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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달에 다가가는 소녀의 작법 2 ~두 명의 코쿠라 아사히~

2월 말 (유세이 side) 10 (終)

by Horriblaze 2019. 7. 3.

 작가의 말



 드디어 2월이 끝났습니다.

 3월은 평탄히 안 지나가게 하려 생각합니다.


 선택지


 『메이드복을 입는다.』

 『메이드복을 입지 않는다.』 ← 결정!



 2월 말 (유세이 side) 10 (終)



 side 유세이



 마음을 정했다.

 나는 이 사쿠라코우지 가의 메이드복을.


 "입지말고 넣어두자."


 잘 생각해보면, 이 메이드복은 소중히 다뤄졌던 옷이다.

 옷을 만져보면 알 수 있다. 오래된 옷인데도, 해진 부분도 없다.

 이렇게나 소중히 다뤄졌던 옷을, 내가 멋대로 입다니 안된다.

 "야치요 씨한테 연락해서……."

 "아사히! 그것만은 그만둬줘!"

 "엥?"

 등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나는 뒤돌아보았다.

 거기에는 시착실의 커튼을 열고 허둥지둥 나오는 루나님이 있었다.

 "루나님!? 어째서 그런 곳에 계신건가요!?"

 "아, 아냐, 그게 말이지……."

 질문을 듣고 루나님은 시선이 방황했다.

 그걸로 알았다. 이 메이드복을 준비한게 대체 누구인지.

 "……이 메이드복. 루나님이 준비하셨군요? 제게 입히고 싶으셔서?"

 "……그 말대로야. 내가 입어달라고 부탁하는건, 남편이랑 야치요가 화내니까……. 아사히가 자주적으로 입어줄거라 생각해서……. 준비했었어."

 "마음은 기쁘지만요, 이 메이드복은 소중한 물건이라고 한눈에 알 정도로 다뤄졌었어요. 그런 메이드복을 입을 수는 없어요."

 "아, 아냐 기다려. 그 메이드복은 네가, 아사히가 입어도 돼. 뭣보다 그건……."

 갑자기 루나님은 입을 닫고, 내게서 시선을 돌렸다.

 내가 입어도 되는 메이드복? 그런게 있을리가 없다. 첫날에 야치요 씨가 내게는 메이드복을 빌려주지 않겠다고 말했었다.

 애초에 내가 소지하고 있었던 메이드복은 리소나한테 빼앗겨, 지금은 일본에 있다. 그러니까 내가 입어도 되는 메이드복따윈……. 기다려봐. 설마 이 메이드복은!

 다시금 메이드복을 펼쳐서 보았다.

 ……틀림없다.

 "알겠어요. 확실히 이 메이드복은, 『코쿠라 아사히』가 입는데는 문제가 없는 것 같네요."

 "그 말대로야. 그러니, 아사히. 그 메이드복을 입고……."

 "죄송합니다만, 『코쿠라 아사히』는 입을 수 있어도, 제가 입을 수는 없어요. 이 메이드복은, 이미 역할을 마쳤으니까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나는 소중히 메이드복이 들어있었던 트렁크로 돌려놓았다.

 그대로 트렁크 뚜껑을 닫고 열쇠도 잠궜다.

 "아앗!"

 메이드복이 들어가버린 것에, 루나님은 절망의 목소리를 내며 무릎을 꿇었다.

 나는 그런 루나님의 앞에 정좌를 하고, 이야기를 할 태세를 잡는다.

 "루나님. 조금 이야기를 하죠."

 "……알았어."

 나의 제안에 루나님은 들어주었다.

 천천히 일어나, 아틀리에의 안에 놓여있는 의자에 앉았다.

 나는 그대로 바닥에 정좌를 계속 하면서, 진지한 얼굴로 루나님을 쳐다보았다.

 "일단 먼저 말씀드리겠지만, 저는 루나님에게로의 연애 감정은 없어요."

 "……다시금 들으니, 아사히한테서 듣는건 쇼크야."

 "리소나한테서 들었어요. 루나님은 처음에 아사히로서의 사쿠라코우지 유세이 님을 좋아하시게 됐다고 하셨죠?"

 "그 말대로야. 나는 아사히의 내면에 끌려서……. 정신이 들고 보니 좋아하게 되어버렸지. 정체를 알고 나서도, 그 마음은 변하지 않아. 물론 남편도 좋아하지만."

 "그건 대단히 기쁜 일이네요. 저에게도 그런 미래가 있었나하고 생각하니 기쁘게 생각해요. 그러니, 그렇기에야말로 코쿠라 아사히는 더 이상 사쿠라코우지 가에는 필요없다고도 생각해요. 애초에 루나님과의 주종관계도 3년간의 계약이었을텐데요. 그리고 『코쿠라 아사히』는, 그 역할을 처음 형태와는 다르지만 끝냈을 터예요."

 "남편과 똑같은 소리를 하는구나 너는……. 졸업식 전의 1개월의 겨울 방학 마지막 날이야. 그 날에, 연인으로서의 아사히한테서 들었을 때는 쇼크였어. 그 전에는 사랑스러운 시간을 보냈었는데."

 ……이대로 이야기를 계속해도 괜찮은걸까?

