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이번화에서 달작법 2의 히로인 둘과 만납니다.
누구인지는 본편에서.
3월 중순 (유세이 side) 2
side 유세이
알려준 『벚꽃의 정원』의 주소에 찾아온 나는, 우뚝 솟아있는 맨션을 앞에 두고 쩍하고 무심코 입을 벌리고 말았다.
66층 고층 맨션. 『벚꽃의 정원』. 이야기로는 들었었지만……. 이렇게나 훌륭한 건물이었어?
그걸 툭하고 사이카 님 일행에게 주고 만 아버님. 이제 확실하다.
이야기를 들은 것만으로도 느낄 수 있었지만, 그 사람은 중증의 조카콘이다.
"……사이카 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정말로 어떤 꼴을 당하게 될지. 굉장히 걱정이에요."
형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복식 수업을 전부 포기당한 그 날의 트라우마가 되살아났다.
농담 없이 그렇게까지 기대받았는데, 그걸 배신했던 날에는, 아버님이 형님으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형님에게 때려박힌 두려움과 공포로 몸이 떨린다. 또, 나는 그 사람에게로의 감정을 떨쳐내지 못했기에, 부디 사이카 님이 결과를 내주기를 바랄 수 밖에 없다.
"……가자."
각오를 다지고, 나는 『벚꽃의 정원』에 발을 들였다.
막 건축한 참이라는 말대로, 맨션 안은 청결했다. 외견도 아름다웠지만, 안은 좀 더 아름다웠다. 역시 처음에는, 아버님이 관련된 만큼의 값어치는 한다고 생각했다.
그걸 사이카 님과 아트레 님에게 주고 만 것은, 머리가 아프지만.
엔트런스 쪽에 있는 접수원분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요."
"네, 무슨 용건이신가요?"
"안내원의 야소시마 씨는 계신가요?"
"정말 죄송합니다. 지금, 야소시마 상사님은, 오너인 사쿠라코우지 아트레 님과 중요한 회의를 하고 계시기에."
"그런가요……."
실패했다.
만나러 가면 만날 수 있을거라 생각했었는데, 지금의 야소시마 씨는 이 『벚꽃의 정원』의 안내원이기도 하니까, 벚꽃 저택 때와 같이는 안된다.
사전에 연락을 취했어야한다고 반성하면서, 손목시계로 시간을 확인했다.
지금은 이미 저녁 즈음이 지났다. 호텔 쪽은 예약하고 왔으니까 문제 없지만, 어떡할까?
내일부터 리소나와의 생활이 있으니까, 그 준비로 바빠질거라 생각한다. 가능하면 오늘 만나고 싶지만, 야소시마 씨에게도 일이 있을테니까.
"그러면 코쿠라 아사히가 왔다고만 전해둘 수 있을까요?"
"코쿠라 아사히 님이시군요. 알겠습니다. 전해두겠습니다."
일본에 있는 것만큼은 전하자.
그 마음을 담아 접수원분에게 부탁하고, 나는 엔트런스를 벗어났다.
……그러고보니, 긴죠 씨가 여기 지하 카페의 커피 젤리가 맛있다고 말했었다.
조금 차를 마시고 가자. 혹시나 그 사이에, 회의가 끝나 돌아온 야소시마 씨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커피 젤리는 맛있었다.
긴죠 씨가 말한 일에는 틀림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자신이 만든 것만이 아니라, 밖의 카페에서 식사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맛 연구도 되고, 이걸 기회로 리소나에게 커피 젤리를 만들어주는 것도 좋다. 패션 잡지를 읽으면서, 식후의 커피를 나는 즐겼다.
앗! 이 의상 좋은걸! 패턴은 어떻게 짜여진걸까?
역시, 이렇게 잡지에서도 의상을 바라보는건 즐거운걸. 정신없이 계속 읽어가자, 어느 사이엔가 오고 난 후로부터 1시간 이상이 지나있었다.
슬슬 다시 한번 엔트런스에 가보자고 생각해 일어났다.
"우으, 어쩌지."
옆자리에 앉아있던 금발의 여성이, 머리를 감싸쥐고 있었다.
왜 그러는거지?
"저기……. 왜 그러시나요?"
신경이 쓰였기에 질문해보았다.
내 목소리에 여성은 얼굴을 이쪽을 향해왔다. 첫인상은 아름다운 사람이라 생각했다.
