요이요. 아까 전부터 말하던 코쿠라 씨는, 대체 누구야?"
"여기서는 이야기할 수 없으니, 나중에 설명할게. 모미모미."
침울해진 사이에, 이요와 모미지가 또 비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모미지만 코쿠라 씨를 만나지 않았던걸 떠올렸다.
……잘만 하면, 『코쿠라 아사히』 씨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모미지는 코쿠라 씨에 관한 사정을 모르니까.
어떻게든 이요를 떨어뜨려놓을 수 없을까하고 생각하자니, 코노치요가 머뭇머뭇 손을 들었다.
"저기~, 도련님?"
"왜, 코노치요."
"그게……. 코쿠라 씨는, 지금 일본에 있는거죠?"
"응. 어머님이 말하기엔, 오늘 낮 즈음에는 도착한 모양이야."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요……. 이미 여기에 찾아와 있는게 아닐까요?"
코노치요의 발언에 방이 조용해졌다.
머뭇머뭇 나는 아트레의 방에 있는 시계로 눈을 돌려봤다.
현재 시각은 오후 9시. 내가 에스트의 방에서의 일을 끝낸게 8시. 1시간 지난게 된다.
회의 중이기에, 이요에게 볼일이 있어도 긴급한게 아닌 한 대응은 엔트런스의 접수원에게 하도록 부탁해뒀다.
즉, 코쿠라 씨가 이 1시간 사이에 와도, 이요에게로의 연락은 오지 않는다.
그 사실을 이요도 깨달았는지, 바로 내선 전화로 달려갔다.
"앗, 나야! 이 1시간 사이에, 코쿠라 아사히라는 분이……. 엣!? 왔어!"
"윽!?"
숨을 삼키고 말았다.
혹시나하고 생각했던 가능성이 맞아떨어졌다.
그 사람이. 코쿠라 씨가 지금, 『벚꽃의 정원』에 와 있다!
"그래서 지금은 어디에? 엣? 지하 쪽으로 갔어?"
"앗! 오라버님!"
대화를 듣고 있던 나는, 등뒤에서 부르는 아트레의 목소리를 신경쓰지 않고 방을 뛰쳐나갔다.
서둘러야만 한다! 지금 놓치면 이제 다음은 없을지도 모를거라 생각해, 나는 엘레베이터의 버튼을 눌러 도착하길 기다렸다.
"사이카 씨! 진정해!"
"맞아요, 도련님!"
엘레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는 사이에, 루미 누나와 코노치요가 쫒아왔다.
그렇지만, 나는 신경쓰지 않고 도착한 엘레베이터에 타, 루미 누나와 코노치요도 들어왔다.
문이 닫히고, 엘레베이터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루미 누나가 양손으로 내 어깨를 붙잡았다.
"됐으니까 진정해!"
"그래도, 그 사람이! 코쿠라 씨가!"
"진정해주세요, 도련님! 지금은 사쿠라코우지 사이카가 아닌, 코쿠라 아사히 님이라구요, 도련님은!"
"……앗."
어째서 두사람이 나를 멈추려고 했는지, 알았다.
그렇다. 지금의 나는 사쿠라코우지 사이카가 아니라, 여성인 코쿠라 아사히다.
그런데도, 사쿠라코우지 사이카로서 움직여버리고 만다면, 지금까지의 일이 전부 쓸모없어진다.
진정하자. 심호흡을 해서 진정해야한다.
"……죄송했습니다. 이제 괜찮아요."
"다행이야."
"진정하셔서 다행이에요. 그러면, 도련님. 일단은 저와 루미네 님이 지하에서 코쿠라 씨를 수색할게요."
"엥? 어째서인가요?"
세명이서 찾는 편이 나을텐데?
어째서 루미 누나와 코노치요만?
"저기 말야. 지금 자신의 모습을 떠올려봐."
"여장하고 있다구요, 지금 도련님은? 그 일을 찾아낸 코쿠라 씨한테 알려드리지 않으면, 만난 순간에 코쿠라 씨, 울어버릴지도 몰라요."