 사쿠라코우지 유세이 님과 루나님의 과거의 연애 이야기를 들어버릴 것만 같아서, 미안한 기분이 솟아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멈출 수는 없다. 여기서 멈춘다면, 이후의 내 행동에 지장이 생긴다.

 일본에 있는 사이카 님 일행 쪽에 집중하고 싶은데, 아메리카 쪽에서 루나님이 움직인다면, 나의 허용범위를 넘는 사태가 되어버린다. 그러니까, 미안하지만 이야기를 계속하자.

 "두분의 사이가 좋으신건 잘 알겠어요. 그렇다면, 더더욱, 제가 두분의 사이에 들어가서는 안돼요."

 "아니, 아사히라면 나는 상관없어. 네 내면은, 분명히 내가 좋아하게 된 아사히와 같아. 네가 자신의 일을 아무에게도 알려주지 않았던건, 민폐를 끼치기 싫어서겠지?"

 "말하시는대로예요. 저는 자신의 존재를 알려져, 누군가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을 두려워했었어요. 특히 저의 모습은, 사쿠라코우지 유세이 님의 젊으셨을 적과 똑같아요. 만약에 사정을 모르는 자가 본다면, 틀림없이 사쿠라코우지 유세이 님의 바람을 의심할거예요."

 "그런 일을 이 내가 용서하지 않겠어. 남편이 사랑하는건 나뿐이야."

 "그렇다면, 루나님에게 연애 감정을 품지 못하는 제게로, 연애 감정을 향하시는건 그만둬주세요."

 "그건 무리야. 아까전에도 말했지만, 나는 아사히의 내면을 좋아하게 된거야. 그 같은 내면을 갖는 네게 끌리지 않을리가 없지. 나는 만약 세계에 아사히가 둘 있다면, 한쪽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어. 양쪽을 손에 넣고 싶다고 언제나 생각했었어."

 ……아무래도 나는 이 세계의 루나님의 아사히를 향한 마음을, 만만하게 보고 있었던걸지도 모른다.

 확실히 기쁜 마음은 있다. 지금 다시 한번 루나님의 아래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없냐고 묻는다면……. 있다.

 내게 있어서 루나님은, 역시 경애하는 주인이니까. 그렇지만, 그것에 계속 기대기만 하는건 역시 안된다.

 첫날에 전한 의사는 변하지 않았다는걸 전하자.

 그리고 이 일주일간에 싹튼 불안도 전해야만 한다. 사실은 루나님도 눈치채셨겠지만.

 "감사합니다. 그렇게까지 루나님에게 사랑받고 있는걸 대단히 기쁘게 생각해요. 그렇지만, 몇번이나 말씀드리지만, 저에게는 그 기분에 응할 수가 없어요……. 그리고 루나님. 사실은 눈치채셨잖아요?"

 "……."

 "역시 눈치채셨군요. 제가 여기, 사쿠라코우지 가에서 사쿠라코우지 유세이 님이나 야마부키 메이드장한테서 복식을 배워나가면, 아마도 수개월로 저의 잃어버린 기술은 되찾을 수 있겠죠."

 "……그 말대로야. 솔직하게 말하자면, 제안한 나도 놀랐어. 첫날에 보여준 네 복식 솜씨와, 지금의 네 복식 솜씨는 일주일이라는 단기간에 배웠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올라가있지. 허나……."

 "이대로 간다면, 저는 사쿠라코우지 유세이 님의 카피와 다름이 없어져요."

 루나님은 고뇌에 찬 얼굴로 끄덕였다.

 ……역시, 루나님도 나와 같은 일을 걱정하고 있었다. 아마도, 야치요 씨도. 그리고 사쿠라코우지 유세이 님도 눈치채셨을 것이 틀림없다.

 솔직히 말해서, 자신의 완성형을 옆에서 보는 일이 그렇게까지 효과가 있을거라 생각도 못했다. 지금의 내 복식 솜씨를, 파리에서 함께 공부했었던 모두가 본다면 눈을 크게 뜨고 놀라겠지.

 그 정도로 루나님이 제안해준 사쿠라코우지 가에서의 공부회는 효과가 있었다. 그렇지만, 동시에 위험성도 나는 느꼈었다. 확실히 효과는 굉장했고, 이대로만 간다면 틀림없이 나는 복식 기술을 단기간에 되찾을 수 있다. 그래도, 동시에 사쿠라코우지 유세이 님의 카피밖에 되지 못할 위험성도 숨어있었다.

 본질적으로 동일 인물이니까, 사쿠라코우지 유세이 님의 패턴이나 입체 재단, 그리고 제봉하는 법은 내게 꼭 맞는다.

 이 이상 없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내게 맞는다. 그래도, 그와 나는 역시 다르다.

 패턴을 하고 있을 때도, 입체 재단을 하고 있을 때도, 세심히 제봉을 하고 있을 때도, 거기에 담겨져 있는 의사나 마음의 차이를 나는 느끼고 있었다.

 이대로 사쿠라코우지 가에서 1배워, 사쿠라코우지 유세이 님과 동질의 기술을 얻는다 해도……. 나는 그에게는 이길 수 없다.