눈 색은 선명한 푸른 눈이고, 그게 빛이 나게 해주는 균형의 밸런스가 잡힌 얼굴 생김새. 옷 위로부터라도 스타일이 좋은걸 알 수 있다. 미인이라 표현할 수 있는 그 사람은, 곤란한 듯이 내게 얼굴을 향해왔다.
"뭔가 곤란하신 것 같은데요?"
"어~ 그게, 당신은?"
"앗, 죄송해요. 갑자기 말을 걸고 말아서요. 저는 코쿠라 아사히라고 해요."
"코쿠라 아사히!?"
나의 이름을 듣고 여성은 놀랐다.
뭘까? 이런 대화를 긴죠 씨하고 이치마루 씨 때에도 했었던 기억이 있다.
혹시나, 이 근처에 아사히라는 이름의 인물이 있는걸까?
"일단 묻는데, 지금 이름은, 본명이야?"
"네, 네에."
수상한 듯이 여성은 나를 보기 시작했다.
일단 코쿠라 아사히라는 이름은, 나의 본명 중 하나다. 진짜 이름은 오오쿠라 유세이지만, 그 이름을 댈 수는 없다.
위험하다고는 생각하지만, 유세이로서의 나를 내보일 수 있는건 리소나나 아버님 앞에서만이다.
그러니까, 코쿠라 아사히로서 그녀를 대응한다.
"이런 우연이란게 있을까?"
"저, 저기~"
"아, 미안해. 당신과 같은 이름인 사람을 알고 있으니까."
"그랬나요."
역시, 아사히라는 이름을 갖는 인물이 근처에 있는 것 같다.
실제로 코쿠라라는 성은 일본에 있고, 아사히라는 이름을 갖는 인물도 있다.
……조금 마음이 아프다. 코쿠라 아사히 씨라는 인물에 대해, 미안함을 느껴버리고 만다.
그도 그럴게, 여장하고 있는 나와 같은 이름이라니, 상대 사람이 알면, 슬퍼할테니까.
그 코쿠라 아사히 씨에게 내심으로 사과하면서, 나는 이야기를 재개했다.
"그래서 뭘 곤란해하고 계신건가요?"
"……방 열쇠를 방에 놓고 와버렸어."
"엥?"
들은 말의 의미를 알 수 없었다.
어째서 방의 열쇠를 잊어버린걸, 카페에서 곤란해하고 있는걸까?
내가 의문의 목소리를 냈기에, 여성이 설명해주었다.
"이 지하 카페 말야. 『벚꽃의 정원』의 60층 이상의 주민에게는 무료 서비스로 메뉴를 제공해주거든."
"과연."
"그렇지만, 방에서 주문하지 않고 여기서 먹을 때는, 계산할 때 방 열쇠를 보여줘야만 하거든."
"그, 그건……. 즉."
알게 된 일에, 나는 여성 앞의 테이블을 봐 보았다.
복수의 케이크의 접시에, 나도 먹은 커피 젤리의 그릇도 있다.
……이렇게나 먹고 그녀의 체중은 괜찮은걸까? 나중에 그녀가 체중계에 올라갔을 때에 비명을 지르지 않기를 빈다.
그래도, 지금은 그것보다도 이대로라면 그녀는 계산을 할 수 없다는 일이 된다.
그녀는 『벚꽃의 정원』의 주민으로, 아마도 몇번 이 지하 카페에 방문했겠지만, 중요한 무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 필요한 방 열쇠를 방에 놓고 오고 말았다.
……그거 위험하잖아!
그렇다는건, 그녀의 방 열쇠가 활짝 열려있다는 일이 된다.
아무리 세큐리티가 철저한 맨션이라도, 열쇠가 열린 채라면 남이 들어갈 수 있다.
아무리 그래도 절도같은건 없을거라 생각하지만, 아는 사이가 찾아와, 열쇠가 열린 채의 그녀의 방에 들어갈지도 모른다.
친한 사이에도 예의가 있으니까, 허가 없이 방 안을 보이는건 꽤나 싫다.
그리고 뭣보다도, 무료로 먹을 셈으로 온 그녀는 지갑을 갖고 있지 않다.
"혼자서 살고 계신건가요?"
"응. 그저 이 맨션에서 고용한 사용인이라고나 할까, 종자가 다른 층에 있는 방에 살고 있어."
"그러시다면, 가게 전화를 빌리셔서 종자분을 부르는건 어떠신가요?"
"최근, 달달한걸 너무 많이 먹는다고 혼났으니까, 알게 된다면 주의당할거야. 게다가 다음 다과회 때에, 내 몫의 과자를 먹을지도 몰라."
