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목욕탕에서의 대면입니다.
과연 아트레는 아사히의 성별을 눈치챌까요?
5월 초 (유세이 side) 11
side 유세이
"정말로 물이 좋네요."
"그, 그렇네요."
노천목욕탕에 들어와있는 아트레 님에게 대답을 하면서, 나는 목까지 물에 담가 다리 사이와 가슴에는 각각 팔을 대서 가드하고 있다.
매너 위반이기는 하지만 타올도 몸에 두르고 들어와있다. 미안하지만, 벚꽃 저택 때처럼 입욕제가 들어가서 우유처럼 물이 탁하지도 않고, 다 비칠 정도로 물은 깨끗하니까 이렇게 해야 숨길 수 있다. 여관 여러분들, 죄송해요.
"……."
빤히 아트레 님은 나를 쳐다보고 있다.
부탁이니까요, 그렇게 보지 말아주세요. 얼굴을 들면, 당신의 알몸이 보이고 말아요.
아니, 아트레 님에게 성욕을 느낄 일 따윈 없지만, 남자에게 알몸을 보이는건 아트레 님도 싫을테니까.
"저, 저기 왜 그러세요?"
"앗, 죄송해요. 그, 그게……. 동성인 제가 봐도 아름다운 분이시라고 다시금 생각해서, 무심코 계속 쳐다보고 말았어요."
하윽! 마음에! 마음에 대미지가!?
이렇게 혈연으로 보면 딸에 해당하는 분에게 들으니, 리소나나 아버님에게 들었을 때와는 또 다른 대미지가 느껴졌다.
"그게…….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걸 용서해주세요. 알몸의 교제를 하면, 사이가 좋아진다는 이야기도 있었기에……. 그렇지만, 잘 떠올려보면, 당신은 등에 커다란 상처가 있다고 하셨죠. 특별편성반용의 식당에서 그런 소문을 들은 적이 있어요."
죄송해요, 아트레 님. 그건 거짓말이에요.
알몸을 보이면 성별이 들켜버리니까, 거짓말을 한 것뿐이에요.
"동성인 제게는 그 기분도 알 수 있어요. 정말로 죄송해요."
"아, 아뇨! 괜찮아요!"
거짓말이니까요.
"……정말로 상냥하신 분이네요……. 저도 오라버님도, 당신과 같이 멋진 분을 상처입혀버렸던걸……. 정말로 후회해요……. 거기다 당신의 말대로였어요."
"뭐가 말인가요?"
"전부예요. 당신이 오라버님을 혼냈을 때도, 낮에 제가 들은 것도, 전부 당신은 옳았어요. 저는, 작년의 벚꽃 저택에서 오라버님의 제안을 들었을 때, 전력을 다해 도우면 문제없을거라 생각했었어요. 큰아버님도 예상과는 다르게 협력적이셨고, 루미 언니도 협력해주셨어요. 누구나가 오라버님이라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와중에, 당신만이 오라버님을 혼냈죠."
"그 일 말인데요, 낮에도 말했듯이 저는……."
"아뇨, 질책하는게 아니에요. 오히려 당신의 의견은……. 틀리지 않았었어요. 저도 오라버님도, 주인이 될 상대분을 경시하고 있었던건 사실이에요……. 에스트 씨가 좋은 분인건 저도 어울리면서 충분히 알게 됐어요. 그 분을 속이고 있다는 것에 죄악감을 느끼고는 있었지만요……. 전부 오라버님을 위해서라고 생각했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저는 그렇게 이 건에 관한 죄악감을 얼버무리고 있었어요. 당신이 말한 것도 오라버님이라면 극복할 수 있을게 틀림없다고."
"……."
"그렇지만, 현실은 아니었어요. 오라버님한테서 들은 큰아버님의 이야기는, 처음에는 과장해서 말한 이야기라 생각했었어요. 루미 언니와 에스트 씨는 사이좋게 지내고 있어요. 오히려, 증조할아버님도 처음으로 루미 언니에게 친구가 생겼던 것을 기뻐할거라 생각했었어요."
"엑!? 저, 저기, 정말로 루미네 씨는 에스트 씨를 만날 때까지 친구가 없었던건가요!?"