 『열화한 사쿠라코우지 유세이』라 복식에 관련된 프로들은 그렇게 평가할 것이 틀림없다.

 "루나님……. 부탁이에요. 부디 제게 사쿠라코우지 유세이 님에게 도전할 수 있게 해주세요……. 그렇지 않는다면, 저는……. 복식을 버릴 수 밖에 없어져요."

 나의 말에 루나님은 충격받은 얼굴을 했다.

 ……그런 얼굴로 만들어버린 것에, 미안함을 느껴버린다.

 그래도, 이게 나의 본심이다. 리소나 덕분에 복식에게로의 의욕을 나는 되찾았다.

 그 근원이 된건, 사쿠라코우지 유세이 님에게 도전하는 것. 이 세계에서는,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 전부 끝나버렸다.

 이온 형님에게 인정받는 것.

 오오쿠라 가의 일원으로서 인정받아, 가족이 되는 것.

 리소나의 친엄마인 카네코 사모님과 화해하는 것.

 그리고……. 루나님, 미나토, 미즈호 님, 유르슈르 님과 필리아 크리스마스 콜렉션에 도전하는 것.

 내가 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이뤄져버리고 말았다. 그러니까, 내게는 하고 싶다고 생각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 내가 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이뤄내고 싶다고 생각한건, 사쿠라코우지 유세이 님에게 복식으로 도전해 뛰어넘는 것이다.

 이 바람을 이루지 못하게 된다면……. 정말로 복식으로 돌아가자는 마음 그 자체를 잃어버리고 만다.

 나와 사쿠라코우지 유세이 님은 함께는 걸어갈 수 없다. 그건, 아내인 루나님과도 걸어갈 수 없다는 의미다.

 "……이 바람만큼은 잃고 싶지 않아요. 그러니까, 루나님. 부디 저를 포기해주세요."

 "……알았어. 너를 둘러싸고 오오쿠라 가와 다투지 않겠다고 맹세하지."

 "루나님!"

 "허나, 아사히……. 역시, 나는 너를 포기할 수 없어. 네가 확고한 자신을 얻었을 때, 다시금 나는 네게 권유하겠어. 미안하지만 나는 절대로 포기할 수 없으니, 그 때는 각오해둬줘."

 "……알겠어요. 제가 자신을 정말로 납득할 수 있을 정도의 자신을 얻었을 때, 다시금 루나님에게로 대답을 할게요."

 이게 지금 말할 수 있는 나의 최대한의 대답이다.

 그럼에도 루나님은 웃어주었다.

 ……가슴 속 깊은 곳에 있는 죄악감이 쑤시는걸 느꼈다. 루나님이나 야치요 씨, 그리고 모두에게 대한 죄악감은 사라진 것이 아니다.

 분명……. 나는 평생 이 죄악감을 품고 살아가겠지.

 이 세계의 모두가 용서해줘도, 나 자신이 그 루나님에게 한 일을 용서할 수 없으니까.

 "그럼, 이걸로 네 이후에 관해서는 본의 아니게도 나는 포기했어. 그 대신……."

 의자에서 일어난 루나님은, 정리한 트렁크 케이스로 다가갔다.

 그대로 열쇠를 열고, 루나님은 넣어둔 메이드복을 꺼내어……. 어?"

 "부탁이야, 아사히! 역시, 이 메이드복을 입어줘!"

 "어째서 그렇게 되는건가요!?"

 거부했었잖아요!

 제대로 이유를 설명해 거부했는데도, 어째서 메이드복을 꺼내 내게 내밀어오시는건가요!?

 "역시 젊은 아사히의 메이드복을 이 눈으로 보고 싶어. 미나토 걔네들은 봤었는데, 나만 볼 수 없다니 너무하다고."

 "너, 너무하다고 말씀하셔도……. 어째서 그렇게까지 저의 메이드복 모습에 흥미가 잔뜩 있으신건가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남성인 제가 메이드복을 입는건……. 벼, 변태 행위라구요."

 ……그렇다.

 다시금 생각해보니, 메이드복을 기꺼이 입는 나는 변태다.

 ……자신은 없지만, 일본에 돌아가 리소나한테서 메이드복을 되돌려 받아도, 입는건 삼가자.

 ……자신이 정말로 없지만.

 "아니, 솔직히 말해서 정체를 알고 있음에도 상관없이, 내게는 네가 여성으로밖에 안 보여. 남편도, 네 일은 자신보다도 아사히로서 완성되어있다고 말했었다고."

 "……듣고 싶지 않았어요."

 "남편의 아사히도 훌륭했지. 청초한 귀여움 속에, 막 피어난 벚꽃의 꽃봉오리와 같은 색기가 자연스레 녹아들어, 여성으로서의 풍격이 풍기고 있었지. 당시의 벚꽃 저택 내의 모두도, 색기가 더해져 미인으로 자랐다는 평가였지."

 ……굉장히 듣고 싶지 않다.

 남자로서의 존엄이 드륵드륵 갈려나가는걸 느껴요, 루나님.