"사이카 씨가 여장한다고 이야기했을 때, 왕왕 울었는데 사전에 알려두지 않으면, 또 울지도 몰라."
……그러고보니, 그랬다.
코쿠라 씨. 내가 여장한다고 말했을 때에, 크게 울었었다.
이야기만으로 그거였으니, 실물을 보면 그 자리에서 울어버릴지도 모른다.
여기는 루미 누나와 코노치요가 말하는대로, 두사람에게 맡기고 나는……. 응?
다시금, 자신의 모습을 둘러보았다.
"왜 그래?"
"도련님?"
내 행동에 두사람은 고개를 갸웃했으나, 신경쓰지 않고 몸을 둘러봤다.
입고 있는 여성복을 밀어올리는 가슴 (안은 패드가 달린 브라).
피부를 보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긴 스커트로 둘러싸인 부풀어오른 엉덩이 (아버님 유전).
사쿠라코우지 사이카 때에는 묶었었지만, 지금은 풀어두고 있는 어머님 유전의 하얀 머리카락.
응, 틀림없이 코쿠라 아사히로서의 나다.
……즉, 여장하고 있다.
"엥?"
"저, 저기 도련님? 서, 설마?"
루미 누나와 코노치요가, 나를 보고 허둥대고 있다.
뭐, 뭔가……. 위, 위험하다. 얼굴이 뜨거워져가는걸 느낀다.
서, 설마? 엥? 거, 거짓말이야.
그, 그도 그럴게, 지금까지 아무렇지도. 그, 그래 아무렇지도 않았잖아!
침울해진 적은 있었지만……. 서, 설마, 그럴수가!?
자신도 믿을 수 없는 사실에 도달한 순간, 엘레베이터가 지하에 도착했다.
"자, 자아! 가, 가죠!"
"잠깐 기다려!"
"정말로 안돼요!"
사전의 약속도 잊어버리고 엘레베이터에서 뛰쳐나온 나를, 허둥지둥 루미 누나와 코노치요가 막았다.
등뒤에서 코노치요에게 겨드랑이 사이에 두손을 끼워져, 루미 누나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나의 얼굴을 훔쳐보았다.
"이 얼굴은……. 저기, 아사히 씨."
"네, 네에! 뭐, 뭔가요!? 루미네 아가씨! 코, 코쿠라 아사히는, 코쿠라 씨를 찾는데, 의, 의욕, 마, 망고스틴틴이에요!" (틴틴 = 친친 = 자지)
"너무 동요하잖아."
"저기, 루미네 아가씨? 혹시나가 아니라 코쿠라 님은?"
"응……. 틀림없이……. 부끄러워하고 있어. 자신의 모습을 보이는걸."
"서, 설마! 그, 그럴리가 없어요! 저는 여느 때의 저예요!"
"그런 얼굴을 해놓고선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굉장히 새빨갛고, 눈이 빙글빙글 돌고 있다구요."
엥!?
알게 된 사실에, 나는 굳어버리고 말았다.
그 틈에 코노치요가, 옷 주머니 속에서 손거울을 꺼내 내게 보여주었다.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은……. 새빨갰다.
어머님 유전의 하얀 피부가, 귀까지 새빨개져있었다. 잘 보면 눈도 빙글빙글 돌고 있는 듯이 보인다.
……아무리 봐도, 지금의 나는 부끄러워서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어있는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
"……거짓말?"
자신도 믿을 수가 없었다.
아, 아니 그치만! 지금까지 아무렇지 않았었는데! 오히려 이 어머님 유전의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보이고 칭찬받는걸 기뻐했었다!
그, 그런데, 어째서 이제와서 나는 부끄러워하고 있는거야!?
"이제 틀림없어."
"예전부터 그 낌새는 보였지만요……. 확정적이에요."
"……뭐, 뭐가?"
"아사히 씨……. 당신, 코쿠라 씨를 여성으로서 의식하고 있지?"
두근하고 심장이 튀어나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내, 내가……. 코쿠라 씨를 여성으로서 의식하고 있어?