"네, 본인이 그렇게 말했었어요."
머리를 감싸쥐고 싶은 마음으로 한가득해졌다.
엥? 정말로 친구가 없었던거야? 루나님도 미즈호 씨나 유르슈르 님, 그리고 미나토가 있었다구.
아버님도 장이 있었는데. 가문이 거대한 문제도 있지만, 그럼에도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분이 없었다니. 혹시 루미네 씨가 마음을 정말로 터놓을 수 있는 상대란건 사이카 님과 아트레 님만인게 아닐까?
"어머님이나 아버님은, 가문이 자수성가해 올라온 야나가세 미나토 씨와 친구니까요. 다소 좋지 않은 소문이 있어도, 에스트 씨라면 괜찮을거라고 생각했었어요. 당신도 에스트 씨에게는 호감을 갖고 있으시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에스트 씨 본인은 정말로 좋은 사람이다.
살짝 교실에서 때때로 이상한 말을 소리치지만, 그 건을 제외하면 교실 안에서의 평판은 좋다. 운이 좋게도, 루나님과 같이 다니던 적의 교실과 비교해, 지금의 클래스메이트 분들은 그다지 가문의 크고 작은걸 신경쓰지 않는 분들인 모양이니까, 첫날에 저스틴 씨가 에스트 씨의 친가의 이야기를 해도 큰 마이너스 요소가 되지는 않았다.
……저스틴 씨의 폭군스러운 행동 쪽이 눈을 더 이끌었는지 모르겠지만.
"에스트 씨는 확실히 좋은 사람이에요. 그렇지만……. 전 당주님은 가문 쪽을 중요시하는 분인 모양이시라."
내가 받아들여지지 못한 것도, 그게 원인이니까.
어머님은 할아버님에게 인정받지 못했다. 그 어머님의 피를 잇는 나도 그렇다. 사모님의 일도 있었겠지만, 할아버님한테서 보자면 자신이 인정하지 않는 것의 피를 반절 잇고있는 시점에서, 그 상대는 『타인』이라는거겠지.
야마가타 씨도 그런 모양이었다. 정말로 야마가타 씨의 일은 심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그걸 질책하는건 지금의 오오쿠라 가 당주인 리소나도 불가능하다. 야마가타 씨 본인이 오오쿠라 가한테서 거리를 두고 있는 것도 있겠지만, 질책하거나 하면 그거야말로 큰일이다.
할아버님에게서 뇌물을 받고 있는 필리아 학원의 교사들은 전원 처벌해야만 하고, 피아노계 쪽에 영향이 나오는 커다란 소동이 된다. 부정 행위를 고치면 된다는 사태로는, 아쉽지만 그치지 않는다.
그러니까 리소나도, 벌레 씹는 듯한 마음을 품으면서도 할아버님의 건은 못 본 체하고 있다.
"슬픈 일이지만, 에스트 씨의 친가를 전 당주님이 인정하는건 어렵겠죠."
"사정이 있다고 해도 말인가요?"
"네. 에스트 씨의 친가 사정은, 저도 리소나 씨와 아버님한테서 들었지만요, 두분 다 인정하지 않을거라고 말하셨었어요. 그 두분이 같은 의견을 냈다는건……. 아쉽지만 사실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어요."
"루미 언니는, 만약 그렇게 되면 큰아버님들 편을 들거라고 했었는데요, 그렇게 되어버리면 오오쿠라 가를 2등분할 정도의 다툼이 되어버리는걸까요."
"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 제 조사 보고를 리소나 씨가 전 당주님에게 전해드리고 있어요……. 그저 그 탓에 사이카 님을, 전 당주님이 호감을 품지 못하게 됐다는 모양이지만요. 그 일은 죄송해요."
"아뇨……. 사과하지 않으셔도 돼요.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잊어버리고 있었어요. 오라버님을 애초에 증조할아버님이 좋아하시지 않았다는걸. 어릴 적의 이야기니까, 괜찮다고 마음 어딘가에서 생각했었던걸지도 모르겠어요."
"……그 일도 리소나 씨가 말하셨었지만, 그건 어째서인가요?"
"그건……."
아트레 님의 이야기를 들은 나는, 머리가 정말로 아파지기 시작했다.