 "나는 남편 이상의 아사히는 없을거라 생각했었어. 허나, 지금 여기에, 그 아사히를 웃도는 아사히가 있어. 청초한 귀여움 안에, 지금이라도 사라질 것만 같은 덧없음이 더해져, 가발과는 다른 천연의 흑발의 아름다움. 더해서 무심코 손을 대고 싶어질 정도의 색기. 분명, 지금의 네가 거리를 걸으면, 세상 남자들은 말을 걸지 않을 수가 없겠지."

 네. 영국에 있었을 때, 첫날에 헌팅을 계속 당해 밖에 나가는게 무서워졌어요.

 "그런 네가 아사히의 매력을 가장 낼 수 있는 메이드복을 입은 모습이, 어떻게 해서든 나는 보고 싶어! 그러니까 부탁이야!"

 "……절대로 안 입을거예요."

 역시나 메이드복을 입고 싶다는 마음이 없어졌다.

 일단 야치요 씨에게 연락하자. 루나님이 가지고 있는 메이드복을 회수하도록 해, 내가 있는 사이에는 돌려주지 말라고 부탁해야지.

 내선 전화를 걸기 위해 나는 일어나려고 했다.

 "……어라?"

 "아사히?"

 일어나려고 했는데도, 생각대로 발이 움직이지 않는다.

 ……그, 그러고보니, 얼마동안 정좌따윈 안했었다. 저려서 발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내가 일어나지 못하게 된걸 루나님이 눈치채고는, 웃음을 띄우며 메이드복을 들고 가까이 왔다.

 "아무래도 움직이지 못하는 것 같군, 아사히."

 "루, 루나님……. 서, 설마."

 "미안하다고는 생각해. 허나, 나는 몇번이나 너와 둘이서만 있을 찬스가 있을거라곤 생각 못하겠어. 그러니까, 무리해서라도 입어줘야겠어."

 "……그건 무리라고 생각해요."

 "네, 무리네요."

 내 말에 동의하듯이, 제3자의 목소리가 아틀리에 안에 울려퍼졌다.

 목소리를 들은 루나님은 굳어버리고, 기름칠이 벗겨진 기계와 같이 삐걱삐걱하는 소리가 들릴 것만 같은 속도로 등뒤를 돌아보았다.

 그 앞에는 웃음을 띄우고는 있지만, 미간을 실룩거리고 있는 야치요 씨가 서있었다.

 "루나님. 어째서 여기에 있으신건가요? 게다가 메이드복을 들고 일어나지 못하는 코쿠라 씨에게 다가가시면서?"

 "야, 야치요……. 어째서 여기에?"

 "아무래도 걱정이 돼서 루나님의 방에 가보니, 방에 모습이 없으셔서, 설마하고 생각해 급하게 와보니……. 루나님, 아무리 그래도 장난이 지나치시다구요."

 "기, 기다려, 야치요! 대화하면 알거야!"

 "몰라요! 조용히 계신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일을 꾸미고 계셨군요! 게다가 어디서 메이드복까지 갖고 오셔서!"

 웃음에서 반전해 야치요 씨는 분노에 가득찬 얼굴을 띄웠다.

 ……저 얼굴……틀림없이, 나를 쫒아냈을 때의 야치요 씨의 얼굴이다.

 몸이 떨린다. 그래도, 야치요 씨의 분노는 내가 아니라 루나님에게 쏟아졌다.  

 "이건 몰수하겠어요!"

 "돌려줘, 야치요! 그건 소중한 추억이 담긴 물건이야!"

 "이제 나이도 드실만큼 드셨으니까, 적당히 코쿠라 씨 병을 고쳐주세요! 서방님이 아메리카에 왔을 때에, 없어졌다고 말씀하셨지만, 설마, 루나님이 숨기고 계셨다니."

 루나님에게서 빼앗은 메이드복을 본 야치요 씨는, 메이드복의 출처를 바로 짐작한 모양이다.

 "아무래도, 루나님에게는 벌이 필요한 것 같네요."

 "뭐, 뭘 할 셈이야?"

 "저택의 메이드 전원에게 명령해, 저택 어딘가에 숨겨뒀을 코쿠라 씨의 사진을 찾아내 뺏겠어요!"

 "뭣!? 기, 기다려, 그런 일을 한다면 남편의 과거가!"

 "지금 마침 여기에 코쿠라 씨가 있으니까요, 사진 건은 얼버무릴 수 있어요."

 앗! 확실히 야치요 씨가 말한대로, 얼버무릴 수 있다.

 이 아메리카의 사쿠라코우지 가의 메이드 분들은, 사쿠라코우지 유세이 님의 과거나 나의 정체를 모른다.

 그러니까, 겉으로 드러내 사쿠라코우지 유세이 님이 『코쿠라 아사히』였을 적의 사진을 찾아낼 수가 없었다. 사진을 찾아내서, 여장했었다는걸 들키면, 최악이다.

 하지만, 나의 사진이라고나 할까, 모친인 『코쿠라 아사히』의 사진이라 얼버무리면, 사진을 찾는 것에 문제는 없어진다.

 사쿠라코우지 메이드 분들에게는, 야치요 씨가 설명했었다고도 들었었다.