아, 아냐! 두사람에게는 말할 순 없지만, 내가 코쿠라 씨를 의식하고 있는건, 그 날 밤의 아버님에 그 사람이 닮았기 때문이야!
그, 그것뿐이다. 결단코 그 사람을 여성으로서 보고 있는게 아니다.
……그, 그래도 잘 생각해보자. 만약 그 날 밤의 아버님에게, 지금 나의 모습을 보여져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을까?
"코, 코쿠라 님의 얼굴이! 더더욱 얼굴이 새빨갛게!?"
무리다! 그 날의 아버님에게 지금의 나를 보여주는건 더 무리야!
애초에 최근 평범히 지내고 있었지만, 내가 여장하지 않으면 디자인을 제대로 그리지 못하는건, 가족에게도 비밀로 하던 일이다.
최고의 환경에서 그릴 수 있는 것에 마음이 들떠, 그 후에 일어난 여러 사건으로 부끄러움같은건 사라져버렸었다.
그렇지만, 코쿠라 씨의 존재로 인해 내 마음 속 깊이 잠들어있던 수치심이 눈을 뜨고 말았다.
"코, 코노치요 씨. 지하 수색을 부탁드려요."
"코쿠라 님은?"
"……바, 방에 돌아가 갈아입고 올게요."
지금, 코쿠라 씨를 만나는건 무리다.
적어도 사쿠라코우지 사이카 모습으로 만나지 않으면, 수치심으로 사과하기는 커녕 만족스럽게 이야기하지도 못할 것 같다.
지하 역에서의 수색을 코노치요에게 맡기고, 나는 자기 방으로 루미 누나와 향했다.
"……나는 바보야."
방 안에 놓여있는 옷을 확인한 나는,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쓰러지고 말았다.
잊어버렸었지만, 『벚꽃의 정원』에 있을 때는, 철저하게 코쿠라 아사히로 지내려 생각해 남성용의 옷은 일절 방에 놓아두지 않았었다. 무심코 자신의 주인이 방에 놀러온다는 위험성도 있었으니까, 당연한 대처지만.
설마, 이런 사태가 될거라고는 생각도 못해봤다.
"어쩔 수 없네. 야소시마 씨에게 부탁해, 서둘러 벚꽃 저택에서 한벌만 옷을 가져와달라고 부탁하자."
"고마워, 루미 누나."
"그 대사. 정말로 이런 식으로 듣고 싶지 않았어."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루미 누나는 방에서 나갔다. 아마도 엔트런스에서 이요에게 연락하겠지.
……코쿠라 씨를 만나는 것만으로, 이런 난관에 봉착할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코노치요가 찾아내주면 좋겠지만.
"코쿠라 씨는 찾지 못했어요. 그저 그럴듯한 사람이, 지하 카페에서 에스트 씨라 생각되는 사람과 함께 나갔다고, 점원이 말했었어요."
"아가씨……. 나중에 벌이 필요하겠네요."
에스트 녀석. 그만큼 달달한걸 너무 많이 먹는다고 주의해뒀는데.
내게 숨기고 먹으러 간 듯하다. 이건 나중에 주의해둬야지.
"저기 도련님. 예전부터 생각했었지만, 도련님과 에스트 아가씨의 관계는 보통 사용인과 주인의 관계와는 다르기에. 어릴 적부터 사용인으로서 교육받은 코쿠라 씨에게는 인상이 나쁠지도 모르겠어요."
"이제부터 마음을 고쳐먹고 에스트 아가씨에게 상냥하게 대할게요!"
그렇지. 나와 에스트의 관계는, 보통 사용인과 주인 관계와는 다르지.
아메리카에 있는 코노치요의 숙모인 야치요가 알면, 반드시 화낼테니까. 그거랑 같은 가치관을 코쿠라 씨가 갖고 있다면, 내 인상이 내려갈 뿐이다.
부디 에스트가 나쁘게, 나를 코쿠라 씨에게 말하지 않기를 바랄 수 밖에 없다.
그대로 코노치요와 둘이서 방에서, 이요에게 연락하러 간 루미 누나를 기다렸다.