그건 정말로 종자인걸까?
솔직히, 그런 일을 벚꽃 저택에서 있었을 때나 리소나의 사용인이었을 때의 내가 했다면, 야치요 씨에게 혼나거나, 최악의 경우 그 자리에서 모가지다. 형님에게도 혼난다.
아무래도, 그녀의 종자인 사람은 꽤나 자유로운 사람인가보다. 개인적인 인상으로서는 아쉽지만 좋지 않다.
"최악의 경우엔, 체벌도 있을지도. 오늘은 무단으로 왔으니까. 손을 꼬집히는 것만으로는 그치지 않을테니까 연락하는게 무서워."
……이 시점에서 나의 그녀의 종자에게로의 인상은 최악이 되었다.
아무리 그래도 체벌은 너무하다. 나 자신이 실수를 범해, 루나 님에게 벌을 강하게 바란 적은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루나 님이 주인이고 내가 종자였으니까다.
그녀와 종자의 사이는 솔직히 보지 않았으니 뭐라고도 말 못하지만, 적어도 그 분이 오오쿠라 가나 사쿠라코우지 가에서 사용인으로서 일하는건 틀림없이 무리겠지. 사쿠라코우지 가의 메이드가 주인이나 손님에게 체벌따위를 하고 있다고 알려지면, 야치요 씨가 기절할지도 모른다.
……그 후에 기절에서 회복한 야치요 씨가, 열화와 같이 화내는걸 상상하는건 그만두자. 트라우마가 되어있는건 자각하고 있지만.
지금은 그것보다도, 그녀의 문제 쪽을 해결하자.
"알겠어요. 일단 확인하겠는데요, 당신은 이 맨션에 살고 계신거죠?"
"응. 65층에 살고 있어."
"그런가요. 그러시다면, 여긴 제가 대신 계산하도록 할게요."
"그건 아무리 그래도……."
"아뇨. 이 고층 맨션은 부호한 분들이 사는 맨션이니까요, 이런 추문이 퍼지는건 좋지 않아요. 게다가……. 실은 이 맨션, 원래는 저의 아버지가 건축하고 있었던 맨션이랍니다."
"엥? 아버님이란건, 당신은 사쿠라코우지 가의 관계자인거야?"
"아뇨, 사쿠라코우지 가는 아니고, 오오쿠라 가 쪽의 관계자예요."
"오오쿠라 가라니……. 혹시 루미네 씨의 지인?"
"네. 일단 루미네 님과는 친척 관계예요. 사정이 있어, 오오쿠라의 이름을 대지는 못하지만, 만약 괘씸한 일을 한다면 저는 아버님과 루미네 님에게 혼나고 말아요. 그러니까요, 부디 여기는 제게 맡겨주세요."
나는 그녀의 테이블에 놓여있던 전표를 들고, 계산대로 향해 자신의 것과 같이 계산했다.
"도와줘서 고마워. 자기 소개가 아직이었으니까 이름을 댈게. 에스트 갤럿하 아놋츠야."
"코쿠라 아사히예요. 잘 부탁드려요, 아놋츠 씨."
"에스트라 불러도 돼."
"그럼, 에스트 씨라고 부르도록 할게요."
"이번엔 정말로 실패했어. 하마터면 폐점 때까지 곤란한 채로, 종자를 부를 꼴이 될 뻔했어. 몰래 먹으려 왔는데, 이런 실패를 한게 들키면 얼마나 혼났을지."
"조심하시는 편이 좋다구요.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그만큼 방심하고 마니까요."
나와 에스트 씨는 나란히 걸어, 엘레베이터에 탔다.
엘레베이터의 문이 닫히기 직전에, 마침 도착한 옆의 엘레베이터에서 분주한 발소리가 들려온 기분이 들었던 것 같은데? 기분 탓인가?
그대로 65층에 도착한 나는, 에스트 씨의 방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자. 이거 대신 계산해준만큼의 돈이랑, 내 마음."
방에서 나온 에스트 씨는, 내가 대신 계산해준만큼의 분량보다 많은 돈을 넘겨주었다.
그래도, 나는 대신 계산해준만큼의 돈을 받고, 남은 분량을 에스트 씨에게 돌려주었다.
"엥? 괜찮아?"
"네. 돈이 궁하지는 않으니까요."
"으~음. 그래도 나도 뭔가 답례를 하고 싶은데, 지금 방에 있는거라고 한다면, 디자인 정도밖에."
"디자인! 에스트 씨도 복식을 하고 계신건가요!?"