 내가 옛날 루나님이 일본에 있을 적에 일했었던 메이드의 『코쿠라 아사히』의 딸로, 모친의 면모를 강하게 물려받은 나를 루나님이 대단히 마음에 들어한다는 형태로 설명했다는 모양이다.

 ……이것저것 생각하는 바는 있지만, 지금은 그게 행운이 되었다.

 "머리가 아파지지만요, 서방님의 옛날 사진을 뺏는다면 루나님의 디자인에 지장이 생길거라 생각해 참고 있었어요."

 "그, 그래. 그걸 뺏긴다면, 나는 울거라고."

 "그렇지만, 그 무른 생각이 하마터면 엄청난 사태로 번질 뻔했어요. 그러니까, 사진은 뺏겠어요!"

 "야치요! 그만둬줘! 그걸 뺏긴다면, 나, 나는!"

 "아뇨. 적어도 코쿠라 씨가 일본에 귀국할 때까지는 맡아두도록 하겠어요……. 그럼 코쿠라 씨."

 "네, 네에!"

 "느긋히 있다 가세요."

 야치요 씨는 웃음을 띄우면서, 날뛰는 루나님을 끌어안고 아틀리에에서 나갔다.

 남겨진 나는, 멍하니 바닥에 주저앉았다.

 "……야치요 씨만큼은 절대로 두번 다시 화나게 하지 말자."

 

 "……그건……위험했었네."

 사쿠라코우지 가에서의 저녁 시간.

 낮의 전말을 들은 스루가 씨는, 살짝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일하고 돌아온 사쿠라코우지 님도 땀을 흘리며,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야치요 씨가 발견한 『코쿠라 아사히』의 사진 여러장이 들어있는 앨범과, 『코쿠라 아사히』의 메이드복을 보고있다.

 "사모님은 일단 방에서 쉬고 계세요."

 웃는 얼굴의 야치요 씨에게, 우리들 셋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건 상당히 루나님은 혼나신 것 같다.

 "그건 그렇고……. 이렇게나 사진을 찍었었다니……. 솔직히 말해서 너무 방심한거 아닐까, 유세이 군."

 "할 말이 없네요."

 앨범에 담겨져 있는 『코쿠라 아사히』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는 스루가 씨의 말에, 사쿠라코우지 유세이 님은 부끄러운 듯이 고개를 숙였다.

 나도 봤을 때는 놀랐다. 잠든 얼굴부터 시작해, 벚꽃 저택 안에서 일을 하고 있는 『코쿠라 아사히』의 사진.

 ……그 모든 것이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정말로 행복한 나날을 보냈었구나하고 느낄 수 있는 사진이었다.

 "그게……. 미안."

 "……괜찮아요. 정말로 행복한 매일이셨군요."

 자신과는 다른 길을 걸은 『코쿠라 아사히』의 추억.

 이런 형태로 알게 될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지만……. 질투따위의 추한 감정은 품지 않았다.

 스루가 씨가 넘기는 페이지 한장 한장을 쳐다본다.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건 아니다. 부럽다는 마음은, 역시 있다.

 ……필리아 학원에 다니면, 혹시나 나도 『코쿠라 아사히』와 같은 나날을 보낼 수 있을까?

 물론 우선해야하는건 리소나에게서의 부탁과 사이카 님의 보조다. 그렇지만, 그 이외에도 조금만이라도 다시 한번만, 학생으로서 보내고 싶다는 마음이 솟아올랐다.

 "유세이 군이나 코쿠라 씨 입장에선, 없는 쪽이 낫겠지만, 이 앨범을 처분할 수는 없겠지."

 "네. 솔직히 말해서 서방님의 추태에 연결되는 물건이기에 처분하고픈 마음은 있지만요, 처분하면 사모님의 일에 지장이 생기니까요."

 "이쪽으로써도 처분하기보다는, 인질이라고 말하면……. 될까? 일단은 코쿠라 씨가 귀국할 때까지는 맡아둘게. 메이드복 쪽은 야마부키 씨가 맡아줘."

 "알겠습니다."

 "유세이 군도 미안하지만, 이 앨범은 내 쪽에서 맡아두도록 할게. 네가 갖고 있었다간, 사쿠라코우지 씨한테 돌려줄 것만 같으니까."

 "그, 그러네요……. 확실히 울면서 다가오면 돌려주고 말거라 생각해요."

 진심으로 루나님이 기대어오면, 사쿠라코우지 유세이 님도 나도 도와주고 말거라 생각한다.

 여장 모습의 사진 여러장이 담긴 앨범을 스루가 씨가 가지고 있는건 복잡하지만, 이 저택 안에 놓아두면 루나님이 회수해갈것만 같다.

 메이드복에 관해서는, 회수해가도 내가 입지 않는다면 문제는 없기에, 야치요 씨가 갖고 있어도 상관없다.

 "그렇다곤 해도……. 없어졌다고 생각했었는데 루나가 가지고 있었다니. 깜빡 벚꽃 저택에 놔두고 왔다고 생각했었어."

 그리운 듯이 사쿠라코우지 유세이 님은, 『코쿠라 아사히』의 메이드복을 쳐다본다.

 그에게 있어서도, 역시 소중한 추억이 담긴 옷이겠지.