애초에 할아버님이 사이카 님을 좋아하지 않으시는건, 간단히 말해서 질투였다. 어릴 적에 루미네 씨와 사이카 님의 사이에서 일어난 사건. 눈을 부상당해버린 사이카 님이 걱정되어, 루미네 씨가 처음 할아버님을 거스른 일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다.
……할아버님. 늦둥이 딸인건 알겠지만요, 솔직히 말해서 그렇게 나이를 드시고 그런 어린애같은 일은 그만둬주세요.
"저는 자신의 힘으로 오라버님을 도와주고 있을 셈이었지만요, 사쿠라코우지 가나 오오쿠라 가의 힘을 의지하고 있었던거예요. 그 2개의 힘을 쓰지 못하게 되니……. 어떻게 하면 좋을지, 정말로 모르게 되어버렸어요. 그러니까……. 당신에게 화풀이해버렸어요. 정말로 죄송해요!"
나를 향해 아트레 님은 탕에 들어와있으면서 머리를 숙였다.
만약 탕 속이 아니었다면, 아트레 님은 엎드려서 빌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기백이 느껴졌다.
그러니까, 나는 안심시켜주기 위해 미소지었다.
"괜찮다구요, 아트레 님. 실제로, 갑자기 나타나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제 일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의문이나 수상함을 느끼는건 어쩔 수가 없어요."
나도 꽤나 당황했으니까, 아트레 님의 마음은 잘 안다. 그렇다기보다도, 정말로 이쪽의 과거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역시 이 사람이야말로……."
"아트레 님?"
"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
일순간, 아트레 님의 눈동자가 반짝인 것처럼 보였는데……. 기분 탓일까?
"그래서 그 외에도 상담할게 있으신거죠."
"낮에, 당신은 말했었어요. 저는 오라버님이 행복해져서도 떨어질 수 없다고……. 그건 분명 틀리지는 않았을거라 생각해요. 제가 오라버님 일로 제일 신경쓰고 있는건, 몸의 사정. 그 일과 낮에 말했던 제가 오라버님한테서 떨어지기 위한 일과는……. 들은대로 이어져있지 않았어요."
잘못을 후회하는 듯이 아트레 님은 고개를 숙였다.
"말씀하신대로, 설령 오라버님이 생애의 반려를 얻어 행복해지셔도……. 저는 어딘가에서 오라버님이 신경쓰여 어쩔 수가 없어져버렸을거예요. 저는……. 총재 공이 그랬었으니까, 분명 자신도 그렇게 될거라고 생각하려고 했었어요……. 처음부터 저는 착각하고 있었던걸지도 모르겠어요."
"착각인가요?"
"네……. 낮에도 말했지만요, 저는 잠깐 오라버님과 대화하는 것도 괴로웠었어요. 그 때에 오라버님과 미소를 띄우며 대화하는걸로, 오라버님이 미소를 지어준 것에 기쁨을 느꼈어요……. 하지만, 아니었던거예요. 그 때, 오라버님 쪽이 저를 미소를 짓게 만들어주려고 노력하셨어요. 이런 처음 일조차도……. 저는 착각하고 있었던거예요."
"아트레 님……. 저는 그 자리에 없었기에, 그 때의 일은 몰라요. 그래도, 이것만큼은 분명히 말할 수 있어요. 사이카 님도 아트레 님도, 사쿠라코우지 루나님과 사쿠라코우지 유세이 님이 바라셔서 태어난거예요. 체질의 문제는 분명 해결할 수 없어요. 그럼에도, 앞을 보고 나아갈 수는 있어요. 그 일을 아트레 님은 잘 알고 계실거에요."
"……어머님 일 말이군요……. 어쩐지 당신 쪽이 어머님 일을 잘 알고 있어서…….딸로서 조금 분해요."
"아, 아뇨, 아메리카에서 신세를 졌었고, 어머니한테서 들은 것뿐이고, 저 따위가 루나님의 일을 논하는건 사실은 송구하다고나 할까!?"
"저기……. 아까 전부터 생각했었는데요, 어째서 당신은 저나 오라버님, 그리고 어머님과 아버님한테 님 자를 붙여서 부르는건가요?"
"그, 그건……."