"그 반응? 혹시나 코쿠라 씨도?"
"네! 다음달부터 필리아 학원의 복식 부분의 특별편성반에 다닐 예정이에요!"
"엄청난 우연이야. 오늘 만나서 도와준 사람이, 필리아 학원에 다니는 사람에다, 복식 부문의 특별편성반에 들어오고, 게다가 이름이 아사히 씨랑 똑같다니."
"정말이네요."
허나, 이대로라면 복식 부문에 나와 코쿠라 아사리 씨가 있게 되는 일이 되어버린다.
부디 전문 과목만은 다르기를 바란다. 솔직히 여장하고 있는 내가, 여성인 코쿠라 아사히 씨와 함께 수업을 받는건 미안한 마음이 들고 만다.
"그러면, 괜찮다면 내 디자인을 봐 볼래?"
"부디 보여주세요!"
나는 에스트 씨의 안내로 방 안에 들어왔다.
"와아~!!"
에스트 씨가 보여준 디자인은 멋졌다.
동세대의 사람과 비교해보아도, 틀림없이 그녀에게는 재능이 있다. 무심코 어떤 식으로 패턴을 짜볼까 생각해버리고 만다.
"이 디자인이라면, 그렇게 하면 나을까. 이렇게 하는 편이 나을지도. 으~음. 고민된다."
"코쿠라 씨?"
"앗! 죄송해요. 조금 열중해버리고 말았네요."
"별로 상관없는데, 코쿠라 씨는 패턴이 특기야?"
"네!"
"그럼, 조금만 보여줘도 괜찮을까? 시간이 있다면 말이지만."
"시간인가요? 앗."
손목시계를 봐 보니, 벌써 9시가 지났다.
역시나 슬슬 호텔에 돌아가지 않으면 위험하다.
"죄송해요. 슬슬 돌아가아만 하니까요."
"아쉽다. 그럼 다음번에 만났을 때 보여주면 돼."
"네. 이 디자인을 보여주신 답례로, 반드시 보여드릴게요."
대답을 한 나는 에스트 씨의 방에서 나왔다.
그녀는 엘레베이터에 탈 때까지 배웅해주었다. 사실은 엔트런스까지 배웅해준다고 말했었지만, 오늘은 이미 늦었으니까 내 쪽에서 거부했다.
그녀는 좋은 사람이다. 그런 사람과 같이 필리아 학원에 다닐 일이 된다고 생각하니 기쁘다.
자아, 예약한 호텔로 돌아가야지…….
"앗!"
"응?"
엔트런스에서 나오기 직전에 들린 목소리에 뒤돌아보니, 루미네 님이 서있었다.
그리운 사람을 생각치도 못한 장소에서 만난 일에, 무심코 미소가 떠오르고 말았다.
"루미네 님! 오래간만이네요!"
"……엥?"
어라? 왜 그러지?
갑자기 루미네 님이 당황한 듯이 나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뭔가 이상한 점이라도 있었던걸까?
먼지가 옷에 붙어있는게 아닐까하고 걱정돼, 자신의 몸을 둘러봤다. 괜찮아, 먼지같은건 붙어있지 않다.
그렇다면 어째서 루미네 님은 당황한걸까하고 생각하고 있자, 그 루미네 님이 내게 다가왔다.
"어~ 그게, 코쿠라 씨지?"
"네. 왜 그러시나요, 루미네 님?"
"솔직히, 지금 꽤나 당황스러워."
"어째서인가요?"
"아니, 그도 그럴게……. 전혀 내가 알고 있는 코쿠라 씨와 인상이 다른걸? 전엔 미소따윈 띄우지 않았잖아."
"그 때에는 정말로 죄송했어요. 그렇지만, 리소나 씨 덕분에 기운을 되찾았어요."
"그랬구나……. 지금, 조금 시간있어?"
질문이란 형식이지만, 루미네 님은 수상하다는 시선을 내게 보내왔다.
사실은 시간은 없지만, 여기서 거부하는건 좋지 않다고 느껴 루미네 님에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안내받은 장소는 64층의 루미네 님의 방이었다. 방에는 피아노가 놓여있다.
그러고보니, 리소나가 루미네 님은 피아노를 친다고 말했던가.
"그래서 코쿠라 씨. 지금까지 뭐하고 지냈어?"
"벚꽃 저택을 나오고나서 연초까지 영국에서 지냈어요. 그 후엔 2월 중순까지는 파리에서 리소나 씨와 메릴 씨와 함께 지냈었고요, 오늘 귀국할 때까지는 아메리카에서 지냈었어요."