 무심코, 입지 않아 다행이다. 만약 입었다면, 그의 추억을 더럽히고 말았을지도 모른다.

 "코쿠라 씨. 이번 일로 알았을거라고 생각하지만요, 사모님의 코쿠라 씨에 대한 마음은, 솔직히 말해서……. 무거워요."

 "네. 충분히 느꼈고, 조금 만만히 보고 있었다고 뼈저리게 알았어요."

 정말로 『코쿠라 아사히』와 루나님의 사이에, 뭐가 있었던걸까?

 알고 싶다는 마음은 있다. 그렇지만, 안다 해도 그건 이미 과거의 이야기다.

 이후도 루나님이나 사쿠라코우지 유세이 님과 깊게 관련될거라면 어쨌든, 나는 두사람과 함께는 걸어나갈 수 없다. 깊게 물어봐서는 안된다.

 함께 걸어갈 수 있다면 다르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하면, 답은 정해져있다.

 "이후에는 이 저택 안에서는 코쿠라 씨를 혼자 두지 않는 편이 좋겠지. 오늘처럼 유세이 군이 급한 용무가 들어왔을 때는, 혼자서 있지 않는 편이 나을거라 생각해."

 "그렇네요. 그러고보니, 서방님. 급한 용무는 정말이었나요?" 

 "응. 루나가 손을 쓴게 아니야. 미나토에게도 확인해봤는데, 정말로 급하게 필요한 용무였으니까, 나도 안심했고."

 "사쿠라코우지 씨는 그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던 거겠지. 정말로 급한 용무였다면, 우리들도 의심할 수가 없지. 한번 있을까 말까한 찬스를 노리고 있었다고 보는게 틀림없을거야."

 "만약 코쿠라 씨가 메이드복을 입고 말았다면……. 덮쳐졌을지도 몰라요."

 "저, 저기……. 저 남자인데요? 그게 덮쳐진다니……. 무슨 의미인가요?"

 보통 덮쳐지는건, 반대가 아닐까?

 아냐, 루나님을 덮치다니 내게는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

 뭐지? 갑자기 사쿠라코우지 유세이 님이, 순진한걸 보는 듯한 눈으로 나를 보기 시작했다.

 "응. 맞아. 그래, 맞으니까 안심해."

 "뭐, 뭐가 있었던건가요?"

 "……부탁이야. 물어봐주지 않는다면 정말로 기쁠거야."

 뭐, 뭐가 그에게 있었던걸까?

 어쩐지, 눈이 조금 공허해진 듯이 느껴진다.

 ……물어보지 않도록 하자. 모르는 편이 나은 일도 있다. 어쩐지 이 화제는, 그 부류라는게 느껴졌다.

 "그래도, 루나님도 양자 건은 인정해주셨으니까요."

 "네, 그 건은 좋은 보고예요. 인정하지 않으셨다면, 내년의 『만찬회』 때에 코쿠라 씨를 납치할 것만 같았으니까요."

 납치라니 뭐야!?

 나, 남자라구요! 아니, 여장해서 여자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 같지만.

 "루나라면 할 것 같아."

 ……무서운 소리를 불안해보이는 얼굴로 말하지 말아주세요, 사쿠라코우지 유세이 님.

 당신의 아내라구요, 루나님은.

 뇌리에 무심코 떠올리고 만다. 『만찬회』에서 오오쿠라 가의 분들 (지금껏 나는 전원의 얼굴을 모른다) 의 앞에서 코쿠라 아사히로서의 나를, 데려가려고 손을 잡아끄는 루나님의 모습.

 ……응. 뭔가 격하게 틀렸잖아. 보통 반대잖아. 남자인 내가 루나님을 납치한다면 납득할 수 있지만, 어째서 내가 루나님한테 납치당하는거야?

 ……조금 마음이 두근거린건 기분 탓이다. 응.

 "그 건은 안심해줘. 이온 자식도 경계하고 있지만, 나 자신 쪽에도 호위역을 몇명 정도 고용해둘테니까."

 그리고 스루가 씨도 평범히 경계하고 계신거군요.

 설마…… 경계심이 옅었던건 나뿐이야? 리소나가 말한대로 조금 더 경계심을 갖자.

 "그럼, 코쿠라 씨. 이제 늦어지니까……."

 "앗, 조금 시간 괜찮으신가요?"

 사쿠라코우지 유세이 님이, 돌아가려고 한 나와 스루가 씨를 세웠다.

 왜 그런걸까?

 "……조금만 둘이서만 이야기가 하고 싶은데, 괜찮을까?"

 "……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야치요 씨와 스루가 씨에게 사과하고 응접실에서 나왔다.

 

 안내받은 장소는 아틀리에였다.

 이 장소라면 확실히 둘이서만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러고보니, 사쿠라코우지 유세이 님이랑 둘이서만 이야기하는건 오늘이 처음이다. 복식 공부할 때는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지 않고 집중해 하고 있고, 그 외의 때에는 루나님이나 야치요 씨가 함께 있었다.

 오늘은 루나님이 방에서 반성하고 계시니, 둘이서만 이야기하기에는 좋은 기회다.

 "그래서, 어떤 용건이신가요?"