……이상하게 늦다. 루미 누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 어쩐지 지친 얼굴을 한 루미 누나가 돌아왔다.
"코쿠라 씨랑 이야기하고 왔어."
"역시 있었어!?"
루미 누나의 보고에 나는 일어나, 가까이 다가갔다.
어라? 어쩐지 정말로 지친 듯한 얼굴을 하고 있어?
대체, 코쿠라 씨와의 무슨 이야기를.
……루미 누나가 코쿠라 씨에게 할 이야기란건 하나 밖에 없다. 코쿠라 씨 오오쿠라 가 복수설의 이야기를 하고 온거겠지.
나는 지금도 믿지 않지만, 일반적인 생각으로 코쿠라 씨를 보고 있는, 루미 누나는 경계하고 있었으니까.
"일단은 사이카 씨……. 당신이 말했던건 옳았어. 코쿠라 씨. 오오쿠라 가에게로 복수따윈 전혀 생각하지 않았어."
"그것봐! 루미 누나의 지나친 생각이었어! 내가 말한대로, 코쿠라 씨는 복수따위를 생각할 사람이 아니었지."
"응. 그랬어."
……꽤나 솔직하게 루미 누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대체, 코쿠라 씨와 어떤 대화를 하고 온걸까?
"뭐야 그 사람? 너무 순수해서, 질문한 이쪽이 죄악감을 느껴버릴 것만 같아. 그런 사람이 이 세상에 있었다니."
"저기 루미네 아가씨? 그래서 코쿠라 씨는?"
"아아, 미안. 이온 씨에게 불린 것 같으니까, 돌아갔어."
"돌아갔어!?"
그럴수가! 드디어 만날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그거랑 사이카 씨에게 코쿠라 씨한테서 전언."
"뭐, 뭘까?"
"나중에 반드시 온대. 그 때에 사이카 씨가 지금까지 뭘 했는지 전부 듣도록 하겠다고 들었어. 미안, 내 실언으로 코쿠라 씨, 사이카 씨에게 꽤나 엄한 시선을 보낼 것 같아."
……듣고 싶지 않았다.
기운을 차렸으니까, 혹시나 내가 잊어버리고 만 미소를 보여주지 않을까하고 기대했었는데.
만났을 때에 처음으로 보내오는게, 엄한 얼굴이라고 생각하니 침울해지고 만다.
"그리고, 코쿠라 씨의 미소는 이요 씨가 말했던 것처럼 멋지게 보였어. 마음 속으로부터 지금을 기뻐하고 있다는 인상을 느껴서, 이쪽도 어쩐지 마음이 포근해질 것 같아."
그리고 루미 누나는, 내가 보고 싶었던 코쿠라 씨의 미소를 본 모양이다.
활활 타오르는 듯한 질투를 느꼈다. 나는 엄한 시선을 만났을 때에 보내올지도 모르는데, 루미 누나는 코쿠라 씨의 미소를 봤다고 생각하니,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소용돌이쳤다.
"사, 사이카 씨……."
"미안……. 조금 질투를 느껴서……. 루미 누나들에게는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나는 딱 한번 코쿠라 씨의 미소를 본 적이 있거든."
"엥? 언제?"
"귀국해서 벚꽃 저택에 돌아온 그 날 밤……. 모두가 잠든 후, 나는 밤늦게 식당에서 코쿠라 씨와 이야기를 했었어. 어쩐지 굉장히 코쿠라 씨는 약해져있었어.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도 코쿠라 씨는 큰아버님의 말을 들어서였을지도 모르겠어."
"……어떤 말?"
"……큰아버님이 이렇게 말했었던게 기억나. 『나약함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혐오해야할 것이다. 그저 눈부셨던 나날을 그리워하며, 거기로부터 나가려고도 하지 않고 머무르려 하다니 나약함 이외에 뭐라 할 방도가 없다』고."
"그건……."
"너무해요. 만약 그 말을 코쿠라 씨가 들었다면."
"응. 그러니까, 코쿠라 씨는 나와 그 날 밤에 만났을 때에 굉장히 약해져있었다고 생각해."