"……그래."
"그러고보니, 루미네 님은 제 양자 들이기에 협력해주셨다고 했었죠. 정말로 감사해요."
내심으로는 남성인 나를 여성으로서 오오쿠라 가의 일원에 들이는 일에 협력하게 하고 만 일에, 미안함을 느끼지만, 그 일은 입다물고 머리를 숙였다.
"그 건은 별로 상관없어. 당신이 오오쿠라 가의 피를 잇고 있는 일에는 놀랐지만, 실제로 당신이 오오쿠라 가의 피를 잇고있는건 감정해 결과가 나왔으니까……. 그저 그거랑은 다르게 묻고 싶은게 있어."
"뭔가요? 제가 대답할 수 있는거라면, 대답할게요."
나의 진짜 성별 건 이외라면.
"……솔직히 물어볼건데……. 당신, 오오쿠라 가를 증오하고 있어?"
"……엥?"
증오해? 오오쿠라 가를? 내가?
"저기~, 오오쿠라 가를 증오한다는건 무슨 의미인가요?"
"의미고 뭐고, 당신의 옛날 가정 환경을 대략적이지만 이온 씨한테서 들었는데, 솔직히 너무하다고 생각할 정도의 환경이었어."
"너무해?"
그런 환경이었던가?
확실히 어렸을 적에는 매일 공부에다, 맨체스터의 저택에서 제대로 밖으로 나올 수도 없었다. 그 탓에 필리아 여학원에 입학할 때까진, 학교에는 다닌 적이 없었지만.
그래도, 그 대신에 우수한 가정교사를 붙여줬으니까, 여러 분야로의 이해를 얻을 수 있었다.
체벌이나 질책을 괴롭다고 느낀건 사실이지만, 그 덕에 지금의 내가 있다.
어릴 적의 일로 유일하게 마음에 남아있는건……. 어머님에게 해버린 절대적인 금기뿐이다.
그것만은 어떻게 해도 잊을 수가 없다. 그러니까, 어머님의 묘에 갔을 때에, 말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는데……. 그걸 나는 말할 수 없었다.
"루미네 님. 뭔가 착각하시는 것 같은데요, 저는 오오쿠라 가를 증오하지 않아요."
"……정말?"
"정말이에요. 확실히 빠듯한 매일이었지만, 좋은 일도 잔뜩 있었어요. 예를 들면 다른 나라의 말을 저는 많이 말할 수 있어요.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러시아어 등등 일상적으로 대화하는게 문제 없는 레벨로 이야기할 수 있는건, 그 빠듯한 매일이 있기에 그런거에요."
보통 일반 가정이라면 그렇게까지 공부할 수 없다.
그러니까, 오오쿠라 가에서 태어난건 정말로 다행이다.
"무엇보다도 복식 공부를 할 수 있었어요. 보통 일반 가정이라면 어려웠을 복식 공부도……. 어, 어머니한테서 배울 기회가 있었으니까요."
위, 위험해! 잘 생각해보니, 나의 복식 지식은 십수년전게 주다.
야치요 씨한테서 최신 지식을 배웠지만, 지금은 아직 구멍이 있는 부분이 있으니까 잘한다고는 단언하지 못한다.
의심받지 않을까하고 생각하고 있자, 루미네 님은 생각에 빠진 듯한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정말로 복식을 하고 있었구나."
"네, 하고 있었어요. 그렇지만, 그 일을 어떻게 알고 계신건가요?"
"아까전에, 사이카 씨들이랑 회의하고 있을 때에 아메리카에 잇는 사이카 씨의 어머님에게서 연락이 와서, 코쿠라 씨가 일본에 돌아와있다고 알게 됐어. 그 때에 코쿠라 씨가 복식을 하고 있었던 것도 알려주셨어."
"그랬었군요."
접수원분이 말했던 회의 내용은, 사이카 님의 여장에 관해서였던 것 같다.
공사를 혼동하는게 아닐가하고 생각하지만, 나 때와는 다르게 많은 사람들이 협력해주고 있으니 어쩔 수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야기를 되돌릴텐데, 총재 공에게 기운을 받은 후, 당신은 제일 처음에 뭘 했어?"
"제일 처음 말인가요? 리소나 씨에게 책방에 데려가달라고 했는데요."
"……무슨 책을 샀어?"
"패션 잡지인데요, 그게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하아?"
루미네 님은 내 발언에, 눈이 점이 되었다.