 "응. 너는 일본에 돌아가면 리소나와 함께 사는거지?"

 "네. 리소나와 살 예정이에요. 방도 준비했다고 연락이 왔어요."

 "그래……."

 뭘까?

 설마 리소나에게 그다지 다가가지 말라고 듣는걸까?

 그건 역시나 사쿠라코우지 유세이 님에게 미안하지만, 요구받아도 받아들일 수 없다. 확실히 그와 비교하면, 나는 한심한 오빠다. 꿈을 위해 손을 빌려준 여동생에게, 아무런 은혜도 갚지 못하고, 반대로 위로받았다.

 그것만이 아니라, 어떤 형태로든간 복식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었다.

 ……여자밖에 없는 학원에 여장해 들어가는 일은 지금은 잊어버리자.

 어떤 말을 들을까 각오해 기다리고 잇자니, 그는 질문해왔다.

 "만약……. 만약이야. 사이카와 리소나가 다투는 일이 된다면, 너는 어느 편을 들거야?"

 "……먼저 그렇게 되지 않도록 노력할게요. 그래도 다툼이 생길 것 같으면 사이에 들어가 멈출 거예요."

 "그래도 다툼이 생기면?"

 "……나는 리소나 편을 들거라고 생각해요."

 사쿠라코우지 유세이 님은 모르겠지만, 지금 일본에서는 그렇게 되어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설득으로 리소나는 포기해줬지만, 분명 내심으로는 지금도 사이카 님이 한 일을 용서하지는 않았을 터다. 그리고 만약에 최악의 사태로 발전하고 말았을 때……. 나는 리소나 편을 들 것이다.

 설령 사이카 님이 사쿠라코우지 유세이 님과 루나님의 아드님이라고 해도, 나는 리소나 편이다.

 물론, 두사람이 사이가 좋아질 수 있도록 전력으로 노력은 할 것이다. 그래도, 최종적으로 편을 들어야한다고 한다면……. 리소나의 편으로 나는 있고 싶다.

 이 대답에 불쾌한 생각을 품지 않을까하고 불안해졌으나, 사쿠라코우지 유세이는 웃음을 띄웠다.

 "다행이야."

 "엥?"

 "……사실을 말하자면, 나는 사이카와 리소나가 다툰다면……. 사이카 쪽의 편을 들거라 생각해. 실제로 이번의 필리아 학원의 남자부가 폐지되는 결정이 나왔을 때, 나는 처음에 리소나를 설득해서 어떻게든 안될까하고 생각했었어. 나중에 조사해서 알게 됐지만, 얼마나 리소나가 혼자서 남자부의 존속을 위해 노력했었는지도 모르고 말이야."

 "그건……."

 아메리카와 일본의 거리를 생각하면 어쩔 수가 없다.

 나 자신이 처음에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조금 너무한게 아닌가하고 생각했을 정도다.

 "리소나는 내게 남자부 폐지의 건을 알려주지 않았어. 분명 내가 아쉬워할거라고 생각했으니까, 혼자서 노력하고 있었던거야. 그걸 나는 눈치채지 못했어."

 "……."

 "너와 같이 나도 리소나에게는 되갚지 못한 은혜가 있어. 그래도, 나는……. 가족끼리 다투는 일이 됐을 때, 리소나의 편으로는 있을 수 없어. 아무리 해도 루나, 사이카, 아트레를, 나의 지금 가족을 우선할거라고 생각해."

 ……그건 틀렸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가족이라고 하는 본질적인 범주로 말하면, 분명 리소나도 사쿠라코우지 유세이 님의 안에 들어있다.

 그래도, 어떻게 해도 우선도가 나오고야 만다. 그게 자신의 아이라고 한다면, 당연하다.

 특히 사이카 님에 대해서는, 사쿠라코우지 유세이 님은 과보호적이다.

 나와 다르게, 리소나보다도 사이카 님을 우선하고 마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네게도 너의 인생이 있겠지만……. 아주 조금만이라도 좋아. 리소나를 지탱해줬으면 좋겠어."

 사쿠라코우지 유세이 님은 나를 향해 머리를 숙였다.

 ……리소나의 일도 걱정이겠지. 그래도, 지금의 그의 입장은 사쿠라코우지 가의 데릴사위다.

 입장적으로도 심정적으로도 아군으로 있을 수 있을 자신이 없는거겠지.

 그렇다면, 내가 낼 수 있는 답은…….

 "고개를 들어주세요. 나는 당신과 다르게, 아무것도 이뤄내질 못했어요. 그것뿐만 아니라, 침울해져있었던걸 위로받은 한심한 오빠예요……. 그래도, 리소나의 편……. 가족으로서 지낼게요."

 내게는 아무런 힘도 없다.

 확실히 오오쿠라 이온의 아이라는 입장은 되었지만, 그 입장을 악용할 수는 절대로 없다.

 그것뿐만 아니라, 옛날 리소나와 같이 학원에 다니면, 분명 호기심에 가득찬 시선을 받을거라 생각한다. 호의적인 시선만이 아니다. 악의라는 부류의 시선도 분명 받겠지.

 그래도, 리소나의 가족으로서 지내고 싶다는 마음만은 변하지 않는다.