사실 따위 말 못한다구!
루나님을 경칭을 붙여서 부르지 않는다니 너무 송구스럽고. 사쿠라코우지 유세이 님도 솔직히 여러가지로 민폐를 끼쳤으니까, 어떻게 해도 님 자를 붙여서 부르게 된다. 그리고 그 두분의 피를 잇고 있는 사이카 님과 아트레 님에게도, 어떻게 해도 경칭을 붙여서 부르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일단, 그럴듯한 이유를 붙여서 얼버무리자.
"사, 사용인일 때의 버릇이라 높은 분들에게는 어떻게 해도 그렇게 불러버리고 말아요."
"그렇지만, 지금 당신은 큰아버님의 딸이에요. 지금은 막 양자가 된 참이라 문제는 없겠지만, 언제까지나 저희들을 님 자를 붙여서 부르는건 좋지 않지 않을까요?"
정론이다. 이 이상 없을 정도로 아트레 님의 말은 옳다.
실제로 리소나와 미즈호 씨를 씨를 붙여서 부를 수 있게 됐으니까, 의식만 하면 상대를 씨를 붙여서 부를 수는 있다.
사이카 님과 아트레 님도……. 괜찮을거라 생각한다. 그래도……. 루나님과 사쿠라코우지 유세이 님만큼은 절대 무리야!
루나님은 세계가 달라도 경애하는 분인건 다르지 않고, 사쿠라코우지 유세이 님은 지금의 내 목표고, 여러가지로 민폐를 끼쳤으니까 씨를 붙여서 부르다니 너무 송구스러워서 못한다구!
그래도, 이대로라면 아트레 님이 수상쩍게 생각할거다. 여기서는.
"아, 알겠어요. 이, 이제부터는 아트레 ㅆ……ㅣ라고 부르도록 할게요."
"그럼, 저는 코쿠라 언니라고 부르도록 할게요!"
왜애애애애애애애애!?
너무나도 놀라운 사실에 나는 굳어버렸다……. 엥? 언니? 누가? 내가?
"……저, 저기……. 어째서 제가 언니인건가요?"
"저는 지금까지 오라버님을 언니라고 부르도록 해왔었어요. 오라버님이 『코쿠라 아사히』를 완벽히 연기한다고 하신다면, 거기에 저도 따르려고 좋아해하는 연기를 하고 있었어요……. 그렇지만, 오늘, 저는 진심으로 좋아할 수 있는 언니를 만났어요. 당신이에요, 코쿠라 언니!!"
……핫!? 일순간 완전히 의식이 날아갔었다.
허둥지둥 나는 힘이 빠져, 미끄러져 내려갈 것 같아진 타올을 붙잡아 되돌렸다.
"코쿠라 언니가 어떤 사람을 만난 것에 의해 다시 태어나신 것처럼, 저, 사쿠라코우지 아트레도 오늘 일로 인해 다시 태어날 결의를 다쳤어요. 아직껏 어릴 적의 마음을 닦아냈다고는 말 못하지만, 이제부터는 저도 변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셈이에요. 그 계기를 주신 당신을 좋아하는 마음을 표하기 위해서, 이제부터는 코쿠라 언니라고 부르도록 할게요."
……부르도록 하지 말아주세요.
진짜로 의식이 날아갈 것만 같다. 아니, 학원에서 언니라고는 분명 불리고 있지만, 피가 이어진 상대한테서 불리는건 격이 다른 충격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사쿠라코우지 유세이 님이 알면 어떻게 생각할까, 라며……. 현실도피를 해버리고 있다.
"거기다 코쿠라 언니는 애초에 저나 오라버님보다도 연상이시니까, 언니라고 불러도 괜찮을거예요. 실제로 주니어 씨도, 코쿠라 언니를 누님이라고 부르고 있는걸 들었어요."
그 일은 허락하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그만해주세요 하고 말하고 싶지만, 나는 너무나도 충격을 받아 입을 뻐끔뻐끔대고 있었다.
"그래서 코쿠라 언니."
"가, 가능하면 그 호칭은……."
"안되나요?"
슬픈 듯이 아트레 씨는 고개를 숙였다.
……치사해. 그런 식으로 하면, 내 대답은 하나 밖에 없다구우.