이 분도 이런 얼굴을 하는구나.
"여러가지의 아주 멋진 의상들에는 감격했어요. 그 후에는 메릴 씨의 아틀리에에서 복식 공부를 파리에 있는 동안, 줄곧 했었어요. 그 사이에 어머니의 옛 친구분들도 파리에 찾아오셔서, 정말로 즐거운 매일을 보냈어요. 그 후에는 아메리카의 사쿠라코우지 가에서 복식 공부를 귀국할 때까지 해서, 정말로 최근 2개월은 즐겁고 충실한 나날이었어요."
"엥? 거짓말? 잠깐 기다려봐……. 정말로 오오쿠라 가에 원한같은건 없어?"
"없어요."
왜 그러는걸까?
루미네 님의 얼굴이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도 눈에 담은 듯한 얼굴이 되어있다.
"미안. 정말로 기다려줘. 지금 머릿속을 정리할테니까."
"네."
이윽고 머릿속으로 정리가 된건지, 루미네 님은 진지한 얼굴을 내게 향해왔다.
"분명, 당신의 어머님, 『코쿠라 아사히』 씨는 이온 씨가 필리아 학원에서 퇴학시켰었지."
"네. 그렇게 들었어요."
"그렇다면, 이온 씨를 아버님 따위로 부르는건 이상하다고 생각 안 하는거야! 당신 입장에서 본다면, 부모자식 2대 걸쳐서 괴롭힘 받아서……."
"저기, 루미네 님. 분명 저의 어머니, 『코쿠라 아사히』는 필리아 여학원을 퇴학당하셨지만, 그 후에도 사쿠라코우지 루나님이 졸업하실 때까지, 벚꽃 저택에서는 일하셨다구요."
소리가 들릴 정도로, 루미네 님은 굳어졌다.
이건 찬스라 생각해, 여기서 아메리카에서 사쿠라코우지 유세이 님과 생각한 『코쿠라 아사히』의 커버 스토리를 설명했다.
"아버님에게 퇴학을 필리아 학원에서 들었던 어머니는, 리소나 씨의 아래로 되돌아갔었지만, 유세이 님의 협력으로 사쿠라코우지 루나님의 의상을 제작해 넘기셨어요. 그 때의 평가로 인해 어머니는 벚꽃 저택에서 일하는 것만은 허락받으셨어요. 그저 한번 퇴학을 처분당한만큼, 학원에 돌아가는건 아버님의 평판에 상처를 입힐지도 모른다 생각해 어머니 쪽에서 포기하셨어요."
사실 일을 말하면 사쿠라코우지 유세이 님이, 루나님이 참가하신 필리아 크리스마스 콜렉션의 자리에 찾아와서, 누군가에게 들켰을지도 모를거라 생각해, 정체가 들키는걸 두려워해 아사히로서 복학 할 수 없었다는 모양이다.
거기다 다음 해부터 남자부가 설립됐으니, 아사히로서 필리아 여학원에 계속 다닐 이유도 옅어졌기도 했다. 저택 쪽에서는, 남성을 싫어했던 미즈호 님에 대한 사죄로서 아사히로 지냈다는 모양이지만.
"벚꽃 저택을 그만두신 후엔, 오오쿠라 가에 돌아와 사용인으로 돌아가셨다는 모양이지만요."
"그래! 거기! 거기가 중요해! 돌아와서 누군지도 모르는 오오쿠라 가의 부친이 당신을 낳게 했잖아. 그리고 사용인으로서 당신을 교육했어. 게다가 볼일이 없어지니, 당신을 내버렷어. 더해서, 인지도 못할 뿐더러, 태어난 일조차 없었던 일이 되어버린 당신에게는 호적도 없었어. 이것봐, 이만큼의 일이 있으면, 오오쿠라 가에 분노를 가져는 이상하지는 않잖아?"
"저, 저기, 루미네 님? 뭔가 이상해지지 않았나요? 마치 제가 오오쿠라 가를 증오하는건 당연하다고 말씀하시는 것처럼 들리는데요."
"응……. 솔직히 말해서, 지금 나는 혼란스러워. 이대로라면 내 안에 있는 일반론이 붕괴해버릴 것만 같아."
"의미를 모르겠지만요, 몇번이나 말씀드리지만 원한같은건 없어요."
"어째서!?"
갑자기 루미네 님이 불쑥 다가왔다.
어째서라고 말해도, 정말로 곤란하다. 오히려 이 세계의 오오쿠라 가의 분들에게는, 감사밖에 없다.