나나 아트레에 대해서는 무르지만, 큰아버님은 본래는 엄한 사람이다.
코쿠라 씨에 대해서는, 큰아버님은 엄한 모습으로만 대하는 방법만 아는걸지도 모른다. 그래도, 코쿠라 씨를 소중히 생각하고 있는건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큰아버님은 코쿠라 씨를 재빨리 발견했었지만, 억지로 벚꽃 저택에서 데리고 나가려고는 하지 않았다. 약해져있었던 코쿠라 씨가 조금이라도 회복하기를 빌며, 벚꽃 저택에 살게 두었다. 그게 할 수 없게 된건, 나와 아트레가 일본에 귀국해서다.
그러고보니, 그 귀국한 날에 큰아버님은 분명…….
"……기억났다. 그 날, 큰아버님은 나와 아트레에게 자신이 살 예정인 맨션에 함께 살지 않겠냐고 말씀하셨어. 그건 아마도 ,나와 아트레에 관해 코쿠라 씨가 상처입는걸 두려워했었던걸지도 모르겠어. 루미 누나도 처음에는 걱정했었잖아? 코쿠라 씨가 아버님의 아이가 아니냐며."
"응. 그래도, 그건 완전히 내 착각이었어. 나중에 이온 씨한테서도 들었어."
"그 일로 제일 고민했었던건, 혹시나해서 코쿠라 씨일지도 몰라. 만약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코쿠라 씨와 함께 있는걸 본다면."
"틀림없이 의심받을거예요. 저도 『만찬회』에서 뵀을 때에, 사전에 도련님이 알려주시지 않았다면, 엄한 시선을 보냈을지도 몰라요."
"그리고 코쿠라 씨는 오오쿠라 가의 첩 누군가의 아이야. 나나 루미 누나, 코노치요보다도 그 쪽의 괴로움을 알고 있을거라 생각해."
"과연 그렇구나. 그래서, 이야기를 되돌리겠는데, 어떤 경위로 코쿠라 씨의 미소를 본거야?"
"약해져있던 그 사람을 내버려두질 못해서 위로했었어. 나는 그 때에, 코쿠라 씨의 미소를 봤어. 코쿠라 씨의 사정도 알려줬어."
"……즉, 사이카 씨. 당신, 코쿠라 씨가 슬퍼해하는 이유를 알고 있었는데, 그것과 비슷한 일을 코쿠라 씨 앞에서 제안하고 만거구나."
루미 누나의 지적에, 나는 다시금 자신이 저지르고 만 일을 이해해, 고개를 아래로 숙이고 말았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두둔할 수 없어요, 도련님."
"……알고 있어. 자신이 제일 바보같은 짓을 해버린건."
"……뭐어, 아마도지만, 코쿠라 씨는 그 일을 신경쓰지 않을지도 몰라. 그렇게 말하기보다는, 그 사람. 정말로 뭐야? 나의 일반론이 붕괴당해서 정말로 곤란했어."
그렇게까지 골머리를 썩히는 루미 누나를 보는건, 처음일지도 모른다.
대체 코쿠라 씨와 어떤 대화를 한걸까? 신경은 쓰이지만, 이 상태라면 알려줄 것 같지 않은걸.
"어쨌든, 오늘은 만나지 못해서 다행일지도. 만약 사이카 씨가 이제와 코쿠라 씨 한정이지만, 여장을 부끄러워하는걸 알면."
"장난하는거라고 생각해, 총재 공에게 보고할지도 모르겠네요. 코쿠라 씨는 총재 공이 마음에 들어하시는 모양이니까요."
"응. 나중에 만날 때는, 코쿠라 아사히가 아니라 사쿠라코우지 사이카로서 그 사람을 만날게. 그리고 제대로 사죄할거야."
용서받을지 말지는 모르겠지만, 사죄만큼은 절대로 해야만 한다.
루미 누나와의 처음 약속인 것도 있지만, 뭣보다도 나는 그 사람에게 사과해, 그 사람에게만 이야기하지 못한 필리아 크리스마스 콜렉션에 참가하고 싶은 이유를 말하고 싶다.