"……아, 알겠어요. 저를 좋을대로 불러주셔도 상관없다구요."
"감사해요, 코쿠라 언니!"
눈을 이 이상 없을 정도로 반짝이면서, 아트레 씨는 기뻐보였다.
"이야기를 되돌릴텐데요, 코쿠라 언니. 휴일이 끝난 날의 학원에 가는 날 방과후에, 다시금 벚꽃의 정원을 안내해드리고 싶은데요."
"엥? 벚꽃의 정원에 말인가요?"
"네. 코쿠라 언니가 예전에 방문해주셨을 때는, 에스트 씨의 일이나 저와 있었던 일로 느긋히 계시지 못하셨을테니까요. 옥상에 있는 정원도 안내해드리고 싶어요."
"괜찮나요?"
"네, 꼭 와주세요, 코쿠라 언니."
만면에 웃음을 아트레 씨는 띄우고 있었다.
으~음. 확실히 벚꽃의 정원에는, 다시 한번 가보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다. 아트레 씨와는 화해했다는걸 사이카 님과 루미네 씨에게 알려줄 수도 있고.
"……지금까지 정체가 들킬 위험성도 있어서, 오라버님과 친밀해지지 않도록 하고 있었지만, 코쿠라 언니가 진짜 제 언니가 되어주시기 위해서라도 기회를 늘려야 해요. 뭣하시다면 저라도……. 그럴수가 안돼요! 언니!"
"저, 저기 아트레 씨? 왜 그러시나요?"
갑자기 볼에 손을 대며 얼굴을 흔들기 시작한 아트레 씨에게 질문해버렸다.
어쩐지 일순간, 오한을 느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상한거얼. 따뜻한 노천목욕탕에 들어와있을텐데, 왜 오한 같은걸 느낀걸까?
"핫! 죄, 죄송해요, 코쿠라 언니……. 조금 몸이 뜨거워진 모양이라, 머리를 식히고 올게요."
그렇게 말하며, 아트레 씨는 나의 눈앞에서 일어났다.
……아트레 씨는, 밸런스가 좋은 스타일이구나아. 이 체형이라면 확실히 고스로리 의상 계열은 잘 어울린다.
아니! 그런 일을 생각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라구! 몸을 씻으러 아트레 씨가 간 지금이야말로, 찬스!
"아트레 씨! 저 먼저 나가볼게요!"
"알겠어요, 코쿠라 언니. 저는 몸을 씻고, 다시 한번 들어가고나서 나올테니까요."
"네. 느긋하게 하세요!"
나는 타올을 세게 조이며, 탕에서 일어나 탈의실로 의심받지 않도록 하면서 걸어갔다.
……다, 다행이다. 정체가 들키지 않고 그쳐서. 하아~, 그 트라우마를 반복하지 않게 돼서 다행이라구, 정말로.
"……아름다운 뒷태. 하아~, 오라버님의 여장은 확실히 이상적인 모습이지만요, 역시 진짜 여자에는 못 미친다는걸 알겠네요. 좋아해요, 코쿠라 언니."
다 갈아입은 나는, 바로 방에 있는 침대에 뛰어들고 싶은 마음으로 한가득이었다.
노천목욕탕에 들어가 오래간만에 정신적으로도 리플레쉬했다고 생각했는데, 아트레 씨와 들어간걸로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가 아니라. 마이너스 쪽이 되어버렸다.
하아~, 모처럼의 노천목욕탕이었는데. 이렇게 되면 내일은 아침에 목욕을 즐기자. 응. 목욕 정말 좋아하니까.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 코쿠라 언니."
"아뇨아뇨, 기분좋으셨나요?"
"네. 역시 하나노미야 가문 전용의 여관이라 생각했어요."
정말로 기분좋았는지, 아트레 씨는 기쁜 듯이 미소짓고 있었다.
나는 재빠르게 방에 놓여있던 차를 준비해, 아트레 씨에게 내주었다.
"……맛있어요."
"고급 찻잎이니까요."
"아뇨, 차를 달이는 방법이 좋아서 그런거예요. 저도 차를 달이는 법에게는 자신이 있지만, 이 차의 맛을 내는건 어려울거라 생각해요. 그걸 평범히 하실 수 있는 시점에서, 역시 당신은 뛰어나시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뭐든 어중간하게 만족한 저와 다르게."