 지금부터 앞이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혹시나 사쿠라코우지 유세이 님과 같이, 나도 리소나에게서 떠나버릴지도 모른다. 그 때가 온다고 해도 나는 리소나의 편으로 줄곧 있고 싶다 생각한다.

 답을 들은 사쿠라코우지 유세이 님은 머리를 들고, 내 눈을 쳐다보았다.

 "고마워."

 "감사 인사는 됐어요. 그저 리소나는 내 편을 한다고 하니까요……. 언젠가 둘이서 당신과 루나님의 작품에 도전할지도 몰라요. 그 때는."

 "안 질거야. 그다지 이기고 지는 것에는 흥미는 없지만, 그럼에도 나는 자신의 최고의 작품을 내놓을테니까."

 "무섭지만요……. 그렇기에야말로라는 마음도 있으니까요……. 이쪽도 최고의 작품을 내놓을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나는 의기투합하면서 말을 입에 담고, 둘이서 서로 웃었다.

 ……여기에, 사쿠라코우지 가에 올 수 있어 다행이다. 그렇게 생각한 것에 기쁨을 느끼면서, 내일로의 의욕을 나는 불태웠다.



 작가의 말



 드디어 2월은 종료.

 여기까지 응원해주신 분들, 정말로 감사합니다!

 3월은 쭉쭉 나가서, 입학식으로 갑니다.



 번외편

 

 IF 루트


 『만약 메이드복을 입는다고 선택했다면』



 『메이드복을 입는다.』

 ……기다려, 과연 이 선택지는 옳은걸까?

 조금 더 잘 생각해보자.


 『메이드복을 반드시 입는다.』

 그만큼이나 리소나한테서도 주의를 받았는데도, 입고마는건 문제없는걸까?


 『어떤 결과가 되어도 메이드복을 입는다.』

 정말로 그걸로 괜찮은걸까? 입은 순간에, 뭔가 엄청난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방 안을 둘러봤다. 아무도 없다.

 그렇다면, 괜찮겠지?

 "좋아. 입어버리자. 죄송해요."

 소중히 다뤄진 메이드복을 멋대로 입는건, 마음 아프지만, 이미 진심으로 참을 수 없다.

 경쾌하게 입고 있던 옷을 벗고, 나는 메이드복의 소매에 팔을 넣었다.

 "와아~~!"

 어쩐지 기분이 가벼워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틀리에의 안에 놓여있는 전신 거울에, 전신을 비추었다.

 "사이즈도 딱 맞아! 좋아 복식을 하자."

 "아니, 그 전에 나랑 이야기를 하자, 아사히."

 "……엥?"

 등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뒤돌아보려고 했지만, 그 전에 누군가에게 등뒤에서 끌어안겼다.

 "루, 루나님!"

 끌어안겨진 나는 허둥대며 등 너머의 상대를 확인하고, 루나님이라 깨달았다.

 "아아, 아사히야! 젊었을 적의 아사히가 돌아왔어!"

 "그, 그만둬 주세요, 루나님! 대체 뭘 하시고 계시는건가요!?"

 메이드복 너머로 루나님은 나의 몸을 만지기 시작했다.

 앗! 아, 안돼요! 거긴!?

 "그, 그만둬 주세요! 그런 곳을 만져서는 안돼요!"

 "후훗, 역시 귀여운걸, 아사히. 괜찮아. 너를 느끼게 만드는 방법은, 남편으로 잘 알고 있지."

 "느끼게 한다뇨! 정말로 그만둬 주세요!"

 "네 일이야. 내 알몸을 봐도, 신성시해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겠지. 허나, 그런 너를 내게 유일하게 반응하게 만드는 방법은, 메이드복을 입혀 부끄러운 기분으로 인한 반응이야. 남편도 그랬으니까."

 "엥!? 지금 뭔가 엄청난 소리를 하신 것 같은데요!"

 듣고싶지도 않았던 사실에, 나는 놀랐다.

 엥? 설마, 정말로 그게 사쿠라코우지 유세이 님의 첫 체험이야!?

 믿고 싶지 않지만, 점점 메이드복 아래로 내 소중한 부분이 반응하고 있는걸 느꼈다.

 "이것봐."

 "아앗."

 루나님의 손이 소중한 부분을 메이드복 너머로 붙잡았다.

 그 갑촉에 무심코, 여성스러운 비명이 나와버렸다.

 "자, 장난은 그만둬 주세요."

 "장난이 아냐. 나는 진심이야."

 "더더욱 안돼요!"

 강하게 부정하지만, 루나님을 뿌리칠 수는 없다.

 만약 뿌리쳐 상처라도 입는다면, 나는 평생 후회한다.

 "루, 루나님……."

 "미안하다고는 생각해. 허나, 나는 역시 너를 포기하지 못하겠어. 절대로 아사히를 누구에게도 넘기고 싶지 않다고!"

 강하게 단언함과 동시에, 소중한 부분을 붙잡고 있는 손이 움직이고는, 처음 맛보는 쾌감에 나는 몸을 떨 수 밖에 없었다.

 

 R-18 루트로 돌입.

 『처음 맛보는 쾌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