있을 곳이 없던 내게, 자신이 파멸할지도 모르는데도 있을 곳을 만들어준 이온 아버님.
내게 기운을 되찾아주고, 우연히 본 것만으로도 걱정이 돼 찾아준 리소나.
파리에서 신세지고, 나를 가족이라고 불러준 메릴 씨.
아메리카에서 나를 가족으로서 맞이해주고, 복식 도구를 준비해준 스루가 씨.
그리고, 내가 오오쿠라 가의 피를 잇고 있으니까, 아버님과 함께 양자 들이기에 협력해준 루미네 님.
증오하다니 말도 안된다. 감사하는 것 이외에 뭐가 있을까?
"오오쿠라 가의 분들은 저를 도와주셨어요. 루미네 님도 저의 양자 들이기에 협력해주셨다고 들었어요."
"그래도, 당신. 처음에 만났을 때에, 그렇게 슬퍼보였었어. 그건 오오쿠라 가 탓이 아닌거야?"
"아뇨. 오오쿠라 가 탓이 아니에요. 저 자신의 죄예요. 결코 용서받지 못할 일을 해버렸어요."
"그건 뭔데?"
"……속였어요. 따르고 있던 경애하는 분을."
조용히 루미네 님은 내게서 떨어져, 경계하는 듯이 쳐다보기 시작했다.
진짜 일은 말할 수 없지만, 가능한만큼 사실을 이야기하자.
"벚꽃 저택을 나오기 전에, 제게는 사이카 님을 비난할 자격은 없다고 말했던걸 기억하시나요?"
"기억하고 있어."
"저도 처음엔 사이카 님이랑 똑같았어요. 자신의 꿈을 위해서, 그 분에게 다가갔어요. 그렇지만, 따르던 사이에 정말로 그 분을 위하고 싶다고 바라게 되었어요. 진심으로 저는 『코쿠라 아사히』가 되고 싶다고 바랄 정도로, 그 분의 주춧돌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제가 하고 있었던 일은 상냥하면서도 엄했던 메이드장에게 알려지고 말아, 저는 쫒겨나고 말았어요."
"주인을 이용하려고 하는 사용인 따위를, 저택에 놔둘리가 없어. 올바른 판단이라 생각해. 그 메이드장이 한 일은."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럼, 루미네 님. 지금 이야기에서 뭔가를 증오한다는 감정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은 있나요?"
"그건……."
"없어요. 어째서냐면 나쁜건 전부 저니까요."
그 건에 관해 원한을 가지는 일이야말로 말도 안되는 소리다.
원한을 품는 것조차 용서받지 못한다. 그럴 셈은 없지만.
"『두번 다시 당가에 관련하지 마라.』라고도 들었어요. 당연한 일이에요. 그 결과, 갈 곳을 잃어버린 저는, 거리를 방황해, 우연히 도달한 장소가, 어머니가 말했었던 벚꽃 저택이었구요. 어머니와 닮은 저를 야소시마 씨는 따뜻하게 맞이해주셨어요. 그러니까, 오늘은 그 감사를 다시금 전하려고 온 것뿐이에요."
"……정말로 오오쿠라 가에 복수할 셈은 없다는 소린가. 미안해, 코쿠라 씨. 당신을 의심했었어. 그 일은 사죄할게."
"사죄같은건 필요없어요. 오히려 걱정을 끼쳐드린 것 같아서, 죄송했어요."
"사과한다고 해도……. 정말로 이 사람, 뭐야? 이렇게까지 순수하고 깨끗한 사람이 있다니, 이런 사람을 성인이라고 하는걸까? ……사이카 씨가 열중하는 것도 조금 알 것 같을지도."
"핫?"
사이카 님이 열중해?
대체 무슨 소리일까?
……아냐, 혹시나.
"혹시나 사이카 님은, 제가 혼낸 일을 마음에 담아두고 계신건가요?"
그렇다면, 위험할지도 모른다.
이제 곧 필리아 학원의 입학식이 시작된다. 그 전에 불안이 있다고 한다면, 학원에 다니는 것에 영향이 나와버린다.
그렇게 된다면, 사이카 님만이 아니라, 따르고 있는 주인 쪽에게도 민폐를 끼칠지도 모른다.
내가 과거의 루나님에게 저지를 일을 생각하면, 실태를 범하는건 못 본 체할 수 없다.
"루미네 님. 사이카 님도 이 맨션에 살고 계신거죠. 그렇다면, 만나게 해주시지 않겠어요? 불안이 있으시다면, 지금 당장 해소해둬야만 해요."