"그게 무슨 말인가요?"
"……4월 말 즈음에 저는 어머님에게 전화를 했어요. 지금은 죄송함 밖에 느껴지지 않지만, 조금이라도 코쿠라 언니를 알려고 했었는데요, 어머님이 이야기하는건 당신에게 호의적인 일뿐이라 무심코 한탄을 해버려서……. 어머님까지 화나게 만들고 말았어요. 그래서 사쿠라코우지 아트레로서가 아닌, 아트레로서 연내에 결과를 내라고까지 들었어요."
아버님한테서 대부분의 경위는 들었었지만, 루나님은 아트레 씨에게 그런 말을 했었었구나.
"저는……. 지금까지 진심으로 무언가에 몰두해본 적은……. 확실히 없어요. 어릴 적에 했던 복식도, 지금 과자 만드는 것도……. 진심으로 몰두하고 있냐고 다시금 묻는다면……. 몰두하고 있지 않다고 말할 수 밖에 없어요. 어떤 일도 오라버님이 먼저였으니까요……. 그러니까, 오라버님은 제게서 떨어진거라고, 지금이라면 알 수 있어요."
"떨어졌다는건 무슨 말인가요?"
"어젯밤의 일이에요. 저는 오라버님과 이야기를 해서, 경위는 요약하겠지만, 더 이상 제 협력은 필요없다고 오라버님한테 들었어요. 벚꽃의 정원의 제 방 열쇠도 돌려받았어요. 이후에 코쿠라 아사히로 있는 사이에는, 제게 있어서도 친하게 대하시지 않으시겠죠."
"……아트레 씨. 그게……."
"아뇨, 코쿠라 언니 탓인게 아니에요. 이건 저와 오라버님의 문제니까요. 거기다 이렇게 오라버님이 떨어진걸로, 저는 확실히 진심으로 뭔가에 몰두해있었다고는 말할 수 없다는걸 알게 됐어요. 과자 만들기에 있어서도, 복식이 메인인 아버님이나, 메이드 일이 있는 코노치요에게도 이기지 못하고 있어요."
"엥? 코노치요 씨는, 그렇게나 과자 만들기가 특기이신가요?"
"네. 코노치요의 과자는, 아버님에 필적할 정도예요. 파티시에과의 학생들 중에서도, 코노치요에게 이길 수 있는 상대는 거의 없겠죠. 거기에 비교해서 저는……. 디저트 부문의 톱을 노리고 있으면서도 고만고만한 실력 밖에 되질 않아요. 지금 이대로라면 예선에서 탈락하겠죠."
……필리아 학원의 조리부문은 레벨이 높다.
아가씨들의 반인 특별편성반용의 식당을 교사들이 맡고 있는만큼, 그 레벨이 다른 부문보다도 높은건 조사원을 하는 사이에 이해했다.
아트레 씨의 과자를 먹어본 적이 없으니까, 지금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지만 사이카 님들의 일을 신경쓰고 있는 아트레 씨와, 공부에 집중하고 있는 디저트 부문의 분들이 상대로는 확실히 맞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부탁할게 있는데요, 코쿠라 언니. 가끔씩이면 되니까요, 제 과자를 먹고 의견을 내주실 수 있으신가요?"
"엑!? 제, 제가 말인가요? 그렇지만, 저도 전문가라 할 정도의 실력은 없어요."
"코쿠라 언니도 요리 실력은 높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복식 공부로 바쁘신건 이해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1시간, 아뇨, 30분이라도 상관없어요. 부디, 가끔씩 벚꽃의 정원에 와주시지 않으시겠어요?"
"……."
거절할 수는 있다. 그래도, 지금 아트레 씨는 진심으로 변하려 하고 있다.
그걸 아니까, 거절하는건 하고 싶지 않다. 정말로 가끔씩이면 괜찮을지도 모른다. 복식 공부도 힘내야만 하지만, 너무 숨막히게 하는 것도 문제다.