납득해줄지 말지는 모른다. 그도 그럴게, 내가 지금 하고 있는건, 저지른 일로 괴로워한 행위와 비슷한 일이니까, 오히려 미움받는걸 각오해둬야겠지.
……그 사람에게 미움받는건, 아버님에게 미움받는 것과 같을 정도로 마음이 아플지도 모르겠지만.
아니, 아버님이 나를 싫어한다는건 하늘이 뒤집혀도 없을테니까, 비유적인 표현이다.
조사원의 설득 쪽도 있고, 가능하면 이번달 중으로 와주길 바란다. 다음번엔 갑작스럽게 오는 것이 아닌 사전 연락을 해주면, 더 좋다.
"그럼, 일단은 아트레 씨의 방으로 돌아가자. 옷 쪽은 야소시마 씨와 모미야마 씨가 가지러 갔으니까. 역시 남성용의 옷은 아트레 씨의 방에 놔두는 편이 나을지도 몰라."
"응, 그러네."
루미 누나의 제안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코노치요와 함께 아트레의 방으로 돌아갔다.
거기에는…….
"후훗, 용서 못해요 코쿠라 아사히. 나의 어엿한 언니를 홀리다니……. 다음에 이 맨션에 찾아왔을 때는, 이 어머님의 총으로 쏴드리겠어요."
눈에서 하이라이트가 사라져, 어머님의 총을 다듬고 있는 아트레가 있었다.
즉시 나와 루미 누나, 코노치요는 서로 고개를 끄덕이고, 아트레한테서 총을 빼앗았다.
발사되는건 스펀지지만, 맞으면 아프니까 말야.
……아메리카의 아버님, 어머님, 여장 모습의 저를 너무 좋아하는 여동생에게 듣는 약은 없는걸까요?
작가의 말
원작에서는 남성용의 옷을 소지했었던 사이카지만, 이 작품에서는 각오 차이로 전부 벚꽃 저택 쪽에 놓고 왔습니다.
번외편
『저택으로 사이카의 옷을 가지러간 도중의 차 안에서의, 이요이요와 모미모미의 대화』
"에에에에엥!?"
"놀랍겠지만, 전부 사실이야, 모미모미."
"그, 그래도!? 그, 그런 게임이나 이야기같은 일이 있을리가."
"나도 처음엔 믿을 수 없었지만……. 확실히 지금, 이 세계에는 코쿠라 씨……. 아니, 오오쿠라 유세이 씨가 있어."
"…………꿈? 설마 나, 꿈 꾸고 있는거야?"
"꿈이 아니라 현실이야. 그리고 나는……. 오오쿠라 유세이 씨에게 복식을 버리게 만들었어."
"……이요이요."
"그래도, 유세이 씨는 역시 유세이 씨야. 도련님을 위해 먼 곳에 있으셔도 힘을 빌려주셨었어. 후후, 이제 곧 만날 수 있는게 기대돼!"
"그, 그러네……. 아직, 조금 혼란스럽지만……. 나, 나도 만날 수 있는게 기대돼……. 응?"
"어머, 전화가 온 모양인걸, 모미모미."
"네, 모미지입니다. 앗! 케메코 선생님! 이런 시간에 무슨 일이신가요? 엥? 제가 받은 서류에 오류가 있었다구요! 제가 담당할 예정인 반에 또 한 그룹, 종자와 학생이 들어오는건가요!?"
"윽!?"
"네, 네에. 그럼 이름 쪽은……. 엥? 어째서 그 이름이? 어, 어쨌든, 아, 알겠습니다. 실례했습니다."
"……모미모미. 혹시 이건."
"……응. 아마 그럴거라 생각해. 그래도……. 어쩌지. 이 일을 도련님들에게 전하는 편이 좋은걸까?"
"뭔데?"
"……추가로 들어온 종자인 그 사람의 이름은, 『카린 보니린 크론메린』 씨. 그리고 학생의 이름은……. 『아사히』. 『코쿠라 아사히』야."
차 안의 공기가 무거워지고, 두사람의 대화는 벚꽃 저택에 도착할 때까지 끊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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