"오, 오늘은 이미 늦은 밤이니가, 내일로 미뤄줬음 좋겠는데."
"아뇨, 내일도 올 수 있을지는 몰라요. 내일부터는 리소나 씨와 살 준비를 해야만 하니까요."
"그, 그렇구나."
갑자기 루미네 님의 상태가 변한 듯이 느껴진다.
아까 전까지는 진지하게 내게 질문해왔는데, 지금은 너무나 당황한 듯이 머리를 손으로 누르고 있다.
"……큰일이야……설마, 이제와서 사이카 씨가……라니……말 못해."
"역시, 사이카 님에게 뭔가 일어나고 있군요."
"코, 코쿠라 씨."
"루미네 님. 먼저 말씀드려두겠지만요, 저는 사이카 님이 하려고 하는 일에 찬성은 하지 않아요. 멈출 자격이 없으니까, 멈추지 않는 것뿐이에요. 그리고 말할 자격은 없지만요, 만약 사이카 님이 따르고 있는 분을 소홀히 다루고 있다면……."
"그런 일은 없으니까 안심해. 오히려 사이좋게 지내고 있으니까."
"그런가요. 안심했어요. 그렇다면, 만나는 것에 문제는 없네요. 사이카 님의 방은 어디인가요?"
"사, 사이카 씨의 방은……."
루미네 님이 사이카 님의 방의 장소를 알려주려고 한 순간, 내 가슴 주머니 속에 들어있었던 휴대전화가 울렸다.
누굴까하고 화면을 봐 보니, 아버님의 전화번호가 표시되어있었다.
싫은 예감을 느끼면서도, 나는 통화 버튼을 눌러 귀에 댔다.
"네, 네에, 아사히예요."
『네녀석은 지금 어디서 놀고 있는거냐!!』
"죄, 죄송해요, 아버님!!"
전화 너머의 아버님은 화내고 있었다.
『일이 빨리 끝나, 네녀석이 묵을 예정인 호텔에 와보니,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고 하더군! 이미 10시가 넘었다! 지금 바로 돌아와라!』
"아, 아버님. 지금 저는 『벚꽃의 정원』에 있어요."
『사이카 녀석들이랑 있다고? 그런가. 야소시마에게 인사를 하러 갔었나.』
"네, 네에. 그렇지만, 야소시마 씨에게 인사는 아직 못 했어요. 우연히 만난 루미네 님에게는 인사를 드렸지만요."
『그렇다면, 오늘은 이만 돌아와라. 예의 건으로 이야기할 것이 있다. 야소시마에게는 나중에 만나러 가라.』
"……알겠어요."
예의 건이라는건, 아버님도 내가 조사원으로서 필리아 학원에 들어가는건 알고 있는 듯하다.
사이카 님의 일은 신경쓰이지만, 아버님을 기다리게하면 나중이 무섭다. 어떻게든 시간을 만들어, 나중에 만나러 오자.
바로 돌아간다고 아버님에게 전하고, 나는 전화를 끊었다.
"루미네 님. 갑작스런 일이 들어왔기에, 오늘은 돌아가도록 할게요."
"그, 그건 잘 됐네."
"그렇지만, 나중에 반드시 오겠어요. 그 때에 사이카 님이 지금까지 무엇을 하셨는지, 전부 듣도록 할테니까요. 그렇게 전해주세요."
"으, 응. 알았어. 전해둘게."
"실례할게요."
작별 인사를 고하고, 나는 루미네 님의 방에서 나와 귀로에 들었다.
일단은 도중에 엔트런스를 들러봤지만, 야소시마 씨는 역시나 없었다.
듣기엔, 갑작스러운 용무가 들어와 『벚꽃의 정원』에서 나갔다는 모양이다. 적어도 인사만이라도 하려고 했는데 아쉽다.
그렇지만, 더 이상 시간이 없다. 이 이상 아버님을 기다리게 할 순 없다.
나는, 마지막으로 『벚꽃의 정원』을 올려다보곤, 떠났다.
작가의 말
유세이 측의 무대 뒤에서 뭐가 일어났는지는, 사이카 side에서 명확해집니다.
루미네의 심경으로서는, 마침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물어보니, 상대가 상식 밖의 성인이었기에 어떡하지하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상식인 부류로 넣고 싶지만, 아사히만큼은 넣기 어려운 존재니까요. 그저 한마디하자면, 이번 건으로 루미네는 아사히를 의식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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