리소나는 뭐라고 할까? 그렇다기보다도, 아직 리소나에게 아트레 씨와 화해했다는걸 알려주지 않았었지. 미즈호 씨에게 사진을 몇십장이나 찍힌 것도 잊고 있었다. 제대로 보고해야지.
그리고, 아트레 씨에게 할 수 있는 대답을 정했다.
"알겠어요. 가끔씩이지만, 아트레 씨의 과자를 맛보도록 할게요."
"감사해요, 코쿠라 언니!"
"와앗!"
갑자기 끌어안겨왔다.
가슴 패드를 차고 있다고는 해도, 끌어안기거나 하면 정체가!?
"코쿠라 언니의 몸……. 부드러워."
……전혀 근육 운동 같은건 하지 않아서 그런걸까아?
아냐, 정체가 들키면 안되니까 쓸데없는 근육 같은걸 붙이고 싶지는 않지만……. 남자로서 부드럽다는 말을 듣는건 정말로 복잡한 기분이다.
"하아~, 코쿠라 언니."
어째서인지 아트레 씨가 얼굴을 붉히고 나를 올려보기 시작했다.
……저, 저기 정말로 왜 그렇게 얼굴을 붉히고 눈물진 눈동자를 하고 계신건가요?
"아, 아트레 씨?"
"아아……. 저는 노멀이라 생각했었는데요……. 코쿠라 언니라면 부처님의 가르침에 반해도……."
"저, 저기 아트레 씨? 정말로 왜 그러시나요?"
어쩐지 점점 아트레 씨가 밀어붙이는 강도가 늘어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쪽도 힘을 넣지 않으면, 쓰러져버릴 정도의 힘이다. 너무나도 위험한 느낌이 든다.
그래도, 아트레 씨를 떨어뜨린다는 일은 할 수 없고, 정말로 어쩌지.
그렇게 고민하는 내 귀에 방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밤 늦게 미안해요. 코쿠라 씨. 아트레 아가씨는 이쪽에 와 계신가요?"
"아, 야소시마 씨! 네, 아트레 씨는 여기에 있어요!"
야소시마 씨가 온 것을 안 나는, 부드럽게 아트레 씨를 떨어뜨려 놓았다.
역시 아트레 씨도 야소시마 씨가 있는걸 알고, 저항하지 않고, 그렇지만 어딘가 어렴풋이 아쉬운 듯이 나한테서 떨어져주었다.
나는 방 열쇠를 열고, 야소시마 씨를 맞이했다.
"역시 이쪽이셨군요, 아트레 아가씨."
"걱정을 끼쳐서 미안해요, 이요. 코쿠라 언니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더니 시간이 지나는걸 잊어버려서요."
"언니!?"
아, 야소시마 씨가 눈을 휘둥그레 뜰 정도로 놀라고 있다.
내 정체를 알고 있으니까, 당연하겠지만.
"……설마, 이쪽도 부모자식 2대에 걸쳐서……. 아무리 그래도 그건……."
"저기~, 야소시마 씨?"
"핫! 아, 아무것도 아니야, 코쿠라 씨……. 아트레 아가씨. 이제 늦은 밤이니까 오늘은 이만."
"정말로 아쉽지만, 코쿠라 언니와의 인연은 이미 맺었으니까 오늘은 이만 이걸로 참을게요."
"……역시, 그 분의 딸이네. 이건 어떻게 된건지."
어쩐지 정말로 고뇌하고 있는 것처럼 야소시마 씨가 보였다.
"그럼 코쿠라 언니. 또 내일 만나요."
"네, 내일 또 봬요."
아트레 씨는 야소시마 씨를 따라 방을 나갔다.
혼자가 된 나는, 깊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예상 외의 일이었지만, 아트레 씨와는 화해할 수 있었다.
그 일에는 기쁨만이 느껴진다.
"그렇지, 리소나에게 이야기해야지."
이 기쁨을 다른 사람에게도 전해주고 싶다고 생각한 나는, 침대에 앉으면서 리소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네, 여동생이에요! 전화가 오는걸 기다리고 있었어요.』
"늦어져서 미안해, 리소나. 오늘은 기쁜 일이 있었다구."
『그건 뭔가요? 아니, 목소리 낌새로 보면 정말로 기쁜 일이 있었던건 알겠지만요, 자기가 권한 일이라고는 해도, 그 흑발인 사람이면 몇십벌이나 앞에 옷을 준비해둬서, 작은오빠의 정신은 완전 피폐해졌을거라고 생각했었는데요.』
응. 그건 맞아.
"……그다지 그 일을 떠올리게 하지마……. 정말로 사진집같은 식이 되어버렸으니까."
『아아, 역시 그렇게 됐나요. 괜찮다구요. 여동생 곁으로 돌아와주면, 제대로 위로해드릴테니까요. 그래서 기쁜 일이라는건 뭔가요?』
"응……. 실은, 아트레 씨와 화해할 수 있었어."
『……하? 지금 뭐라고 했어요?』
"그러니까, 아트레 씨와 화해했다구. 벚꽃의 정원에도 초대해주게 됐거든."
『……엥? 진짜예요?』
"응. 진짜."
『……뭐가 어떻게 되면 그렇게 되는건가요? 그 정도로 당신을 싫어했었는데. 게다가 님이 아니라 씨라고 부르게도 됐고요. 어쨌든, 그렇게 된 경위를 알려주세요.』
"알았어. 그럼 이야기할게."
나는 낮에 있었던 일을 리소나에게 이야기했다.
다 들은 리소나는, 어쩐지 깊은 한숨을 쉬었다.
『이 천연 지골로.』
"어쩐지, 굉장히 불명예스러운 말을 들은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조금 상처받았다.
『약해져있어도, 정말로 역시나예요. 잘도 뭐어, 그만큼 당신을 싫어하던 아트레와 화해하다니, 놀랄 수 밖에 없다구요.』
"애초에 아트레 씨가 말했던건 옳았다구. 내 사정은 설명할 수 없는 일이니까……. 불성실한 일을 한건 사실이니까."
『당신은 정말로……. 세계가 다르더라도 역시 작은오빠는 작은오빠라, 여동생은 정말로 진심으로 안심했어요.』
정말로 기뻐보이는 목소리가 전화 너머로 들려왔다.
『그저, 여동생에게도 입장이 있으니까, 당신과 화해했다고 해서, 저까지 바로 화해하진 않을거라구요.』
"으, 응."
가능하면 리소나와도 화해해줬으면 하지만, 지금의 리소나의 입장을 생각하면 어쩔 수가 없기에 포기할 수 밖에 없다.
응. 정말로 아쉽지만. 말해버린건, 주워담을 수가 없는 것도 사실이니까 어쩔 수가 없다.
사이카 님이 노력해주는걸 바라는 수 밖에 없겠는걸.
『뭐어, 아트레도 드디어 걸어나가기 시작한 일은 기쁜 일이에요. 그 물러터진 놈도 아메리카의 작은오빠와 상담했다던가 하는 연락이, 루나춈한테서 왔었고요.』
"앗! 미즈호 씨도 그 일은 말했었어!"
『두사람 다, 그 일에는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었어요. 작은오빠 덕분이라고요.』
솔직하게 기뻤다. 민폐만 주던 내 덕분이라는 말을 들어서.
……아주 조금이지만 구원받은 것 같은 기분이 됐다.
"……저기, 리소나."
『그럼, 아사히.』
리소나와의 전화가 끊기자, 나는 휴대전화를 침대 위 쪽에 놓았다.
그대로 옆으로 누워 눈을 감았다. 나 따위에게는 아깝다고 느끼면서, 그럼에도 아주 조금이지만 구원받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내일도 이런 날이 이어져주기를 바라고 싶다.
작가의 말
다음화로 교토편은 끝입니다.
당연히 기다리고 있는건……. 아사히 사진집의 완성을 위한 행동입니다! (아님)
덧붙여서 미즈호는 이미 예약을 마쳐뒀겠죠.
번역가의 말
아트레와 화해했습니다. 사이카가 여장했을 때의 태도는 연기였지만, 이번 유세이에 대한 태도는 진심이라 하는데, 혹시 정말로 아트레 루트를 타는건 아니겠죠? 시공을 초월한 부녀 루트라니 뭔가 재미있네요.
다음화는 작가의 말대로 교토편의 마무리화입니다. 대체 어떤 사건이 또 유세이와 사이카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저는 다음화에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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